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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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와인으로는 프랑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와인이 전 세계적으로는 가장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이탈리아 와인도 이에 꿀리지 않으며, 사실 역사로 보면 오히려 이탈리아 와인이 더 장대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가톨릭에서는 성찬의 포도주가 필수이기 때문에 교황이 있는 이탈리아에서 와인은 중요할 수밖에 없었고, 일찌감치 와인이 발달했다. 프랑스 와인이 본격 발전한 것은 14세기에 교황이 아비뇽으로 도망 온, 이른바 '아비뇽 유수' 사건 이후였다.
가장 유명한 지역으로 양대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본토 중부의 토스카나와 북쪽 꼭대기 피에몬테. 토스카나는 산조베제와 이를 알이 크게 품종 개량한 브루넬로를 주종으로 하고 있고, 피에몬테는 뭐니뭐니해도 네비올로가 주종이다. 토스카나는 보르도 품종을 베이스로 한 수페르 토스카나가 오히려 전통적인 토스카나 와인을 쌈싸먹는 분위기다.
프랑스의 AOC처럼 이탈리아도 지역 인증 제도가 있다. 아래의 네 단계로 나뉜다.
-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 인증 규정이 가장 느슨해서 네 단계 중에는 가장 낮은 등급인데... 그렇다고 싸구려냐 하면 그 반대의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DOC 계열들이 전통에만 집착한 까다로운 규정을 강요하다 보니 이러한 틀에서 벗어난 와인을 만드는 이들은 아예 IGT로 받아버린다. 그 대표 예가 이탈리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손꼽히는 메를로 100%의 마세토 와인. 이탈리아 품종을 1%도 안 쓰는지라 규정에 안 맞아서 IGT로 들어간다. 이것 말고도 수페르 토스카나 와인 중에 IGT를 받은 게 꽤 있다.
- DO(Denominazione di Origine, 원산지 지정) : 이것과 다음 두 가지 중에는 가장 널럴하지만 이 인증 와인은 별로 없다. 그냥 IGT 가는 게 나으니...
- DOC(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통제된 원산지 지정) : 가장 많이 받는 인증이다. 저렴한 와인도 많지만 가격의 톱을 찍는 쟁쟁한 와인들도 즐비하다. 일단 수페르 토스카나의 대표 주자인 사시카이아가 DOC이고, 피에몬테 지역의 맹주인 가야의 이른바 '블랙 레이블' 시리즈들은 바르바레스코 하나 빼고는 DOC다. 사실 수페르 토스카나 중에는 원래는 IGT였지만 워낙에 명성을 날리다 보니 규정을 변경해서 DOC 인증을 주기도 한다.
-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 통제 및 보증된 원산지 지정) : 가장 까다로운 인증이다. 고급 와인이라면 DOCG를 받든가 아니면 전통을 까고 과감하게 IGT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