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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sner Urquell. 이 이름은 사실 [[독일어]]화된 것이고 [[체코어]] 오리지널로는 Plzeňský Prazdroj. | Pilsner Urquell. 이 이름은 사실 [[독일어]]화된 것이고 [[체코어]] 오리지널로는 Plzeňský Prazdroj. | ||
[[체코]]의 [[필스너]] 맥주. < | [[체코]]의 [[필스너]] 맥주. <del>이름 자체가 필스너인데 다른 종류겠어?</del> 단지 [[필스너]] 맥주인 정도가 아니라 필스너의 원조이고 [[페일라거]]의 원조이기까지 하다. 이 맥주의 이름도 해석해 보면 대놓고 '[[필스너]]의 원조'라는 뜻이다. <del>그런데 한국에는 원조집이 맛이 없는 데가 많은데 말이야.</del> 그 전까지 이 동네의 맥주는 [[상면발효법]]이었고, 품질이 워낙에 들쭉날쭉이라 필젠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보다 못한 이 지방 정부에서 <del>절주 캠페인을 해도 모자랄 판에</del> 아예 팔 걷어붙이고 직접 만든 게 바로 필스너 우르켈이다. 그래서인지 2015년 중반부터 한국에 들어오는 새로운 캔맥주 패키지 뒷면에는 'The Citizen's Brewery of Plzeň'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우리 말로 풀어 보면 플젠의 시민 양조장. 사실 알만한 맥주 브랜드 중 상당수가 [[안호이저부시 인베브]]나 [[SAB밀러]] 같은 거대기업에 인수되었지만 이 맥주는 여전히 독립적인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 ||
[[맥주]]를 따라 보면 황금빛이 영롱한 색깔에 점도마저 느껴진다. [[맥주]]의 거품이 끈적끈적한 액을 타고 느릿하게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일단 색깔과 진한 모습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 [[맥주]]를 따라 보면 황금빛이 영롱한 색깔에 점도마저 느껴진다. [[맥주]]의 거품이 끈적끈적한 액을 타고 느릿하게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일단 색깔과 진한 모습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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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쉬]]의 일부를 달이는 [[디콕션]]을 세 번 반복하는 과정에서 [[매쉬]]를 불길에 노출시킴으로써 살짝 태우는 기법을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del>불맛이 살아 있어요!</del> 이때문에 [[맥주]]의 농도가 더욱 짙어지고 [[카라멜]] 같은 뒷맛이 나온다. | [[매쉬]]의 일부를 달이는 [[디콕션]]을 세 번 반복하는 과정에서 [[매쉬]]를 불길에 노출시킴으로써 살짝 태우는 기법을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del>불맛이 살아 있어요!</del> 이때문에 [[맥주]]의 농도가 더욱 짙어지고 [[카라멜]] 같은 뒷맛이 나온다. | ||
맛으로 말하자면, 마치 생보리를 그대로 입으로 훑어먹는 듯하다. [[몰트]] 특유의 날카로운 향미가 그대로 살아 있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호프]]를 생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체코의 [[노블 호프]]가 특유의 고급스러운 쓴맛을 발산해 낸다. | 맛으로 말하자면, 마치 생보리를 그대로 입으로 훑어먹는 듯하다. [[몰트]] 특유의 날카로운 향미가 그대로 살아 있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호프]]를 생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체코의 [[노블 호프]]가 특유의 고급스러운 쓴맛을 발산해 낸다. [[맥주]]가 목으로 넘어간 뒤에도 [[몰트]] 특유의 묵직한 맛과 [[호프]]의 잘 익은 [[그레이프푸르트]] 맛이 길고 시원한 여운을 남긴다. [[필스너]]의 원조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일본의 필스너로 인기 절정인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가 어딘가 여성스러운 섬세함을 가진, 잘 길들여진 말쑥한 맛이라면 이 맥주는 뭔가 터프가이다. 고급스러운 터프함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듯하다. 터프한 양아치 말고, 터프한데 스타일 멋진, 그리고 사귀어 보면 은근히 섬세한 면이 느껴지는 풍모다. 최초의 [[필스너]]이자 최고의 [[필스너]]라도 해도 과장이 아닌, 원조다운 품질을 보여준다. <del>원조 구실 못하는 한국의 몇몇 음식점들에게는 삼가 조의를 표한다.</de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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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23일 (토) 08:12 판
Pilsner Urquell. 이 이름은 사실 독일어화된 것이고 체코어 오리지널로는 Plzeňský Prazdroj.
체코의 필스너 맥주. 이름 자체가 필스너인데 다른 종류겠어? 단지 필스너 맥주인 정도가 아니라 필스너의 원조이고 페일라거의 원조이기까지 하다. 이 맥주의 이름도 해석해 보면 대놓고 '필스너의 원조'라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에는 원조집이 맛이 없는 데가 많은데 말이야. 그 전까지 이 동네의 맥주는 상면발효법이었고, 품질이 워낙에 들쭉날쭉이라 필젠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보다 못한 이 지방 정부에서 절주 캠페인을 해도 모자랄 판에 아예 팔 걷어붙이고 직접 만든 게 바로 필스너 우르켈이다. 그래서인지 2015년 중반부터 한국에 들어오는 새로운 캔맥주 패키지 뒷면에는 'The Citizen's Brewery of Plzeň'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우리 말로 풀어 보면 플젠의 시민 양조장. 사실 알만한 맥주 브랜드 중 상당수가 안호이저부시 인베브나 SAB밀러 같은 거대기업에 인수되었지만 이 맥주는 여전히 독립적인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맥주를 따라 보면 황금빛이 영롱한 색깔에 점도마저 느껴진다. 맥주의 거품이 끈적끈적한 액을 타고 느릿하게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일단 색깔과 진한 모습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매쉬의 일부를 달이는 디콕션을 세 번 반복하는 과정에서 매쉬를 불길에 노출시킴으로써 살짝 태우는 기법을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불맛이 살아 있어요! 이때문에 맥주의 농도가 더욱 짙어지고 카라멜 같은 뒷맛이 나온다.
맛으로 말하자면, 마치 생보리를 그대로 입으로 훑어먹는 듯하다. 몰트 특유의 날카로운 향미가 그대로 살아 있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호프를 생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체코의 노블 호프가 특유의 고급스러운 쓴맛을 발산해 낸다. 맥주가 목으로 넘어간 뒤에도 몰트 특유의 묵직한 맛과 호프의 잘 익은 그레이프푸르트 맛이 길고 시원한 여운을 남긴다. 필스너의 원조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일본의 필스너로 인기 절정인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가 어딘가 여성스러운 섬세함을 가진, 잘 길들여진 말쑥한 맛이라면 이 맥주는 뭔가 터프가이다. 고급스러운 터프함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듯하다. 터프한 양아치 말고, 터프한데 스타일 멋진, 그리고 사귀어 보면 은근히 섬세한 면이 느껴지는 풍모다. 최초의 필스너이자 최고의 필스너라도 해도 과장이 아닌, 원조다운 품질을 보여준다. 원조 구실 못하는 한국의 몇몇 음식점들에게는 삼가 조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