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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야 워낙에 [[와인]]이 명성을 날리다 보니 [[맥주]]는 상대적으로 별반 유명한 게 없는데, [[프랑스]] [[맥주]] 중에 가장 전 세계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브랜드다. 물론 [[프랑스]] 안에서도 잘 나가고 있으며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브랜드다. 사실 [[알자스]] 지방은 오히려 [[프랑스]] 다른 지역보다는 뻥 뚫려 있는 옆나라 [[독일]]과 더 교통이 편한데, 그러다 보니 [[프랑스]]지만 [[독일]]과 오히려 문화면에서는 더 비슷한 점이 많다. 역사적으로 보면 독일 쪽에 속했던 시기가 더 많았다. 일부 지역은 [[프랑스어]]보다 오히려 [[독일어]]가 더 잘 통하기도 하고,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분쟁이 터지면 제일 먼저 털리는 지역이기도 하다.<ref>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lt;마지막 수업&gt;을 떠올려 보자.</ref>, 아무튼 그런 배경에서 [[맥주]] 문화가 발달한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알자스]]에 [[프랑스]] 제1의 [[맥주]] 회사 크로넨버그가 있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 실제로 [[프랑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맥주]] 중에 하나다.<ref>[[알자스]]는 [[와인]]도 다른 [[프랑스]] 지역보다는 [[독일]]처럼 [[리슬링]]이나 [[게뷔르츠트라미너]]가 손꼽히는 품종이다.</ref>
[[프랑스]]야 워낙에 [[와인]]이 명성을 날리다 보니 [[맥주]]는 상대적으로 별반 유명한 게 없는데, [[프랑스]] [[맥주]] 중에 가장 전 세계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브랜드다. 물론 [[프랑스]] 안에서도 잘 나가고 있으며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브랜드다. 사실 [[알자스]] 지방은 오히려 [[프랑스]] 다른 지역보다는 뻥 뚫려 있는 옆나라 [[독일]]과 더 교통이 편한데, 그러다 보니 [[프랑스]]지만 [[독일]]과 오히려 문화면에서는 더 비슷한 점이 많다. 역사적으로 보면 독일 쪽에 속했던 시기가 더 많았다. 일부 지역은 [[프랑스어]]보다 오히려 [[독일어]]가 더 잘 통하기도 하고,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분쟁이 터지면 제일 먼저 털리는 지역이기도 하다.<ref>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lt;마지막 수업&gt;을 떠올려 보자.</ref>, 아무튼 그런 배경에서 [[맥주]] 문화가 발달한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알자스]]에 [[프랑스]] 제1의 [[맥주]] 회사 크로넨버그가 있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 실제로 [[프랑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맥주]] 중에 하나다.<ref>[[알자스]]는 [[와인]]도 다른 [[프랑스]] 지역보다는 [[독일]]처럼 [[리슬링]]이나 [[게뷔르츠트라미너]]가 손꼽히는 품종이다.</ref>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브랜드는 역시 [[라거]] 및 [[밀맥주]] 계열인 1664<ref>프랑스어로 읽으면 'seize soixante quatre'(세즈 수아상트 캬트르)다. [[프랑스어]]도 년도를 읽을 때에는 두 자리씩 끊어 읽는다.</ref>. 그냥 크로넨버그 맥주도 있지만 크로넨버그 1664 쪽이 더 고급 브랜드다. 1664는 말 그대로 회사가 생긴 1664년부터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주장인데, 블랑을 비롯한 그밖에 다른 1664 라인업들을 대부분 역사가 길지 않다. 라거 다음으로 역사가 긴 1664 골드가 1977년에 나왔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히트치고 있는 1664 블랑은 2006년에야 출시되었다. 크로넨버그 1664는 [[라거]] 스타일이지만 [[독일]]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 조건이 무색하게 [[맥아]] 말고도 [[옥수수]] 시럽이 들어간다. 맛은 나쁘지도 않지만 자기만의 존재감이 확 있는 느낌도 아닌 평범한,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라거]].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브랜드는 역시 [[라거]] 및 [[밀맥주]] 계열인 1664<ref>프랑스어로 읽으면 'seize soixante quatre'(세즈 수아상트 캬트르)다. 영어처럼 [[프랑스어]]도 년도를 읽을 때에는 두 자리씩 끊어 읽는다. 프랑스에서는 1664 맥주를 얘기할 때에는 '세즈'라고 줄여 부른다.</ref>. 그냥 크로넨버그 맥주도 있지만 크로넨버그 1664 쪽이 더 고급 브랜드다. 1664는 말 그대로 회사가 생긴 1664년부터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주장인데, 블랑을 비롯한 그밖에 다른 1664 라인업들을 대부분 역사가 길지 않다. 라거 다음으로 역사가 긴 1664 골드가 1977년에 나왔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히트치고 있는 1664 블랑은 2006년에야 출시되었다. 크로넨버그 1664는 [[라거]] 스타일이지만 [[독일]]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 조건이 무색하게 [[맥아]] 말고도 [[옥수수]] 시럽이 들어간다. 맛은 나쁘지도 않지만 자기만의 존재감이 확 있는 느낌도 아닌 평범한,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라거]].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수입이 되다 말다를 여러 번 했는데, 처음에는 [[라거]]인 크로넨버그 1664가 들어오다가 큰 인기는 못 끌고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대략 2015년 경부터 [[밀맥주]]인 1664 블랑<ref>Blanc. [[프랑스어]]로 흰색이란 뜻이다. 뿌연 [[밀맥주]]에 white, Weiß(Weiss), blanc과 같이 흰색을 뜻하는 단어를 흔히 쓴다.</ref>이 약간 달달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타일로 특히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히트를 치면서 꽤 입지가 생겼다. 그런데 크로넨버그나 1664라는 말 대신 그냥 '블랑'이라고만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정작 '크로넨버그'라는 브랜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함정.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는 사람들이 그냥 [[산토리]] [[산토리]] 하고만 부르다 보니 [[맥주]] 이름인 '더 프리미엄 몰츠'는 묻혀 버린 것과는 반대. 1664 블랑은 인기를 끌고 한국에서 확실히 정착된 것과는 달리 정작 메인 제품인 [[라거]] 쪽은 여전히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들어오다 말다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수입이 되다 말다를 여러 번 했는데, 처음에는 [[라거]]인 크로넨버그 1664가 들어오다가 큰 인기는 못 끌고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대략 2015년 경부터 [[밀맥주]]인 1664 블랑<ref>Blanc. [[프랑스어]]로 흰색이란 뜻이다. 뿌연 [[밀맥주]]에 white, Weiß(Weiss), blanc과 같이 흰색을 뜻하는 단어를 흔히 쓴다.</ref>이 약간 달달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타일로 특히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히트를 치면서 꽤 입지가 생겼다. 그런데 크로넨버그나 1664라는 말 대신 그냥 '블랑'이라고만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정작 '크로넨버그'라는 브랜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함정.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는 사람들이 그냥 [[산토리]] [[산토리]] 하고만 부르다 보니 [[맥주]] 이름인 '더 프리미엄 몰츠'는 묻혀 버린 것과는 반대. 1664 블랑은 인기를 끌고 한국에서 확실히 정착된 것과는 달리 정작 메인 제품인 [[라거]] 쪽은 여전히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들어오다 말다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2년 8월 8일 (월) 02:58 판

크로넨버그 1664 생맥주.

Kronenbourg.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맥주 회사이자 맥주 브랜드. 프랑스 회사니까 프랑스어 발음으로 하자면 '크호넌부흐'[1] 정도에 가깝다. 그런데 알자스는 여러 모로 독일과 가까운 부분에 많은데, 독일어 스타일로 읽으면 '크로넨부르크'가 된다. 사실 단어 머리에 K가 오는 건 프랑스어에서는 드물고 주로 독일어에서 많이 나타난다. '크로넨버그'는 영어식으로 읽은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수입사인 하이트진로가 공식으로 '크로넨버그'를 쓰고 있다.

이 회사의 고급 브랜드인 1664가 뜻하는 것처럼 1664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맥주 회사다. 회사 이름은 1862년에 양조장을 알자스 스트라스부르의 크로낭부르 지역으로 이전한 것이 기원이다. 영국의 스코티시 & 뉴캐슬에 팔렸다가 이 회사가 칼스버그 그룹에 팔리는 바람에 지금은 크로넨버그도 칼스버그그룹에 소속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프랑스가 아닌 덴마크에서 만든 크로넨버그 1664 맥주가 우리나라에 수입되기도 한다.

프랑스야 워낙에 와인이 명성을 날리다 보니 맥주는 상대적으로 별반 유명한 게 없는데, 프랑스 맥주 중에 가장 전 세계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브랜드다. 물론 프랑스 안에서도 잘 나가고 있으며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브랜드다. 사실 알자스 지방은 오히려 프랑스 다른 지역보다는 뻥 뚫려 있는 옆나라 독일과 더 교통이 편한데, 그러다 보니 프랑스지만 독일과 오히려 문화면에서는 더 비슷한 점이 많다. 역사적으로 보면 독일 쪽에 속했던 시기가 더 많았다. 일부 지역은 프랑스어보다 오히려 독일어가 더 잘 통하기도 하고, 독일프랑스 사이에 분쟁이 터지면 제일 먼저 털리는 지역이기도 하다.[2], 아무튼 그런 배경에서 맥주 문화가 발달한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알자스프랑스 제1의 맥주 회사 크로넨버그가 있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 실제로 프랑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맥주 중에 하나다.[3]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브랜드는 역시 라거밀맥주 계열인 1664[4]. 그냥 크로넨버그 맥주도 있지만 크로넨버그 1664 쪽이 더 고급 브랜드다. 1664는 말 그대로 회사가 생긴 1664년부터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주장인데, 블랑을 비롯한 그밖에 다른 1664 라인업들을 대부분 역사가 길지 않다. 라거 다음으로 역사가 긴 1664 골드가 1977년에 나왔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히트치고 있는 1664 블랑은 2006년에야 출시되었다. 크로넨버그 1664는 라거 스타일이지만 독일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 조건이 무색하게 맥아 말고도 옥수수 시럽이 들어간다. 맛은 나쁘지도 않지만 자기만의 존재감이 확 있는 느낌도 아닌 평범한,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라거.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수입이 되다 말다를 여러 번 했는데, 처음에는 라거인 크로넨버그 1664가 들어오다가 큰 인기는 못 끌고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대략 2015년 경부터 밀맥주인 1664 블랑[5]이 약간 달달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타일로 특히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히트를 치면서 꽤 입지가 생겼다. 그런데 크로넨버그나 1664라는 말 대신 그냥 '블랑'이라고만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정작 '크로넨버그'라는 브랜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함정.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는 사람들이 그냥 산토리 산토리 하고만 부르다 보니 맥주 이름인 '더 프리미엄 몰츠'는 묻혀 버린 것과는 반대. 1664 블랑은 인기를 끌고 한국에서 확실히 정착된 것과는 달리 정작 메인 제품인 라거 쪽은 여전히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들어오다 말다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각주

  1. 프랑스어에서 r는 가래 끓는 듯한 '흐' 발음에 가깝다. 다만 한글 표기를 할 때에는 'ㄹ'로 하는 게 표준이다. 프랑스어 한글 표기법에 따르면 '크로낭부르'로 쓰는 게 맞다.
  2.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마지막 수업>을 떠올려 보자.
  3. 알자스와인도 다른 프랑스 지역보다는 독일처럼 리슬링이나 게뷔르츠트라미너가 손꼽히는 품종이다.
  4. 프랑스어로 읽으면 'seize soixante quatre'(세즈 수아상트 캬트르)다. 영어처럼 프랑스어도 년도를 읽을 때에는 두 자리씩 끊어 읽는다. 프랑스에서는 1664 맥주를 얘기할 때에는 '세즈'라고 줄여 부른다.
  5. Blanc. 프랑스어로 흰색이란 뜻이다. 뿌연 밀맥주에 white, Weiß(Weiss), blanc과 같이 흰색을 뜻하는 단어를 흔히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