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달걀
끓는 물에 달걀을 껍질째 넣어서 익힌 것. 껍질을 깨고 그릇에 담아 중탕시켜서 익한 수란이나 달걀을 깨서 끓는 물에 넣어 익히는 포치드 에그와는 또 다르다.
그냥 물 넣고 달걀 넣고 끓이면 되는 아주 아주 쉬운 요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랬다가는 노른자가 한쪽으로 몰린다. 최악의 경우에는 노른자가 완전히 한쪽으로 몰려서 거의 흰자를 뚫을 듯. 물이 끓을 때까지는 가끔 저어 주면서 달걀을 굴려줘야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다. 끓고 나서 1분쯤 지나면 흰자가 굳어서 모양이 잡힌다.
끓는 물에 달걀을 넣으면 껍질이 깨진다. 갑자기 확 뜨거워지면서 생기는 현상. 찬물에 소금을 좀 넣고 달걀을 넣은 다음 불을 당긴다.
반숙이냐 완숙이냐는 물론 삶는 시간에 따라서 달라진다. 대략 3분 정도면 반숙 상태, 5분이 지나면 완숙이 된다.
냉면, 각종 국수, 일본 라멘을 비롯한 면요리에 삶은 달걀 반쪽이 들어가는 게 보통. 예전에는 자장면에도 달걀 아니면 메추리알은 들어 있었으나 요즘은 보기 힘들어졌다. 일본 라멘은 반드시 삶은 달걀이 반숙이어야 한다. 가운데에 익지 않은 노른자가 고여 있는 게 시각적인 포인트. 과연 이 달걀을 언제 먹느냐...가 문제인데 정답은 먼저 먹는 것이다. 달걀을 먼저 먹으면 입안에 남아 있는 잡스런 맛을 없애준다고 한다.
장조림을 해서 반찬으로도 먹는다. 메추리알과 비슷하지만 알이 크니 그냥 하기보다는 반으로 잘라서 조려야 간장이 잘 먹는다.
제삿상에 삶은달걀을 올리는 집이 많다. 이 때에는 꼭 달걀을 긴 방향으로 잡고 가운데를 톱니모양으로 잘라서 모양을 내는 게 보통이다.
70년대까지는 사이다와 삶은 달걀이 열차 여행의 낭민이었던 시절이 있다. 인생의 본질을 찾아서 구도의 길을 떠났던 만득이가 문득 기차 안에서 그토록 원하던 답을 발견했다. 그래... 삶은... 달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