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타키
일본의 레이싱 드라이버. 포뮬러 1 역사상 최악의 드라이버를 꼽으라면 줄곧 제1순위로 꼽히는 인물.
F1 최초의 페이 드라이버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노우에 본인은 "나만 돈 들어 와서 자리 차지한 거 아니다." 하고 주장하지만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스폰서 자금을 들고 와서 F1 시트를 얻는 일은 많았지만 이들은 스폰서들이 드라이버의 실력이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었다면 이노우에 타키는 근본적으로 F1을 탈 실력이 도저히 안 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돈의 힘으로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페이 드라이버의 모범적인 윈조 케이스로 손꼽히고 있는 것이다.
F1]의 풍운아로 한가닥 하셨던 조니 허버트는 1995년에 베네통 팀에서 처음으로 테스트를 했을 때 같은 팀의 미하엘 슈마허보다 한 바퀴에 2초나 느린 기록을 냈다. 그때 허버트 선생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무슨 이노우에 타키가 된 것 같아." 무슨 소리야 세이프티카 정도는 들이 받아야 이노우에지.
당시 또 다른 일본인 F1 드라이버로 '움직이는 시케인'이라는 비웃음을 샀던 카타야마 우쿄조차도 이노우에 타키를 "쓰레기"라고 부를 정도였다. 도대체 이노우에란 인간이 얼마나 지랄맞았기에? 심했기에?
이노우에 타키의 F1 인생에 정점을 찍었던, 그를 가장 유명하게 만들었던 경기는 1995년 헝가리 그랑프리다. 그냥 아래 동영상을 보자.
처음에 나오는 부분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며, 사고의 완전한 장면을 보려면 1분 2초 경부터 보면 된다.
레이스 도중 엔진에 불이 나는 바람에 트랙 바깥에 차를 세운 이노우에는 마샬의 굼뜬 대응에 화가 났다. 연기는 계속 심해지고, 이노우에는 빨리 좀 끄라고 손짓을 하는데 마샬은 우물쭈물 하고 있으니 이게 얼마짜리 차인데 차라리 내가 직접 끈다! 하고 소화기를 가지러 간 이노우에, 그런데 메디컬카가 접근하고 있는 것을 몰랐다. 소화기를 가지고 차로 돌아가려던 이노우에는 메디컬카에 들이 받혀서 보닛 위에서 한 바퀴 빙글 돌면서 멋진 도마체조 동작을 선보인 뒤, 두 다리로 착지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옆으로 절뚝 절뚝 거리다가 결국 땅바닥 위에 큰대자로 드러눕고 만다. 훗날 <톱기어>와 인터뷰에서 이노우에의 말씀. "그래도 두 다리로 착지했잖아요. 아주 좋았어요. 완벽한 칙지 동작이었죠. 9.99점 짜리였다니까!"
이 이후의 이야기도 웃기는데, 원래 F1 드라이버가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하면 일단 메디컬 센터로 간 다음 추가 치료가 필요하면 헬리콥터로 병원에 후송된다. 그런데 헬리콥터가 안 떴다. F1 안전 대표인 찰리 와이팅 왈, 헬리콥터를 띄우면 경기를 중단시켜야 하니가 좀 기다리라고 했다고. 한 시간 정도 메디컬 센터에 있던 이노우에는 결국 헬리콥터 편으로 병원에 갔는데, 검사 결과 뼈에는 별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이노우에의 말에 따르면 병원 측은 "신용카드를 내놔라. 그래야 치료해 주겠다."고 요구했다. 레이싱 복장 그대로 병원에 왔는데 웬 신용카드? 결제 먼저 안 하면 치료 못 해준다는 병원 측과 30분 동안 실갱이를 벌인 뒤 치료를 어찌어찌 받기는 했는데 그 뒤 2년 동안 병원에서 이노우에한테 계속 청구서를 날려보냈다고. 슈마혀였어봐라. 이렇게 취급했나.
아무튼 위와 같은 명장면들 말고도 이노우에 타키로 검색해 보면 주로 나오는 게 스핀이나 뭐 들이받은 장면들이다. 약 7분 분량으로 그의 화려했던 F1 선수 생활을 요약한 동영상도 있다. 제목은 그냥 이노우에(INOUE). 부제는 "No Talent, No Control, No Hopte(재능도 없고, 실력도 없고, 희망도 없는)" 아무튼 F1 드라이버들 중에서 가장 많은 조롱과 비웃음의 아이콘으로 어쨌거나 역사에 이름은 길이 남겼다.
<YouTube>R14k8_9jN30<YouTube>
F1에서 물러난 이후로는 일본으로 돌아가서 국내 경기에 참가하다 현역에서는 은퇴했다. 지금은 일본인 드라이버 매니지먼트 일을 하면서 모나코에서 살고 있다. 자기 말로는 떼부자라서 거기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고 당신이 모나코에서 알바로 살고 있는 건 아닐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