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타르타르
Steak tartare.
날고기를 다져서 양파, 차이브, 케이퍼 다진 것과 머스타드, 소금, 레몬즙을 넣어서 비빈 다음 모양을 잡아서 내는 음식. 양파나 케이퍼는 따로 다져서 내느는 곳도 있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둥글게 모양을 잡아 안심 스테이크 비스무리하게 만들어서 내는 곳이 많지만 다양한 모양들이 있다. 고기로는 소고기가 가장 많이 쓰이며 말고기도 쓰인다. 연어나 다랑어 같은 생선으로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육회와 상당히 비슷하며, 심지어 달걀 노른자를 얹어서 내는 곳도 많다. 유럽에서는 육회를 '한국의 스테이크 타르타르'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2017년 11월에 고든 램지가 한국을 방문해서 이것저것 한국 음식을 먹었는데, 광장시장에서 낙지가 꼬물거리는 육회 탕탕이를 보고 "I think there’s something moving in my tartare !!" (내 타르타르 위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 하고 올렸다. 둘 사이에는 양념에도 차이가 있지만 가장 큰 차이라면 육회는 길고 얇게 썰어내지만 타르타르는 고기를 손질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여서 그냥 육회 비슷하지만 좀 짧게 써는 곳도 있고, 아예 고기를 다져버리거나, 아예 기계로 갈아버리는 곳도 있다. 생선은 대체로 다져서 만든다. 날고기를 익히지 않고 먹는 서양 요리로는 이탈리아의 카르파초와 함께 가장 인지도가 높은 요리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명도가 낮긴 한데, 아는 사람도 '타르타르 스테이크'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본도 비슷하다. 일부에서는 이를 콩글리시 취급하는데, 정확한 이름은 스테이크 타르타르가 맞지만 타르타르 스테이크란 이름도 쓰이긴 한다. 영문판 위키피디아에서도 이렇게 밝혀 놓고 있다. 보통은 줄여서 타르타르라고만 하고, 타르타르 소스와 구별할 때만 '스테이크'를 붙인다.
날고기를 먹는 요리 방식은 몽골에서 슬라브족을 거쳐서 유럽에 전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몽골인들에게는 고기를 다져서 우유나 달걀 노른자와 섞어 먹는 방법이 있었다고 하는데. 고기를 다진 이유는 지금처럼 소나 말을 가둬놓고 키운 게 아니기 때문에 고기가 질겨서 잘게 다짐으로써 먹기 편하게 만든 것이었다고. 몽골인들이 날고기를 말안장 밑에 넣어서 부드러워질 때까지 놓아뒀다가 먹었던 게 유래라는 설도 있지만 이는 안장과 마찰 때문에 피부가 쓸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고기 조각을 깔았던 것과 헷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타르타르 소스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 그런데 19세기까지만 해도 이 음식의 이름이 유럽에서는 스테이크 아메리칸이었다고 한다. 19세기에 뉴욕에 스테이크 타르타르를 파는 음식점들이 많았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스테이크 아메리칸이라고 불렀는데, 한편 뉴욕에서는 함부르크 스테이크(Hamburg steak), 즉 햄버그 스테이크라는 이름으로 팔았다고 한다. 즉 19세기 햄버그 스테이크는 날고기 그대로였다는 얘기. 잘 해야 훈제 정도 하는 수준이었다. 왜 뉴욕에서는 햄버그 스테이크라고 불렀냐면, 당시 유럽과 미국을 잇는 배편이 부로 함부르크-뉴욕이었기 때문이다. 이 날고기 햄버그 스테이크도 함부르크에서 건너왔다. 지금 햄버그 스테이크도 익히기는 하지만 고기를 다져서 만드는 것이니 연관성이 있는 셈이다. 그러다가 타르타르 소스를 곁들인 스테이크 아메리칸이 등장하면서 스테이크 타르타르라는 이름이 생겨났고, 지금은 타르타르 소스를 곁들이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이름은 그대로 스테이크 타르타르다.
프랑스에서는 유명한 음식으로 레스토랑에서 타르타르를 파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메뉴에는 뒤의 '스테이크'를 생락하고 르 타르타르(Le Tartare)라고만 쓰는 경우가 많다. 그 뒤에 de bœuf(소고기)라고 쓰여 있는지 잘 봐야 한다. de cheval은 말고기 육회다. de thon(다랑어), de saumon(연어) 같은 게 쓰여 있는 걸 모르고 시켰다가는 생선 육회를 먹게 된다. 다만 소고기 타르타르 중에는 bœuf 대신 산지를 쓰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부르고뉴 샤롤 지방 소를 뜻하는 Charolaise라든가. 어떤 고기로 만들었는지 써 있지 않고 그냥 le tartare라고만 쓰여 있으면 소고기 타르타르라고 보면 된다. 외지 관광객들이 '스테이크'라는 말만 보고 멋모르고 시켰다가 낭패를 보는 일들이 종종 있는지 외국인 관광객이 이걸 주문하면 '이거 뭔지 알고 주문하는 거?' 하고 물어보기도 한다.
먹을 때는 달걀 노른자가 얹혀져 있으면 이걸 잘 비벼서 먹으면 된다. 이쯤 되면 정말 육회 같다. 우스터 소스나 타바스코 소스를 같이 주므로 이걸 좀 넣어서 비벼 먹어도 맛있다. 빵도 같이 주는데 여기에 얹어서 먹어도 맛있다. 육회에 거부감이 없다면 타르타르 역시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다만 달달하게 만드는 육회와는 달리 타르타르는 간만 되어 있고 단맛이 거의 없다. 단독 음식으로 먹기도 하고, 카나페나 앙트레로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