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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나 [[교도소]]에서 쓰이는 [[은어]]. 돈이 많거나 힘 있는 높으신 분들, 속된 말로 [[끗발]] 있는 수감자들을 이르는 말이다. 그와 대비되는 말로 돈 없는 재소자는 [[개털]]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면회도 자주 오는데다가 영치금도 많이 들어오므로 넉넉하게 이것저것 사 먹을 수도 있고, 여러 명이 같이 수용되는 방에 있다면 인심 좋게 다른 재소자들에게도 풀 수 있어서 방에서도 꽤나 대접을 받는다. 교도소 쪽에서도 방을 배정할 때 [[개털]]들이 있는 방에 범털 하나씩을 넣어주기도 한다.
[[구치소]]나 [[교도소]]에서 쓰이는 [[은어]]. 돈이 많거나 힘 있는 높으신 분들, 속된 말로 [[끗발]] 있는 수감자들을 이르는 말이다. 그와 대비되는 말로 돈 없는 재소자는 [[개털]]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면회도 자주 오는 데다가 영치금도 많이 들어오므로 넉넉하게 이것저것 사 먹을 수도 있고, 여러 명이 같이 수용되는 방에 있다면 인심 좋게 다른 재소자들에게도 풀 수 있어서<ref>과거에는 '사식' 즉, 아예 한 끼를 돈 내고 사먹을 수도 있었지만 그런 건 없어졌고 대신 여러 가지 간식이나 반찬을 영치금으로 사 먹을 수 있다.</ref> 방에서도 꽤나 대접을 받는다. [[교도소]] 쪽에서도 방을 배정할 때 [[개털]]들이 있는 방에 범털 하나씩을 넣어주기도 한다.


'범털'이라는 말의 유래는 원래 담요에서 나왔다. 재소자에기는 기본적으로 [[교도소]]에서 제공하는, 법무부 마크가 찍힌 담요가 나오는데, 군대 모포보다도 별로이고 낡은 게 많다. 겨울에는 난방도 되는 방 안에서 이 모포 한 장으로는 추워서 두 장 이상씩은 겹쳐서 덮고 자야 한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바깥에서 담요를 들여다가 쓰는데, 이걸 범털이라고 부른다. 이런 담요 중에 호랑이 무늬가 많았기 때문, 그와 비교해서 교도소에서 제공하는 모포는 범털보다 털도 짧고 윤기도 없어서 [[개털]]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돈 있는 재소자와 없는 재소자를 범털 덮고 자는 사람과 개털 덮고 자는 사람으로 구분하게 된 것.
'범털'이라는 말의 유래는 원래 모포에서 나왔다. 재소자에게는 기본적으로 [[교도소]]에서 제공하는 모포가 나오는데, 털도 짧고 까끌까끌해서 군대 모포보다도 별로이고 <del>당연하지 죄수한테 군인보다 좋은 걸 줄리가</del> 낡은 게 많다. 예전 [[교도소]]는 겨울에 난방 같은 게 없었고<ref>방 안에는 난방이 전혀 안 되었고 복도에 [[연탄]] 난로 몇 개 때는 게 다였다. 건물 단열도 잘 안 됐고 창문은 유리를 깨서 자해하거나 무기로 쓸까봐 투명 필름 창을 썼는데 그게 단열이 잘 될 리가... 이중 창 같은 것도 없었고, 그래서 겨울에는 일부러 한 방에 사람을 많이 넣기도 했다 카더라. <del>인간 난로</del> 물론 여름에도 냉방이 되는지라 여름에 여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으면 정말로 더웠다.</ref>, 단열이 잘 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잘 때도 옷을 껴입고 모포를 뒤집어 쓰면서 겨울을 나야 했다. [[교도소]]에 있는 모포는 한 장으로는 추워서 두 장 이상씩은 겹쳐서 덮고 자야 했다. 그걸로도 한겨울 추위는 견디기 어려워서 내복<ref>예전에는 구치소 공식 용어로 웃도리를 안타(언더웨어의 일본식 발음이 변형된 것), 아랫도리를 개바지라고 불렀다. 이것도 개털들은 구치소에서 파는 싸구려를 입었지만 범털들은 이중 구조층 안에 솜이 들어간 에어메리를 입었다.</ref>까지 껴입고 자기도 했다.


요즈음은 [[교도소]]도 난방 시설이 제공되고 공급되는 물품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그리고 교도소에서는 원칙적으로 바깥에서 옷<ref>바깥에서 사복을 들여다 입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지정된 형식의 옷을 사서 넣을 수 있다. 덜 죄수복스럽고 겨울 것은 솜이 넉넉히 들어가서 따뜻하다.</ref>이나 담요를 제공 받는 것을 금지하는 쪽으로 규정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구치소 단계까지는 밖에서 담요를 들여다 쓸 수 있다.<ref>원칙적으로 [[구치소]]는 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람들이 수감되는 곳이다.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실제 형을 사는 재소자보다는 조금 더 허용되는 게 많다.</ref>
하지만 돈이 있는 재소자는 바깥에서 두툼하고 따뜻한 담요를 들여다가 쓰는데, 이걸 범털이라고 부른다. 구치소 앞에는 담요를 비롯해서 밖에서 사다가 넣어줄 수 있는 물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은데 이런 곳에서 파는 담요들은 돈 주고 사는 것인 만큼 당연히 털도 좀 더 길고 부드러운 데다가 호랑이 무늬 같은 알록달록한 무늬가 많았기 때문에 범털이라고 불렀다는 게 그 동네, 즉 빵잽이<ref>[[교도소]]를 자주 들락날락거리는 사람을 뜻하는 말.</ref>들 사이의 정설이다. 이런 건 하나만 덮고 자도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었다.<ref>하지만 집에서처럼은 아니고 보통은  내복을 입고 자며, 한겨울에는 좀 부족해서 개털 하나 정도를 위에 올리고 자기도 했다.</ref> 그와 비교해서 [[구치소]] 또는 [[교도소]]에 비치되어 있는 모포는 범털보다 털도 짧고 얇아서 추웠기 때문에 [[개털]]이라고 부른다.<ref>사실 [[개]]도 품종에 따라서는 털이 짧지 않고 극지방에서 [[썰매]]를 끌 정도로 보온성도 좋다. 하지만 '[[개]]'라는 말이 별로 좋지 않은 것, 싸구려를 뜻하는 접두사로 종종 쓰였으며 옷이나 이불에 쓰는 털 중에 질 낮은 털을 [[개털]]이라고 부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ref> 그래서 돈 있는 재소자와 없는 재소자를 '범털 덮고 자는 사람'과 '[[개털]] 덮고 자는 사람'으로 구분하게 된 것이고, 그냥 줄여서 범털, [[개털]]이 되었다. 과거에는 범털 담요가 두 겹으로 되어 있다보니 그 안에 [[담배]]나 심지어 [[마약]]을 집어넣고 꿰매서 넣기도 했다는데, 그래서 두 겹짜리는 넣지 못하도록 제한을 걸었다고 한다. 그래도 가장자리에 덧대는 부분 안에 [[담배]]나 [[마약]]을 넣고 꿰매서 넣는 사례도 있다고.<ref>하지만 이런 것들은 검사를 세게 하므로 거의 걸린다. 교도소 안에서 담배가 유통되는 경우는 교도관이나 경비교도대를 통해 유출되는 것. 특히 진짜 범털들은 교도관 중에 뒤를 봐 주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가 왕왕 있고 그게 들통나서 가끔 기사화되는 일도 있다.</ref>
 
요즈음은 [[교도소]]도 좀 더 질 좋은 난방 시설이 제공되고 공급되는 물품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그리고 [[교도소]]에서는 원칙적으로 바깥에서 옷<ref>미결수는 외부에서 넣어주는 옷이 허용되는데, 밖에서 입는 사복을 들여다 입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지정된 형식의 옷을 사서 넣을 수 있다. 보통 [[구치소]] 근처에서 판다. 모양도 한복 비스무리해서 덜 죄수복스럽고 겨울 것은 솜이 넉넉히 들어가서 따뜻하다.</ref>이나 담요를 제공 받는 것을 금지하는 쪽으로 규정이 바뀌었지만 한동안 [[구치소]] 단계까지는 밖에서 담요를 들여다 쓸 수 있었다가<ref>원칙적으로 [[구치소]]는 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람들, 즉 미결수들이 수감되는 곳이라 법적으로 따지면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미결수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실제 형을 사는 기결수보다는 면회 횟수, 외부 반입 물품과 같은 부분에서 좀 더 허용되는 게 많은 반면, 기결수들은 적어도 교도소 내의 활동에 관해서는 자유도가 좀 더 주어진다.</ref>, 요즈음은 외부 반입은 안 되고 담요나 침낭을 안에서 영치금으로 사서 쓰는 쪽으로 바뀌었다.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없고 교도소에서 제작한 물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외부 반입보다는 질이 떨어진다는 평. 범털이라는 개념은 사라진 셈이지만 오랫동안 쓰여온 은어이니 돈 많고 빽 있는 수감자를 지칭하는 말로 계속 쓰이고 있다.


<del>유전범털 무전개털</del>
<del>유전범털 무전개털</del>


돈이 많으나 적으나 일단 죄를 짓고 교도소에 들어왔다면 그래도 평등하게 죗값을 치러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교도소 안에서도 범털은 떵떵거린다. 특히나 구치소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재벌 총수나 그 일가, 정치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넓은 독방을 쓰고 마음껏 면회도 하는 게 보통이다. 그것도 유리로 막힌 일반 접견실이 아니라 보통 변호인 접견실이나 교도소 내 일반 응접실에서 면회가 이루어진다. 아예 하루 종일 사무실이나 응접실에서 놀다 가기도 한다. 교도소 안에 갇혀 있는 것만 빼고는 모든 것이 다르다. 이 정도가 아니라고 해도 범털들은 어느 정도 대접을 받는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개털들이 들어 있는 방에 일부러 범털을 한 명 넣어주기도 하는데 돈을 쓰는 대신 감방 생활은 편하게 할 수 있다. 보통 한 방의 서열은 들어온 순서대로 정해지지만 범털은 열외. 물론 범털들이 여럿 있는 방에서는 그냥 원래 서열대로 간다.
돈이 많으나 적으나 일단 죄를 짓고 [[교도소]]에 들어왔다면 그래도 평등하게 죗값을 치러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교도소]] 안에서도 범털은 떵떵거린다. 특히나 [[구치소]]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재벌 총수나 그 일가, 정치인, 심지어 전직 대통령<ref>감옥 바깥에서는 이런 사람들 정도는 되어야 '범털'이라고 하지만 감옥 안에서는 그냥 영치금 걱정 안하고 인심 후하게 쓰면 범털 취급을 받는다.</ref>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넓은 독방을 쓰고 마음껏 면회도 하는 게 보통이다. 그것도 유리로 막힌 일반 접견실이 아니라 보통 변호인 접견실이나 [[교도소]] 내 일반 응접실에서 면회가 이루어진다. 아예 하루 종일 사무실이나 응접실에서 놀다 가기도 하고, 로펌 단위로 변호인을 여러 명 고용할 정도로 끗발이 되는 범털이라면 아예 접견실에서 놀아주는 게 주 업무인 변호인이 있기도 하다.<ref>변호인 접견은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별 제약 없이 허용해 줘야 하기 때문이고 접견 시간의 제한도 별로 없다. 일반 면회는 투명 가림막으로 완전히 격리되어 있지만 변호인 접견은 그런 것 없이 공간도 더 넓다.</ref> 교도소 안에 갇혀 있는 것만 빼고는 다른 재소자들과 모든 것이 다르다.<ref>형이 확정되면 더 이상 변호인 방어권도 의미가 없지만 교도소장의 재량권이 꽤 있기 때문에 특별 면회니 뭐니 해서 방법은 많다.</ref>
 
이 정도가 아니라고 해도 돈이 좀 있으면 [[교도소]] 안에서도 어느 정도 대접을 받는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개털]]들이 들어 있는 방<ref>예를 들어 소년범들은 [[개털]]들이 많다. 형이 확정되어 교도소로 가면 소년범들은 소년교도소로 가지만 미결수 상태일 때에는 성인과 같은 구치소에 있다.</ref>에 일부러 범털을 한 명 넣어주기도 하는데 방 안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용품이나 반찬, 간식 같은 것들을 자기 돈으로 거의 다 사는 대신 감방 생활은 편하게 할 수 있다. 보통 한 방의 서열은 들어온 순서대로 정해져서 설거지, 화장실 청소와 같은 일들을 해야 하지만 방 안에서 인정한 범털은 여기서 열외. 물론 범털들이 여럿 있는 방<ref>예를 들어 경제사범들을 모아 놓은 방. 경제사범들 중에는 돈이 넉넉한 사람들이 꽤 있다. <del>이재용?</del> 재벌 회장 정도라면 아예 넓은 독방을 준다. <del>교도소에서도 부동산 불평등이</del></ref>에서는 그냥 원래 서열대로 간다.


[[교도소]] 은어지만 [[교도소]]를 무대로 한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많이 쓰이면서 일반에게도 꽤 알려졌다. 높으신 분들이 구속되면 주로 가는 서울구치소를 범털 감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교도소]] 은어지만 [[교도소]]를 무대로 한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많이 쓰이면서 일반에게도 꽤 알려졌다. 높으신 분들이 구속되면 주로 가는 서울구치소를 범털 감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ref>요즈음은 서울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서울동부구치소가 새로운 범털 감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 지은만큼 아무래도 시설도 좋고 깨끗할 테니까. 박근혜는 서울구치소에 수감시켰지만 이명박, 최순실은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시켰다.</ref> 그 안에서도 좀 더 넓은 독방<ref>그래봤자 두 평 남짓이지만 과거에는 그 정도 넓이의 방에 많게는 여덟 아홉 명이 살았다. 그러다 보니 개털들은 몇 명씩 넣는 방을 범털은 혼자만 쓴다면서 권력이나 금력에 따라 교도소 안에서도 범죄자의 생활환경을 차별하냐는 불만도 많다. 일반 수용자용 독방도 있지만 면적이 정말로 좁아서 대다수는 기피하고 주로 교도소 내 규칙 위반자를 일정 기간 가두는 징벌방으로 쓰인다.</ref>을 혼자 쓰는 사람들은 유력 정치인이나 기업가 같이 속된 말로 '힘 좀 쓰는 사람'들인지라, 이런 독방을 범털 독방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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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15일 (목) 09:47 기준 최신판

구치소교도소에서 쓰이는 은어. 돈이 많거나 힘 있는 높으신 분들, 속된 말로 끗발 있는 수감자들을 이르는 말이다. 그와 대비되는 말로 돈 없는 재소자는 개털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면회도 자주 오는 데다가 영치금도 많이 들어오므로 넉넉하게 이것저것 사 먹을 수도 있고, 여러 명이 같이 수용되는 방에 있다면 인심 좋게 다른 재소자들에게도 풀 수 있어서[1] 방에서도 꽤나 대접을 받는다. 교도소 쪽에서도 방을 배정할 때 개털들이 있는 방에 범털 하나씩을 넣어주기도 한다.

'범털'이라는 말의 유래는 원래 모포에서 나왔다. 재소자에게는 기본적으로 교도소에서 제공하는 모포가 나오는데, 털도 짧고 까끌까끌해서 군대 모포보다도 별로이고 당연하지 죄수한테 군인보다 좋은 걸 줄리가 낡은 게 많다. 예전 교도소는 겨울에 난방 같은 게 없었고[2], 단열이 잘 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잘 때도 옷을 껴입고 모포를 뒤집어 쓰면서 겨울을 나야 했다. 교도소에 있는 모포는 한 장으로는 추워서 두 장 이상씩은 겹쳐서 덮고 자야 했다. 그걸로도 한겨울 추위는 견디기 어려워서 내복[3]까지 껴입고 자기도 했다.

하지만 돈이 있는 재소자는 바깥에서 두툼하고 따뜻한 담요를 들여다가 쓰는데, 이걸 범털이라고 부른다. 구치소 앞에는 담요를 비롯해서 밖에서 사다가 넣어줄 수 있는 물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은데 이런 곳에서 파는 담요들은 돈 주고 사는 것인 만큼 당연히 털도 좀 더 길고 부드러운 데다가 호랑이 무늬 같은 알록달록한 무늬가 많았기 때문에 범털이라고 불렀다는 게 그 동네, 즉 빵잽이[4]들 사이의 정설이다. 이런 건 하나만 덮고 자도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었다.[5] 그와 비교해서 구치소 또는 교도소에 비치되어 있는 모포는 범털보다 털도 짧고 얇아서 추웠기 때문에 개털이라고 부른다.[6] 그래서 돈 있는 재소자와 없는 재소자를 '범털 덮고 자는 사람'과 '개털 덮고 자는 사람'으로 구분하게 된 것이고, 그냥 줄여서 범털, 개털이 되었다. 과거에는 범털 담요가 두 겹으로 되어 있다보니 그 안에 담배나 심지어 마약을 집어넣고 꿰매서 넣기도 했다는데, 그래서 두 겹짜리는 넣지 못하도록 제한을 걸었다고 한다. 그래도 가장자리에 덧대는 부분 안에 담배마약을 넣고 꿰매서 넣는 사례도 있다고.[7]

요즈음은 교도소도 좀 더 질 좋은 난방 시설이 제공되고 공급되는 물품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그리고 교도소에서는 원칙적으로 바깥에서 옷[8]이나 담요를 제공 받는 것을 금지하는 쪽으로 규정이 바뀌었지만 한동안 구치소 단계까지는 밖에서 담요를 들여다 쓸 수 있었다가[9], 요즈음은 외부 반입은 안 되고 담요나 침낭을 안에서 영치금으로 사서 쓰는 쪽으로 바뀌었다.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없고 교도소에서 제작한 물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외부 반입보다는 질이 떨어진다는 평. 범털이라는 개념은 사라진 셈이지만 오랫동안 쓰여온 은어이니 돈 많고 빽 있는 수감자를 지칭하는 말로 계속 쓰이고 있다.

유전범털 무전개털

돈이 많으나 적으나 일단 죄를 짓고 교도소에 들어왔다면 그래도 평등하게 죗값을 치러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교도소 안에서도 범털은 떵떵거린다. 특히나 구치소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재벌 총수나 그 일가, 정치인, 심지어 전직 대통령[10]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넓은 독방을 쓰고 마음껏 면회도 하는 게 보통이다. 그것도 유리로 막힌 일반 접견실이 아니라 보통 변호인 접견실이나 교도소 내 일반 응접실에서 면회가 이루어진다. 아예 하루 종일 사무실이나 응접실에서 놀다 가기도 하고, 로펌 단위로 변호인을 여러 명 고용할 정도로 끗발이 되는 범털이라면 아예 접견실에서 놀아주는 게 주 업무인 변호인이 있기도 하다.[11] 교도소 안에 갇혀 있는 것만 빼고는 다른 재소자들과 모든 것이 다르다.[12]

이 정도가 아니라고 해도 돈이 좀 있으면 교도소 안에서도 어느 정도 대접을 받는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개털들이 들어 있는 방[13]에 일부러 범털을 한 명 넣어주기도 하는데 방 안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용품이나 반찬, 간식 같은 것들을 자기 돈으로 거의 다 사는 대신 감방 생활은 편하게 할 수 있다. 보통 한 방의 서열은 들어온 순서대로 정해져서 설거지, 화장실 청소와 같은 일들을 해야 하지만 방 안에서 인정한 범털은 여기서 열외. 물론 범털들이 여럿 있는 방[14]에서는 그냥 원래 서열대로 간다.

교도소 은어지만 교도소를 무대로 한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많이 쓰이면서 일반에게도 꽤 알려졌다. 높으신 분들이 구속되면 주로 가는 서울구치소를 범털 감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15] 그 안에서도 좀 더 넓은 독방[16]을 혼자 쓰는 사람들은 유력 정치인이나 기업가 같이 속된 말로 '힘 좀 쓰는 사람'들인지라, 이런 독방을 범털 독방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한다.

각주

  1. 과거에는 '사식' 즉, 아예 한 끼를 돈 내고 사먹을 수도 있었지만 그런 건 없어졌고 대신 여러 가지 간식이나 반찬을 영치금으로 사 먹을 수 있다.
  2. 방 안에는 난방이 전혀 안 되었고 복도에 연탄 난로 몇 개 때는 게 다였다. 건물 단열도 잘 안 됐고 창문은 유리를 깨서 자해하거나 무기로 쓸까봐 투명 필름 창을 썼는데 그게 단열이 잘 될 리가... 이중 창 같은 것도 없었고, 그래서 겨울에는 일부러 한 방에 사람을 많이 넣기도 했다 카더라. 인간 난로 물론 여름에도 냉방이 안 되는지라 여름에 여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으면 정말로 더웠다.
  3. 예전에는 구치소 공식 용어로 웃도리를 안타(언더웨어의 일본식 발음이 변형된 것), 아랫도리를 개바지라고 불렀다. 이것도 개털들은 구치소에서 파는 싸구려를 입었지만 범털들은 이중 구조층 안에 솜이 들어간 에어메리를 입었다.
  4. 교도소를 자주 들락날락거리는 사람을 뜻하는 말.
  5. 하지만 집에서처럼은 아니고 보통은 내복을 입고 자며, 한겨울에는 좀 부족해서 개털 하나 정도를 위에 올리고 자기도 했다.
  6. 사실 도 품종에 따라서는 털이 짧지 않고 극지방에서 썰매를 끌 정도로 보온성도 좋다. 하지만 ''라는 말이 별로 좋지 않은 것, 싸구려를 뜻하는 접두사로 종종 쓰였으며 옷이나 이불에 쓰는 털 중에 질 낮은 털을 개털이라고 부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
  7. 하지만 이런 것들은 검사를 세게 하므로 거의 걸린다. 교도소 안에서 담배가 유통되는 경우는 교도관이나 경비교도대를 통해 유출되는 것. 특히 진짜 범털들은 교도관 중에 뒤를 봐 주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가 왕왕 있고 그게 들통나서 가끔 기사화되는 일도 있다.
  8. 미결수는 외부에서 넣어주는 옷이 허용되는데, 밖에서 입는 사복을 들여다 입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지정된 형식의 옷을 사서 넣을 수 있다. 보통 구치소 근처에서 판다. 모양도 한복 비스무리해서 덜 죄수복스럽고 겨울 것은 솜이 넉넉히 들어가서 따뜻하다.
  9. 원칙적으로 구치소는 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람들, 즉 미결수들이 수감되는 곳이라 법적으로 따지면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미결수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실제 형을 사는 기결수보다는 면회 횟수, 외부 반입 물품과 같은 부분에서 좀 더 허용되는 게 많은 반면, 기결수들은 적어도 교도소 내의 활동에 관해서는 자유도가 좀 더 주어진다.
  10. 감옥 바깥에서는 이런 사람들 정도는 되어야 '범털'이라고 하지만 감옥 안에서는 그냥 영치금 걱정 안하고 인심 후하게 쓰면 범털 취급을 받는다.
  11. 변호인 접견은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별 제약 없이 허용해 줘야 하기 때문이고 접견 시간의 제한도 별로 없다. 일반 면회는 투명 가림막으로 완전히 격리되어 있지만 변호인 접견은 그런 것 없이 공간도 더 넓다.
  12. 형이 확정되면 더 이상 변호인 방어권도 의미가 없지만 교도소장의 재량권이 꽤 있기 때문에 특별 면회니 뭐니 해서 방법은 많다.
  13. 예를 들어 소년범들은 개털들이 많다. 형이 확정되어 교도소로 가면 소년범들은 소년교도소로 가지만 미결수 상태일 때에는 성인과 같은 구치소에 있다.
  14. 예를 들어 경제사범들을 모아 놓은 방. 경제사범들 중에는 돈이 넉넉한 사람들이 꽤 있다. 이재용? 재벌 회장 정도라면 아예 넓은 독방을 준다. 교도소에서도 부동산 불평등이
  15. 요즈음은 서울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서울동부구치소가 새로운 범털 감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 지은만큼 아무래도 시설도 좋고 깨끗할 테니까. 박근혜는 서울구치소에 수감시켰지만 이명박, 최순실은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시켰다.
  16. 그래봤자 두 평 남짓이지만 과거에는 그 정도 넓이의 방에 많게는 여덟 아홉 명이 살았다. 그러다 보니 개털들은 몇 명씩 넣는 방을 범털은 혼자만 쓴다면서 권력이나 금력에 따라 교도소 안에서도 범죄자의 생활환경을 차별하냐는 불만도 많다. 일반 수용자용 독방도 있지만 면적이 정말로 좁아서 대다수는 기피하고 주로 교도소 내 규칙 위반자를 일정 기간 가두는 징벌방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