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껍데기
말 그대로 돼지의 피부를 뜻한다. 돼지를 도축한 후 털을 제거하고 난 껍질 부분이다. 원래 '껍데기'라는 말은 사전에서 찾아보면 '딱딱한 껍질'을 뜻하기 때문에, '돼지껍질'이 올바른 표현이지만 돼지껍데기라는 말이 오랫동안 널리 쓰이고 굳어져 왔기 때문에 그냥 계속 쓰이고 있다.
고깃집 메뉴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아무 고깃집에서나 팔지는 않으며 주로 대폿집 분위기의 가게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고깃집에서 처음부터 돼지껍데기를 먹는 경우는 드물고 삼겹살이나 목살 같은 다른 부위를 먹은 다음 마무리 단계에서 먹는게 보통이다.
콜라겐이 풍부하게 들어있어서 피부미용에 좋다고 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돼지껍데기를 튀겨서 가지고 다니면서 과자처럼 먹는 사람들도 있고 피부관리 차원에서 돼지껍데기를 자주 먹는 연예인도 심심찮다. 그러나 콜라겐을 먹는다고 해서 피부로 가는 것은 아니다. 소화 되는 과정에서 그대로 흡수되는 게 아니라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므로 콜라겐 보충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1] 비단 돼지껍데기만이 아니라 콜라겐 어쩌고 저쩌고 하는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은 다 마찬가지니까 속지 말자. 오히려 지방 함량이 높은 고칼로리 식품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는 생각 때문에 고깃집에서 다른 고기를 먹고 마무리 삼아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이쪽에 칼로리가 더 높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부위인데 간장 양념을 해서 숯불에 구워 먹는 방법이 가장 널리 쓰인다 잘 보여주면 겉은 과자처럼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을 가진다. 수퇘지보다는 암퇘지 껍데기가 인기가 높으며 특히 젖꼭지가 들어 있는 껍데기를 상품으로 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톡톡 튀어나와 있는 젖꼭지가 영 꺼림칙해서 안 먹는 사람들도 있다. 가끔은 등급 판정 때 찍은 스탬프 흔적이 남아 있어서 식겁하게 만들기도 한다. 다만 이 스탬프는 식용 잉크로 찍는 거라서 먹어도 문제는 없다.[2] 껍데기는 장 단위로 나오는데 한 장이 보통 어른 손바닥을 좌우 붙여 놓은 정도 크기다. 앞뒤로 적당히 구워 준 다음에 가위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더 구운 다음 먹는다. 그런데 굽는 과정에서 껍데기가 팍팍 튀는 경우가 있다. 특히 가위로 작게 자른 다음에는 더 크게 튀어서 가끔은 불판을 이탈하거나 심지어는 사람한테 맞는 경우도 있다. 껍데기 안에 갇혀 있던 수분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안에서 끓으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가격이 싼 것도 장점이다. 고깃집에서 삼겹살 1인분과 비교하면 돼지껍데기는 반값 또는 그 이하 정도로 싸다. 그러나 부산물 중에서는 돼지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도 많고 유통과정이나 위생 면에서도 비용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원가가 훨씬 싸서 오히려 마진이 많이 남는 축에 속한다.[1]
이러니저러니해도 한국인들한테는 인기가 좋은 안주거리 여서 편의점에서도 돼지껍데기 안주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쪽은 매운양념을 한 것들이 많다. 신선한 것을 바로 구워 먹을 때보다는 잡내가 나기 쉽기도 하고 바삭한 맛도 잘 안 나므로 매운양념을 하는 편이 낫긴 하다.
외국에서는 튀겨서 먹는 나라들이 꽤 있다. 스페인의 치챠론이 유명하며, 스페인 식민지였던 멕시코나 필리핀에서도 치챠론을 많이 먹고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먹는다. 과자처럼 포장해서 많이 팔린다. 미국에서도 포크 라인드(pork rind)라는 이름으로 잘 팔리고 있고, 북유럽 쪽에서도 많이 먹는다.
각주
- ↑ 1.0 1.1 "건강+ : 돼지 껍데기, 정말 피부를 좋아지게 할까?", JTBC, 2014년 4월 4일.
- ↑ 장바구니 통신 :"퍼렇게 변한 돼지고기 먹어도 되나요 ?", <농민신문>, 2017년 8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