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밥: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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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0일 (토) 08:30 판
이름 그대로 라면과 밥으로 만드는 음식이다. 사랑하는 애인에게 만들어 주면 그날로 절교할 위기에 놓일 것이다.
요리의 일종
라면으로 만드는 초간단 요리. 요리라고 하기에는 뭐하고, 그냥 값싸게 배를 채우기 위한 칼로리 공급원이라고 보는 게 더 낫겠다. 70년대에 탄광 노동자들이 만들어 먹던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아무튼,
- 넓은 프라이팬이나 얕은 냄비에 물을 보통 라면만큼 부은 다음 밥을 넣고 라면을 부숴 넣는다. 두세 번 정도가 아니라 마치 생라면 부숴먹을 때쯤의 크기로 부숴 넣는다.
- 라면 스프를 뿌리고 고추장을 한 숟갈 넣는다.
- 끓인다. 라면이 풀어지고 익을 때까지 설렁설렁 뒤적인다. 물이 너무 모자라다 싶으면 중간에 좀 부어줄 수도 있겠지만 국물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익힌다.
이게 전부다. 나름대로 볶음면 같기도 한 음식. 지금은 줘도 안 먹는 사람이 태반이겠지만 7, 80년대까지만 해도 탄광촌이나 빈민촌, 자취생들도 종종 해먹던 요리 중 하나였다. 라면을 잘게 부숴 넣기 때문에 젓가락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라면에 밥 말아먹는 것
요즘은 라면밥으로 검색을 해 보면 주로 라면과 밥이 함께 들어 있는 컵라면 요리, 또는 라면에 채소나 달걀, 콩나물 같은 재료를 더 넣고, 밥을 넣어서 끓인 음식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그 옛날의 라면밥은 이제 사람들 기억 속에서 거의 잊히는 듯. 하지만 딱히 아쉬운 음식은 아니다. 그 옛날을 기억하기 위해서 꿀꿀이죽을 굳이 복원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라면에 밥을 말아먹는 문화는 일본에는 없다. 라면에 공기밥이 분식집 인기 메뉴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의 라멘집은 공기밥을 안 팔거나, 판다고 해도 말아먹는다는 생각을 안 한다. 옛날에는 밥을 말아먹기도 했지만 라멘이 본격 미식의 길을 걸으면서 밥 말아먹는 문화는 점점 사라졌다. 일본 라멘이 원래 중국에서 건너온 것인 만큼 볶음밥(챠항)을 파는 곳은 종종 볼 수 있으나 이걸 라멘에 말아먹는다? 일본인들 눈으로 보면 완전 괴식이다.
뜨거운 밥보다는 찬밥이 국물을 잘 빨아들이므로 더 맛있다는 건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틈새라면 같은 곳에서는 아예 메뉴에 공깃밥이 아닌 찬밥을 올려놨다. 다만 국물이 뜨겁지 않으면 찬밥을 넣었을 때 너무 식어서 미지근해지는 게 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