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탐산나트륨
sodium glutamate.
또는 글루탐산일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이라고 부르며, 우리에게 친숙한 MSG는 MonoSodium Glutamate에서 가져온 것이다.
아미노산의 일종이며 조미료의 주 성분이다. 이 물질이 발견된 이후로 음식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으며 건강에 관련해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수십 년간에 걸친 논란 끝에 지금은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1908년에 일본의 이케다 키쿠나에(池田菊苗) 교수가 다시마에서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전에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맛으로 단맛, 짠맛, 쓴맛, 신맛 네 가지가 있었지만 이케다 교수는 이 네 가지와 구별되는 또다른 맛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이 바로 제5의 맛인 감칠맛이다. 연구를 통해 물에 가장 잘 녹는 물질인 글루탐산나트륨을 발견했고, 이를 글루탐산일나트륨, 즉 MSG라고 이름을 붙이고 특허를 출원했다. 그리고 1909년에 이케다 교수로부터 MSG의 상품화를 위임 받은 스즈키 형제가 아지노모토(味の素)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초의 조미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시마에서 추출했지만 이후에 사탕수수를 발효시켜서 MSG를 추출하는 방법이 훨씬 싸게 먹히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만들고 있다. 미원은 이걸 가지고 광고에서 MSG를 발효조미료라로 드립을 쳤다가 욕만 먹었다.
MSG가 건강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이른바 '중국음식점 증후군'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다. 미국에서 중국음식을 사먹은 사람들이 증상을 호소하면서 불거진 것인데, 특히 1968년에 미국의 <뉴잉글랜드 의학지>에 "중국음식을 먹은 뒤 두 팔에 통증이 계속되고 몸에 힘이 빠지며 심장 박동이 평소보다 빨라진 것 같다."는 어떤 의사의 투고가 실리면서 관심이 확 올라갔다. 이 투고를 쓴 의사는 이러한 원인을 중국음식에 쓰인 맛술이나 MSG이라고 추측했는데, 이때문에 MSG는 건강을 해치는 공공의 적으로 찍혀버렸다.
여기에는 인종 편견도 끼어 있다. 미국에서 생산 판매하는 통조림 중에도 MSG를 첨가한 게 적지 않았고, 유럽에서도 음식점의 MSG 사용량이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중국음식만 찍어서 MSG 타령을 하느냐는 것이다. 이후에 계속된 연구를 통해서 MSG가 그러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FDA에서도 안전한 물질로 분류하고 있지만 아시아음식을 먹고 나서 뭔가 몸에 불편함을 느끼면 이게 다 MSG 탓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사실 MSG는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기 때문에 감칠맛을 내는 식재료라면 어떤 식으로든 MSG가 들어 있다. MSG를 안 넣고 천연 재료인 다시마를 사용해서 맛을 낸다는 음식점 문구가 있는데, 다시마에는 MSG가 다량 들어 있다. 맛소금도 소금+MSG이며, 굴소스를 비롯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소스들 중에도 MSG가 들어가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 이런 걸 사용하면서 조미료를 안 쓴다고 하면 조삼모사가 따로 없다.
건강 문제와는 별개로, MSG가 문제가 되는 것은 저질 재료로 만든 음식을 MSG를 넣어서 맛을 좋게 만든다는 문제다. 대량생산되는 가공식품들이 대체로 그렇다. 그냥 먹기에는 맛이 없는, 질낮은 재료를 이것저것 섞은 다음 MSG로 맛을 보충해 주면 그럴싸한 음식이 되는 것. 다만 한편으로는 저소득층도 그럭저럭 먹을만한 음식을 값싸게 먹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