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클링 와인: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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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법=
차게 해서 마시는 게 물론 기본. 와인잔은 가늘고 길쭉한 보울을 쓴다. 보울 밑바닥에 일부러 미세한 생채기를 내기도 하는데, 그러면 그 부분에서 기포가 일어나서 한 줄로 올라오는 모습이 아름답다. 보울이 일정한 지름으로 뻗쳐 올라오는 와인잔을 플루트, 아랫부분에서 살짝 불룩해졌다가 위로 가늘어지는 모양을 한 것을 튤립이라고 부른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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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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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9일 (금) 01:21 판

기포가 있는 와인.

발효하는 과정은 효모당분알코올이산화탄소로 분해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즉 탄산가스를 가둬서 에 녹인다. 하지만 대량생산할 때에는 발효할 때 나오는 탄산가스는 그냥 날려버리고 나중에 따로 탄산가스를 주입한다.

스파클링 와인 중에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만드는 것만 샴페인이라고 부른다. 샴페인이라는 말 자체가 샹파뉴영어 식으로 읽은 것이다.

대부분이 화이트 와인이고 로제 와인도 좀 있지만 레드 와인은 별로 없다. 로마네페리뇽은요? 그래서 백포도로 만드는 것이려니 하겠지만 대부분은 적포도와 백포도를 섞어 쓴다. 적포도라도 빠르게 짜고 껍질을 넣지 않은 상태에서 발효 및 숙성하면 화이트 와인이 된다. 백포도 만으로 만든 것은 블랑 드 블랑 (blanc de blanc, 영어로는 white from white)이라고 부른다. 보통 블랑 드 블랑이 비싸다.

모터스포츠에서 마구 흔들어서 쫙쫙 뿌리는 모습 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개중 있는데, 절대 금물이다. 오히려 병을 흔들면 코르크를 열 때 뻥! 하고 나가서 미사일이 된다. 발사 속도가 무려 시속 80 킬로미터! 실제로 이렇게 발사된 코르크 마개를 맞고 다치는 경우가 서양에는 적지 않으며 심지어 눈에 맞아서 실명하는 경우도 있다. 모터스포츠 시상대에서 쓰는 건 미리 마개를 열어 놓은 상태로 나온다. 평소에는 살살 조심해서 마개를 열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천을 이용하는 것이다. 손수건보다 좀 더 큰 크기의 천으로 마개를 감싸서 손으로 잡은 다음에 살살 돌려서 딴다. 혹시나 터질 경우에도 천 때문에 발사가 안 되고 흘러 나온 와인도 천이 어느 정도 흡수해 주므로 사방으로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만드는 방법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2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을 만드는 것으로, 이 부분은 다른 와인을 만드는 방법과 별로 다르지 않다. 2단계는 탄산가스가 있는 와인을 만드는 방법이다.

주입법

생맥주를 잔에 따를 때 탄산가스를 주입하듯이 병에 넣을 때 탄산가스를 주입하는 것이다. 만드는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생산을 할 수 있으므로 값싼 스파클링 와인들이 이 방식을 쓴다. 값이 싼 이유는 바가지 씌울 명분이 없다는 것. 대신 효모 찌꺼기가 와인과 함께 숙성되면서 나오는 곡물이나 견과류의 향 같은 것은 없다.

발효법

효모가 당분을 먹고 알코올탄산가스를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당연한 얘기지만 탄산가스를 액화시켜서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기 전에는 이 방법 뿐이었다. 이 방법을 쓰는 경우, 을 만드는 과정을 1차 발효, 탄산가스를 만드는 과정을 2차 발효라고 부른다.

1차 발효가 끌나고 와인을 병에 담을 때 설탕을 약간 넣은 다음 입구를 꽉 막는다. 그러면 남아 있던 효모가 이 설탕을 먹고 탄산가스를 만들어 낸다. 설탕이 다 떨어지면 효모는 모조리 굶어죽으므로 흑흑, 잔인한 인간들. 발효가 끝난다. 설탕 양을 잘 조절해야 한다. 너무 적으면 기포가 별로 안 생길 것이고, 너무 많으면 자칫 병이 터지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그냥 탄산가스 주입하면 되지 효모가 만드는 탄산가스라고 분자 구조가 다르겠냐 싶을 텐데, 이렇게 발효하는 진짜 이유는 효모 찌꺼기 때문이다. 와인효소의 작용으로 효모 찌꺼기를 분해시키고 그 결과물 가운데 일부가 와인으로 녹아들어서 향미에 영향을 미친다. 주입법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 고급 스파클링 와인의 독특한 향미인 곡물이나 견과류의 향그게 고급스러운 향이라고요?이 여기에서 나온다.

문제는, 이렇게 2차 발효를 했을 경우 바닥에 학살당한 효모 찌꺼기가 가라앉는다는 것.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병을 가만히 놓아 두면 찌꺼기가 굳어지므로 살살 따라내면 깨끗한 을 얻을 수 있지만 자칫 흔들리면 효모 찌꺼기 때문에 뿌옇게 된다. 옛날에는 그냥 뿌연 상태에서 마시거나 호가든? 다른 용기에 살살 따라내서 마셨다고 한다.

샹파뉴 방식

이 문제를 지랄맞은 방법으로 해결한 곳이 프랑스샴페인 메이커 뵈브 클리코다. 러뮈아쥬와 데고쥬망이라는 두 단계의 과정을 거쳐서 병 속의 효모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것.

러뮈아쥬

효모 지꺼기는 시간이 지나면 바닥으로 가라앉는데, 이를 병의 입구로 모으는 과정을 러뮈아주(remuage)라고 한다. 영어로는 riddling이라고 한다.

병을 코르크가 아닌 크라운 마개로 막아서 숙성한다. 효모가 다 굶어죽은 것 같으면 처음에는 병 입구가 아래로 향하게 해서 45로 각도로 비스듬히 세운다. 몇 주에 걸쳐서 날마다 병을 조금씩 기울여서 마지막에는 거꾸로 서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하루에 몇 차례씩 병을 돌려준다. 효모 찌꺼기가 와인 속으로 너무 퍼지지 않고 그렇다고 바닥에 딱 붙지도 않게 하면서 찌꺼기가 모여 있는 상태에서 서서히 병 입구 쪽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ㅅ자 모양으로 된 판(길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입간판을 생각하면 된다)에 구멍을 줄지어 뚫은 다음 병을 꽂는다. 날마다 ㅅ자 판을 조금씩 벌려주고 꽂혀 있는 병을 하루에 여러 번씩 돌려준다. 예전에는 사람이 일일이 병을 돌렸지만 이제는 기계가 자동으로 병의 각도를 바꾸고 병을 돌려준다. 사람이 할 때는 병을 하나하나 돌리지만 기계는 아예 병이 꽂혀 있는 판 전체를 돌린다. 고급 샴페인은 지금도 사람이 각도를 조절하고 병을 돌린다. 그래야 비싸게 받아 처먹지.

데고쥬망

러뮈아쥬 과정을 통해서 병 입구에 모인 효모 찌꺼기를 날려버리는 단계를 데고쥬망(dégorgement)이라고 한다. 병을 비스듬히 기울인 채 마개를 순간적으로 따버리면 병 안의 압력이 있으므로 약간의 와인과 함께 효모 찌꺼기가 병 바깥으로 뿜어 나온다. 병 입구를 닦은 다음에 설탕을 약간 넣어 주고 재빨리 코르크 마개로 막으면 끝. 좀 많이 흘러나왔다 싶으면 다른 병의 와인으로 보충해 준다. 병마개를 딸 때 와인을 많이 흘리지 않으면서도 효모 찌꺼기를 깔끔하게 뿜어내는 게 기술이다. 대한민국 나이트 웨이터들의 프랑스 진출이 기대되는 대목. 병 입구를 살짝 얼리면 와인도 덜 잃고 찌꺼기도 더 깔끔하게 빠진다.

도사쥬

데고쥬망을 하고 다시 병 입구를 막기 전에 설탕을 약간 넣는데 이를 도사쥬(dosage)라고 한다. 스틸 와인은 당분이 남은 채로 발효를 중단시키고 병에 넣음으로써 단맛을 낼 수 있지만 병 안에서 발효를 일으켜서 탄산가스를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은 이 방법을 쓸 수 없으므로 단맛을 만들려면 발효가 완전히 끝난 다음 설탕을 넣는 수밖에 없다. 설탕을 넣지 않은 것들 제로 도사쥬(zéro dosage)라고 한다. 스위트 와인이 아니어도 설탕은 조금 들어가는데, 탄산가스 때문에 신맛이 너무 세지는 것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다. 샴페인에는 당분, 그러니까 설탕을 얼마나 넣었느냐가 표시되어 있다.

이름 1 리터 당 설탕 함량
두(doux) 50 그램 이상
드미 섹(demi-sec) 32-50 그램
섹(sec)[1] 17-32 그램
엑스트라 섹(extra sec) 12-17 그램
브뤼(brut) 12 그램 이하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0-6 그램
도사쥬 제로(dosage zéro) 0 그램

마시는 법

차게 해서 마시는 게 물론 기본. 와인잔은 가늘고 길쭉한 보울을 쓴다. 보울 밑바닥에 일부러 미세한 생채기를 내기도 하는데, 그러면 그 부분에서 기포가 일어나서 한 줄로 올라오는 모습이 아름답다. 보울이 일정한 지름으로 뻗쳐 올라오는 와인잔을 플루트, 아랫부분에서 살짝 불룩해졌다가 위로 가늘어지는 모양을 한 것을 튤립이라고 부른다.

각주

  1. 드리(dry)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