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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4일 (일) 08:12 판
말 그대로 말의 고기란 말이지.
말을 먹는다는 게 꺼림칙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말고기를 먹은 역사는 아주 오래 되었다. 원시시대에는 말을 길들일 줄 몰랐기 때문에 말을 사냥해서 고기로 먹는 게 보통이었다. 덩치가 큰 편이라 한 마리 잡으면 고기도 꽤 많이 나왔을 테니 꽤 괜찮은 사냥감이었다. 이후에 길들여서 타고 다니게 되면서부터는 고기로서 가지는 비중은 많이 줄었다. 옛날에는 말이 주요한 운송수단 가운데 하나였는데 만약 기력이 쇠하거나 다쳐서 더 이상 운송수단 구실을 못하는 말은 어떻게 했을까? 지금까지의 공적을 기려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게 했을 리는 없고 잡아먹었다. 물론 멀쩡히 잘 달리는 말은 중요한 재산이자 군수물자이니 잡아먹었다간 곤장감 정도가 아니라 모가지가 위태로웠을지도. 살기 위해서는 죽어라고 뛰어야 하는 거다. 이제는 자동차 시대니 말은 레저나 스포츠의 도구 정도가 되었고,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다시금 말고기의 가치가 떠오르는 분위기. 서구에서도 오래 전부터 많이 먹었고, 여전히 프랑스 등지에서는 꽤 먹는 편이다. 프랑스의 육회라 할 수 있는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소고기 아니면 말고기로 만드는 게 정석이다.
흔히 질기다는 이미지가 있다. 경주마나 파발마로 쓰던 걸 잡았다면 근육이 발달되어 있어서 질길 것이다. 애초부터 고기용으로 기른 디룩디룩 살찐 말은 근육이 별로 발달하지 않아서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당장에 일본에서 고기용으로 기르는 말을 봐도 이게 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살이 많이 쪄서 날렵하고 잘 빠진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돼지도 야생 멧돼지는 엄청 질기다. 고기소도 근육이 발달 못 하게 가둬 놓고 처묵처묵 시켜서 살만 찌우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다. 말고기는 소고기보다 지방이 적으면서도 연하고 담백한 육질이라 맛들이면 계속 찾게 된다. 안 좋은 냄새도 없어서 말고기라고 얘기 안 해주고 먹게 하면 소고기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만 경주마로 뛰다가 은퇴한 놈들 중에 상당수가 도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은퇴하고 바로 처리하는 건 아니고 얼마간 기르다가 종마로 쓴다거나 할 가치가 없는 놈들을 처리하는 식.
통가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 특히 몽골을 비롯한 중앙아시아는 말젖도 강탈해 마시거나 술까지 빚는데 고기를 안 먹는 게 이상할 것이다. 반면 영어권 국가들은 요즈음은 잘 먹지 않는 편이지만 유럽에서는 어느 정도 소비가 되고 있다. 이슬람은 금지까지는 아니지만 권장하지 않는 종류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말이 많기로 유명한 제주도가 말고기로도 유명하다. 구이, 탕, 육사시미, 육회를 비롯해서 소고기로 하는 요리 대부분을 말고기로 만드는 음식점들이 많이 있고 심지어는 마트에서도 팔리고 있다. 제주도 말고기 역시 고기용으로 따로 키운 말을 쓰기 때문에 먹어보면 말고기는 질기다는 편견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다른 지방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육포도 만든다. 말고기가 소고기와 맛이 비슷한 것처럼 말고기 육포도 소고기 육포와 비슷한 맛이다.
일본은 큐슈의 쿠마모토현이 곰고기는 안 먹고[1] 말고기로 유명하다. 초원에 살찐 말이 종종 보이고, 시내에 말고기 정육점도 심심치 않게 있다. 갖가지 말고기 요리도 쉽게 맛볼 수 있다. 소고기처럼 날것으로도 먹는다. 말고기 육사시미를 바사시(馬刺し)라고 부르는데 인기가 좋다. 쿠마모토만이 아니라 전국 각지의 이자카야 메뉴에 바사시가 들어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앞서 얘기했지만 소고기보다 지방이 적은 데다가 지방 중에 불포화지방산의 비중이 다른 육류보다 높기 때문에 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잡내도 별로 없어서 날것으로 먹어도 맛이 상당히 좋다. 쿠마모토현 일대에는 스시집을 가도 바사시를 얹은 스시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그밖에도 쿠마모토현에는 구이, 탕을 비롯한 갖가지 말고기 요리들이 있다.
사쿠라니쿠
일본에서는 말고기를 사쿠라니쿠(桜肉)라고도 부른다. 우리 말로 하면 '벚꽂 고기'인 셈인데,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 설은 사카모토 료마가 지었다는 속요 "咲いた桜になぜ駒つなぐ 駒が騒げば花が散る"(왜 꽂이 핀 벚나무에 망아지를 매어 놓았는가, 망아지까 뛰니까 꽃이 떨어지는구나)에서 온 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닥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걍 사카모토 료마 띄워주기성 억지인 듯.
두 번째 설이자 좀 더 유력한 것으로는 메이지시대에 소고기 나베 또는 스키야키 요리가 큰 인기를 끌면서 비싼 소고기 대신에 말고기를 써서 손님을 속였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노점의 손님으로 가장해서 물건을 칭찬하거나 삼으로써 마치 물건이 좋고 장사가 잘 되는 것처럼 위장하는, 우리말로 하면 바람잡이를 당시 일본에서는 사쿠라라고 불렀다. 바람이 한번 휙 불면 벚꽃 잎이 후두둑 떨어지듯 와글와글 했다가 싹 사라진다 해서 벚꽃에 비유했다는데, 진짜 손님인 척 사람들을 속이는 바람잡이처럼 소고기인 척 사람들을 속이는 말고기에 사쿠라니쿠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한국 정치권에서 90년대까지 널리 쓰였던 사꾸라라는 말도 원래의 은어인 사쿠라, 또는 소고기인 척 하는 말고기 사쿠라니쿠가 그 어원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