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
콩을 갈아 만든 콩국에 국수를 넣어서 차갑게 말아 먹는 국수 요리. 여름철 인기 최고 메뉴 가운데 하나다. 콩국수 전문점도 있지만 국수집, 중국집, 분식집도 특히 여름이 되면 콩국수를 판다. 비교적 만들기도 수월한 편이고, 콩국을 잔뜩 만들어 놓고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국수만 말아서 내면 되니까 만들기도 간편한 편이라 집에서도 여름이면 시원하게 콩국수를 해먹는 집들이 많다. 아예 콩국은 가게에서 사다 놓고 국수만 삶아서 먹을 수도 있다. 이름난 콩국수집 중에는 콩국만 따로 파는 곳도 있다.
콩을 불려서 삶은 다음 맷돌이나 믹서로 곱게 갈아서 콩국을 만들고, 국수를 삶은 다음 차갑게 행궈 대접에 올린 위에 콩국을 부어서 낸다. 고명은 없거나 오이 채썬 것이 나오는 정도가 전부다. 보통은 메주콩을 많이 쓰지만 검은콩을 써서 색깔이 회색 빛깔을 띠는 콩국수도 있다. 국수는 저렴한 곳이나 집에서 먹을 때는 그냥 건면을 삶고 좀 비싼 집들은 직접 뽑아서 삶는다. 국수는 밀가루만으로, 혹은 밀가루에 날콩가루를 조금 섞는 게 보통. 차가움을 유지한다고 얼음을 눻어서 주는 곳도 있는데 얼음이 녹으면서 콩국이 묽어진다. 생면인 경우에는 너무 차가우면 면이 단단해져서 먹기가 별로인 단점도 있다.
콩 삶아서 갈고 국수 삶아서 넣으면 되니까 만들기 무지하게 쉬워 보인다. 그렇긴 하다. 하지만 진짜 맛있는 콩국수를 만들려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름 좀 있다는 콩국수 전문점은 콩국의 농도가 장난이 아니게 걸쭉한데, 이런 경우는 100% 콩국에 콩가루를 섞은 것이다. 콩국만으로는 절대로 그 농도를 낼 수가 없다. 고소한 맛을 강조한다고 사실은 싸니까 땅콩가루를 넣는 곳도 있다. 너무 묽거나 고소한 맛이 없으면 속된 말로 맹탕이고, 농도가 너무 심하면 이게 콩국인 죽인지도 모르겠고 먹기에 너무 뻑뻑하다. 아무튼 농도가 진하게 만드는 건 음식점처럼 대량으로 파는 곳에서는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집에서 콩국수를 만들면 아무리 믹서에 팍팍 갈아도 완전히 죽처럼은 안 되고 좀 입자가 느껴진다. 이런 정도의 콩국수가 너무 억지로 걸쭉하게 만든 콩국수보다 자연스럽다. 너무 오버스럽지 않으면서도 농도 있는 콩물. 이제 참 쉽지 않다.
보통은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는데, 전라남도만큼은 설탕을 밥숟가락으로 한두 스푼 뿌려 먹는다. 이쪽 지방은 콩국수와 함께 설탕 그릇이 나온다. 이렇게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적응이 안 되지만 맛 들이면 타지에 가서도 설탕을 찾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