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와인
신대륙 와인을 거론할 때, 미국, 칠레와 함께 반드시 언급되는 나라가 호주다. 신대륙 중에서 와인을 만든 역사도 오래된 편이고, 넓은 땅덩이와 포도 농사에 좋은 기후와 토질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품종의 다양한 와인들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품질 역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호주 와인의 특징 중에 하나는 트위스트 캡이다. 일부 고가 와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와인들이 코르크가 아닌 돌려 따는 뚜껑을 사용하고 있는데, 어느 게 더 낫냐 하는 문제는 그동안 내내 논란이 되어 왔다. 코르크가 미세하게 공기를 통과시키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숙성에 도움이 된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믿음이지만 이는 한편으로 숙성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반론도 있고, 무엇보다도 코르크의 밀폐력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와인에 따라서 병을 막는 데 쓰인 코르크가 불량일 수도 있고[1] 온도 변화에 따라서 병 안의 공기가 팽창해서 코르크가 솟아오른다든가 하는 문제도 있다. 가끔 와인 포일을 벗겼을 때 와인이 새어나와서 말라붙은 것을 발견할 때가 있는데, 코르크가 불량이거나 보관 불량, 온도 변화와 같은 이유로 틈이 생겼기 때문이다. 트위스트 캡은 밀폐력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에 보관이 쉽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데, 특히 호주와 뉴질랜드 와인들은 절대 다수가 트위스트 캡을 애용하고 있다.
호주 와인의 본진으로 손꼽히는 곳은 뭐니뭐니해도 애들레이드를 중심으로 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로, 바로사밸리, 맥클라렌베일, 애들레이드힐을 비롯한 쟁쟁한 와인 산지들이 즐비하게 포진하고 있다. 특히 바로사밸리는 호주에서 가장 비싼 와인들이 줄줄이 나오는 곳으로 명성이 자자하며, 호주에서 가장 비싼 와인인 펜폴즈 그랜지도 바로 이곳에서 나온다. 남쪽 해안을 따라서 빅토리아 주 역시도 야라밸리나 모닝턴반도를 비롯해서 준수한 와인을 뽑아내는 산지들이 있으며, 비교적 발동이 늦게 걸린 편이지만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 주도 아직은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마거릿밸리를 중심으로 근사한 와인을 만들어내면서 명성을 높여 가고 있다. 반면 뉴사우스웨일주 주나 퀸즐랜드 주는 좀 영향력이 약한 편이다. 타즈매니아도 분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편. 노던준주는 뭐... 무시하자. 거긴 너무 무더워.
많은 포도 품종들을 재배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호주 와인에서 가장 손꼽히는 품종은 뭐니뭐니해도 쉬라즈다.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 누와를 비롯해서 다양한 적포도 품종들을 만들고 있지만 쉬라즈의 명성을 따라오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쉬라즈 100%만으로 만드는 와인이 많으며, 프랑스 론 와인처럼 그르나슈, 무드베드르와 갈은 품종을 블렌딩한 와인도 많이 만들고 있다. 화이트 와인 쪽으로는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피노 그리, 리슬링을 비롯해서 역시 다양한 품종들을 재배하고 있으며 가성비 좋은 오크 숙성 샤르도네 와인, 아로마가 우아한 소비뇽 블랑 와인[2]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스파클링 와인도 열심히 만드는 중. 특히 쉬라즈로 만드는 레드 와인인 스파클링 쉬라즈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