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퍼미
모터스포츠 경기에서 주행을 마친 차량을 보관하고 사람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구역. 프랑스어 parc fermé에서 온 말로 영어로는 park closed, 곧 폐쇄된 공원 주차구역을 뜻한다. 프랑스어로 읽으면 파르크 페르미 정도가 된다.
목적
경기에서 예선 및 결승, 랠리의 레그를 마친 차량들은 차량검사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항의가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런데 경기 차량을 아무런 통제 없이 방치해 두면 선수나 팀은 속임수를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규정에 어긋나는 장치를 달아서 이득을 봤다가 주행이 끝나면 슬쩍 떼어내 버릴 수도 있고, 반대로 최저 무게에 미달하는 가벼운 상태로 주행을 한 다음 슬쩍 납덩이를 넣어서 무게를 올릴 수도 있다. 파크 퍼미는 이러한 부정 행위를 막고 차량이 경기에서 주행했던 그 상태를 유지한 채로 일정 시간 동안 보관하기 위해 경기장에 마련되는 특정한 구역이다.
종류
파크퍼미도 몇 가지 종류가 있다. 크게 나누면 공간과 시간이다.
- 공간 : 특정한 구역을 파크퍼미로 설정한다.
- 시간 : 특정한 기간을 파크퍼미로 설정한다. 이 규정을 적용 받는 차량은 어디에 있든 무조건 파크퍼미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를 파크퍼미 상태(parc fermé condition)라고도 한다. 파크퍼미 상태에 있는 차량은 할 수 있는 작업이 극도로 제한되며 항상 오피셜의 집중 감시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포뮬러 1에서는 각 차량이 예선을 시작하는 시점부터[1] 결승 포메이션 랩이 시작되는 시점 사이에 있는 모든 차량이 파크퍼미 상태로 간주된다.
운영
보통 연습주행 때는 파크퍼미가 운영되지 않는다. 이 때에도 규정은 준수해야 하지만 연습주행의 기록이 순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며 연습주행 때는 팀이나 선수에게 여러 가지로 차량을 시험하고 세팅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어서다. 경기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예선이나 결승에서는 파크퍼미가 필수지만 경기의 스케줄이나 경기장 사정에 따라 탄력 있게 운영할 때도 있다.
파크퍼미가 운영되는 주행 세션에서는 세션을 마치고 피트로 들어오는 차들은 무조건 파크퍼미까지 가는 게 원칙이다. 중간에서 팀의 도움을 받아서는 안 되고, 선수가 차량을 몰고 그대로 파크퍼미까지 가는 게 원칙이다. 만약 고장과 같은 이유로 동력으로 가지 못한다면 오피셜이 밀어주거나 해서 가게 된다. 예선이나 결승이 끝나면 그 시점부터 모든 차량은 파크 퍼미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파크퍼미에 가기 전 무게측정과 같은 간단한 검사를 하기도 한다.
일단 파크퍼미에 차량을 세워 놓고 나면 선수는 차량에서 내려서 파크퍼미에서 나가야 한다.
파크퍼미는 그 관리 책임을 맡은 오피셜이 전적으로 통제하며, 이들 오피셜의 허가 없이는 출입할 수 없다. 원칙적으로는 차량에 대한 어떤 작업도 금지되며 심지어 손도 못 댄다. 불가피할 때, 예를 들어 시동을 끄거나 쿨링 슈트의 드라이 아이스를 빼거나 할 때에는 오피셜의 허락을 받고 딴짓 안 하는지 감시를 받아가면서 작업해야 한다.
서킷 레이싱의 경우, 보통 파크퍼미는 잠정 결과가 나온 시각으로부터 30 분 후까지 운영된다. 이 때가 통상 항의가 마감되는 시각이기 때문이다. 이 사이에 항의가 제기된 차량이 있거나 추가 차량검사가 있을 경우에는 파크퍼미 운영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랠리의 경우, 레그가 끝난 차량들은 서비스 파크에서 정비를 바치고 나면 파크퍼미에 보관해야 하며. 그 다음 레그가 시작될 때까지 보관되어 있어야 한다.
- ↑ 예선 세션이 시작되는 시각이 아니라 각 차량이 예선 참가를 위해서 최초로 피트 아웃한 시점부터이므로 차량마다 시작 시점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