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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등심]]이라는 이름도 등심에 마블링이 [[안개꽃]]처럼 피어 있는 모습을 뜻하는 것. 일본의 고베규 같은 것은 진짜 심해서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특등품은 살코기보다 마블링이 훨씬 많다 싶을 정도로 하얀 점들이 촘촘하게 고기를 뒤덮고 있다. <del>오히려 하얀 무언가에 빨간 점이 박혀 있는 느낌이다.</del> | [[꽃등심]]이라는 이름도 등심에 마블링이 [[안개꽃]]처럼 피어 있는 모습을 뜻하는 것. 일본의 고베규 같은 것은 진짜 심해서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특등품은 살코기보다 마블링이 훨씬 많다 싶을 정도로 하얀 점들이 촘촘하게 고기를 뒤덮고 있다. <del>오히려 하얀 무언가에 빨간 점이 박혀 있는 느낌이다.</del> | ||
우리나라에서 [[소고기]] 등급을 결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다. 등급은 1++, 1+, 1, 2, 3등급까지 있는데, 등급이 낮을 수록 살코기에 기름 분포가 적다는 얘기 | 아무래도 먹어 보면 기름이 적고 살코기가 많은 고기는 좀 퍽퍽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마블링을 선호한다. 기름기가 적은 소 엉덩잇살이라든지, 닭가슴살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살코기는 근육조직이고 익히면 질기다. 지방 조직은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기름지기 때문에 근육조직 안에 촘촘히 박혀 있는 지방은 고기를 아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고기를 구울 때 기름이 지글지글 소리를 내고 고소한 냄새를 확확 풍기는 것 역시 감각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고기]] 등급을 결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다. 등급은 1++, 1+, 1, 2, 3등급까지 있는데, 등급이 낮을 수록 살코기에 기름 분포가 적다는 얘기. 마블링이라면 역시 환장하는 일본 역시 마블링으로 등급을 매긴다. 단 일본은 등급을 이원화해서 소 그 자체의 등급을 C에서 A까지 3단계로, 마블링은 1에서 5까지 5단계로 매긴다. 따라서 A5면 소의 품질과 마블링 모두 최상급이라는 이야기. 일본 [[고깃집]]에서 A5 [[소고기]]라고 내세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을 것이다. | ||
하지만 건강에는 절대 좋을 수 없다. [[소고기]] 기름은 [[포화지방]] 덩어리인데, 마블링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기름이 많이 낀, 쉽게 말하면 [[비만]]이 심한 소라는 뜻이다. 넓은 초원애서 유유자적하게 돌아다니면서 풀 뜯어먹고 사는 소는 마블링이 별로 안 생긴다. [[와규]]나 [[앵거스]] 같이 다른 품종보다 마블링이 잘 생기는 품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키우는 방법이다. 고기에 마블링이 많다는 것은 [[지방]]이 많다는 것, 곧 비만이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인간과 같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것이다.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서 좁은 우리에 소를 가둬놓고 [[옥수수]]와 같이 [[탄수화물]]이 듬뿍 들은 곡물사료를 먹인다. 운동이 적으니 질긴 [[근육]]도 안 생기고 먹은 게 소모될 여지도 별로 없어서 곡물 속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바뀌어 몸에 축적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등급이 낮은 소고기가 [[포화지방]]이 적다. 풀을 먹여서 키운 소는 보통 2등급이나 3등급밖에는 안 나온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마블링을 기준으로 소고기 등급을 매기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 하지만 건강에는 절대 좋을 수 없다. [[소고기]] 기름은 [[포화지방]] 덩어리인데, 마블링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기름이 많이 낀, 쉽게 말하면 [[비만]]이 심한 소라는 뜻이다. 넓은 초원애서 유유자적하게 돌아다니면서 풀 뜯어먹고 사는 소는 마블링이 별로 안 생긴다. [[와규]]나 [[앵거스]] 같이 다른 품종보다 마블링이 잘 생기는 품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키우는 방법이다. 고기에 마블링이 많다는 것은 [[지방]]이 많다는 것, 곧 비만이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인간과 같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것이다.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서 좁은 우리에 소를 가둬놓고 [[옥수수]]와 같이 [[탄수화물]]이 듬뿍 들은 곡물사료를 먹인다. 운동이 적으니 질긴 [[근육]]도 안 생기고 먹은 게 소모될 여지도 별로 없어서 곡물 속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바뀌어 몸에 축적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등급이 낮은 소고기가 [[포화지방]]이 적다. 풀을 먹여서 키운 소는 보통 2등급이나 3등급밖에는 안 나온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마블링을 기준으로 소고기 등급을 매기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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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링은 한국, 혹은 한국과 일본에서만 따지는 개념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미국]]도 마블링 따진다. 우리나라나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등급에도 반영이 된다. 유럽 쪽은 확실히 마블링 별로 안 따진다. 그렇다고 기름기가 없어서 좀 퍽퍽한 고기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 이쪽은 숙성 기법이 발달해서 [[웨트 에이징]]이나 [[드라이 에이징]]과 같은 방법으로 고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최근에는 가축에게도 동물 복지 개념을 강화시키고 있는 추세라서 마블링은 더더욱 환영을 못 받을 분위기다. | 마블링은 한국, 혹은 한국과 일본에서만 따지는 개념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미국]]도 마블링 따진다. 우리나라나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등급에도 반영이 된다. 유럽 쪽은 확실히 마블링 별로 안 따진다. 그렇다고 기름기가 없어서 좀 퍽퍽한 고기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 이쪽은 숙성 기법이 발달해서 [[웨트 에이징]]이나 [[드라이 에이징]]과 같은 방법으로 고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최근에는 가축에게도 동물 복지 개념을 강화시키고 있는 추세라서 마블링은 더더욱 환영을 못 받을 분위기다. | ||
[[호주]]나 [[뉴질랜드]]는 주로 풀밭에 방목해서 키우기 때문에 기름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풀냄새 난다고 호주산 [[소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수출용으로는 도축하기 6개월 전부터 우리에 가둬놓고 곡물 사료를 먹인다. 그 중 일부는 자국 안에서도 소비되는데 이런 [[소고기]]에는 곡물을 먹여 키웠다는 뜻으로 grain-fed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반면 풀 먹여서 키운 소고기라면 grass-fed라고 쓰여 있다. 아무래도 사료값도 들고 그냥 풀밭에 풀어놓고 키우는 것보다 사람 손도 가기 때문에 비싸다. 서양 사람들이라고 해서 마블링 낀 고기가 연하고 향도 좋다는 걸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자고 곡물을 처묵처묵 시켜서 지방 덩어리로 만들 생각이 없을 뿐이다. | 우리나라에도 들어오는 [[호주]]나 [[뉴질랜드]]는 주로 풀밭에 방목해서 키우기 때문에 기름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풀냄새 난다고 호주산 [[소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수출용으로는 도축하기 6개월 전부터 우리에 가둬놓고 곡물 사료를 먹인다. 그 중 일부는 자국 안에서도 소비되는데 이런 [[소고기]]에는 곡물을 먹여 키웠다는 뜻으로 grain-fed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반면 풀 먹여서 키운 소고기라면 grass-fed라고 쓰여 있다. 아무래도 사료값도 들고 그냥 풀밭에 풀어놓고 키우는 것보다 사람 손도 가기 때문에 비싸다. 서양 사람들이라고 해서 마블링 낀 고기가 연하고 향도 좋다는 걸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자고 곡물을 처묵처묵 시켜서 지방 덩어리로 만들 생각이 없을 뿐이다. | ||
황교익에 따르면 고기를 살 때 소기름의 일종인 두태를 달라고 하면 그냥 주는데, 고기를 구울 때 먼저 두태로 기름을 내면 마블링이 없는 고기를 구워도 마블링 잘 된 고기와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한다. <ref>[http://media.daum.net/culture/all/newsview?newsid=20150803101003039 "마블링 많아야 맛있다? 국가가 조작한 신화"], CBS, 2015년 08월 3일.</ref> <del>앞으로[[정육점]]에서 두태도 돈 받고 팔겠군.</del> | 황교익에 따르면 고기를 살 때 소기름의 일종인 두태를 달라고 하면 그냥 주는데, 고기를 구울 때 먼저 두태로 기름을 내면 마블링이 없는 고기를 구워도 마블링 잘 된 고기와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한다. <ref>[http://media.daum.net/culture/all/newsview?newsid=20150803101003039 "마블링 많아야 맛있다? 국가가 조작한 신화"], CBS, 2015년 08월 3일.</ref> <del>앞으로[[정육점]]에서 두태도 돈 받고 팔겠군.</de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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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7일 (금) 19:21 판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특히 환장하는 소고기의 형태. marbling은 '대리석 무늬'를 뜻하는데, 살코기에 하얀 기름이 고르고 촘촘하게 퍼져 있는 모습이 꼭 대리석 무늬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
꽃등심이라는 이름도 등심에 마블링이 안개꽃처럼 피어 있는 모습을 뜻하는 것. 일본의 고베규 같은 것은 진짜 심해서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특등품은 살코기보다 마블링이 훨씬 많다 싶을 정도로 하얀 점들이 촘촘하게 고기를 뒤덮고 있다. 오히려 하얀 무언가에 빨간 점이 박혀 있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먹어 보면 기름이 적고 살코기가 많은 고기는 좀 퍽퍽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마블링을 선호한다. 기름기가 적은 소 엉덩잇살이라든지, 닭가슴살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살코기는 근육조직이고 익히면 질기다. 지방 조직은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기름지기 때문에 근육조직 안에 촘촘히 박혀 있는 지방은 고기를 아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고기를 구울 때 기름이 지글지글 소리를 내고 고소한 냄새를 확확 풍기는 것 역시 감각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고기 등급을 결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다. 등급은 1++, 1+, 1, 2, 3등급까지 있는데, 등급이 낮을 수록 살코기에 기름 분포가 적다는 얘기. 마블링이라면 역시 환장하는 일본 역시 마블링으로 등급을 매긴다. 단 일본은 등급을 이원화해서 소 그 자체의 등급을 C에서 A까지 3단계로, 마블링은 1에서 5까지 5단계로 매긴다. 따라서 A5면 소의 품질과 마블링 모두 최상급이라는 이야기. 일본 고깃집에서 A5 소고기라고 내세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건강에는 절대 좋을 수 없다. 소고기 기름은 포화지방 덩어리인데, 마블링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기름이 많이 낀, 쉽게 말하면 비만이 심한 소라는 뜻이다. 넓은 초원애서 유유자적하게 돌아다니면서 풀 뜯어먹고 사는 소는 마블링이 별로 안 생긴다. 와규나 앵거스 같이 다른 품종보다 마블링이 잘 생기는 품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키우는 방법이다. 고기에 마블링이 많다는 것은 지방이 많다는 것, 곧 비만이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인간과 같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것이다.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서 좁은 우리에 소를 가둬놓고 옥수수와 같이 탄수화물이 듬뿍 들은 곡물사료를 먹인다. 운동이 적으니 질긴 근육도 안 생기고 먹은 게 소모될 여지도 별로 없어서 곡물 속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바뀌어 몸에 축적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등급이 낮은 소고기가 포화지방이 적다. 풀을 먹여서 키운 소는 보통 2등급이나 3등급밖에는 안 나온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마블링을 기준으로 소고기 등급을 매기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마블링은 한국, 혹은 한국과 일본에서만 따지는 개념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미국도 마블링 따진다. 우리나라나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등급에도 반영이 된다. 유럽 쪽은 확실히 마블링 별로 안 따진다. 그렇다고 기름기가 없어서 좀 퍽퍽한 고기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 이쪽은 숙성 기법이 발달해서 웨트 에이징이나 드라이 에이징과 같은 방법으로 고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최근에는 가축에게도 동물 복지 개념을 강화시키고 있는 추세라서 마블링은 더더욱 환영을 못 받을 분위기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오는 호주나 뉴질랜드는 주로 풀밭에 방목해서 키우기 때문에 기름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풀냄새 난다고 호주산 소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수출용으로는 도축하기 6개월 전부터 우리에 가둬놓고 곡물 사료를 먹인다. 그 중 일부는 자국 안에서도 소비되는데 이런 소고기에는 곡물을 먹여 키웠다는 뜻으로 grain-fed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반면 풀 먹여서 키운 소고기라면 grass-fed라고 쓰여 있다. 아무래도 사료값도 들고 그냥 풀밭에 풀어놓고 키우는 것보다 사람 손도 가기 때문에 비싸다. 서양 사람들이라고 해서 마블링 낀 고기가 연하고 향도 좋다는 걸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자고 곡물을 처묵처묵 시켜서 지방 덩어리로 만들 생각이 없을 뿐이다.
황교익에 따르면 고기를 살 때 소기름의 일종인 두태를 달라고 하면 그냥 주는데, 고기를 구울 때 먼저 두태로 기름을 내면 마블링이 없는 고기를 구워도 마블링 잘 된 고기와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한다. [1] 앞으로정육점에서 두태도 돈 받고 팔겠군.
각주
- ↑ "마블링 많아야 맛있다? 국가가 조작한 신화", CBS, 2015년 08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