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클래스
퍼스트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의 중간에 있는 여객기의 좌석 클래스.
왜 비즈니스 클래스라는 말이 붙았냐 하면, 비즈니스 출장 관계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비행기에서 내려서 바로 약속장소로 가서 비즈니스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일정을 넉넉하게 잡아서 하루 쉬고 다음 날부터 일정을 소화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제제비가 더 들어가기도 하고 그래봤자 비즈니스 클래스 끊는 것보다 훨씬 싸잖아. 일정이 그렇게 안 돼서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이 이코노미 클래스틀 타면 특히 장시간 비행에는 녹초가 된다. 그러니 비행기에서 푹 쉬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비즈니스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한다... 는 게 비즈니스 클래스의 콘셉트다. 그런데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비싼 와인 준다고 술은 더럽게 처먹더라.
보통 비즈니스 클래스의 요금은 이코노미 클래스의 2~3배 사이에서 책정된다. 이코노미 클래스는 이래저래 할인이 많은데 비즈니스 클래스는 상대적으로 그런 게 적다. 돈지랄의 끝판왕퍼스트 클래스는 아예 없다시피 하고. 좌석 공간도 넓고 서비스도 좋다 보니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수익이 시원치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대부분 항공사는 항공기 대부분을 이코노미로 채우고 퍼스트나 비즈니스는 앞쪽이나 2층의 일부만을 사용하지만 수익은 오히려 퍼스트나 비즈니스 쪽에서 많이 나온다고 한다.
좌석
당연히 이코노미 클래스보다는 훨씬 좋고, 항공사에 따라서는 우등 고속버스나 옛날 새마을호 특실보다도 좋다. 보통 비즈니스 클래스 하나가 이코노미 클래스 셋 정도의 좌석 공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동체 항공기의 경우는 대략 우등 고속버스와 비슷하다. 이코노미 클래스는 한 열에 3-3 배열로 들어가지만 비즈니스 클래스는 2-2 배열로 들어가고 물론 좌석 간 간격도 훨씬 넓다. 광동체 항공기는 좀더 사정이 좋은데, 특히 최근에는 고급화 경쟁 속에 풀 플랫, 즉 180도로 등받이가 젖혀져서 완전히 누울 수 있는 구조의 좌석도 제공되고 있다. 그렇게까지 넘어가지 않더라도 대략 누운 것과 비슷한 정도로 많이 넘어가는 편인데, 다만 발쪽으로 기울어진지라 누웠을 때 풀 플랫보다는 확실히 덜 편하긴 하다. 항공 커뮤니티에서는 흔히들 미끄럼틀 좌석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풀 플랫보다 미끄럼틀이 더 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풀 플랫이 침대형 좌석이긴 하지만 침대만큼 편할 수도 없고, 완전히 펼쳤을 때 침대스러운 편안함을 주려다 보니 오히려 의자로서 기능은 떨어진다는 게 이유.[1]
좌석의 배치도 여러 가지로 머리를 쓴다. 예를 들어 광동체 항공기는 2-2-2 배열이 많은 편인데 창가 쪽 손님이 화장실을 가거나 할 때 통로쪽 손님을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좌석을 나란히 놓는 게 아니라 약간 지그재그로 놓는, 이른바 헤링본(herringbone)이나 스태거드(staggered)을 쓰기도 한다. 스태거드는 좌석이 기존 배열처럼 앞뒤로 똑바른 방향을 하고 있지만 헤링본은 약간 비스듬하게 설치된다. 한술 더 떠서 순방향과 역방향으로 번갈아 배치하는 리버스 헤링본으로 방식으로 공간 효율을 더 높이기도 한다. 헤링본으로 배열에 대해 손님들이 가지는 가장 큰 불만은 '좁다'는 것이다. 좌석의 폭, 특히 발쪽의 폭이 좁아지는 게 문제인데 리버스 헤링본으로 하면 이런 문제가 좀 낫다고 한다.
좌석에 설치된 편의 장치들도 이코노미 클래스와는 넘사벽으로 차이가 나는데, 등받이 뒤로 젖히는 버튼만 있는 이코노미에 비해서 비즈니스는 등받이 발받이를 조절하거나 좌석 전체의 포지션을 조정해서 이착륙 모드, 편하게 쉬는 모드, 눕는 모드로 바꿔 주는 식으로 원터치로 좌석 세팅을 바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전원이 없거나 있어도 두 좌석에 하나 정도 있는 이코노미와는 달리 협동체에도 좌석 당 전원이 하나씩 달려 있는 게 거의 기본이고 USB 포트도 기본, 천장에 달려 있는 조명 말고도 따로 좌석에 부착되어 위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독서등도 제공된다. 여기에 자잘한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사물함이 있기도 하고
고급화 경쟁
좀 더 고급화를 추구하는 항공사들은 기존 비즈니스보다 좀 더 넓고 좋은 좌석을 설치하고 좀 더 차별하된 비싼 가격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즈니스 스마티움 클래스, 대한항공은 프레스티지 슬리퍼 시트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데 기존 비즈니스 클래스보다 가격이 더 비싸다. 마일지로 끊으려고 해도 일반 비즈니스보다 더 떼간다.
아예 전체 좌석을 비즈니스 클래스로 깔아놓은 항공기도 있다. 그 대표 사례가 영국항공의 런던-뉴욕 BA001/002편. 원래 이 운항편은 초음속 콩코드 여객기가 들어갔지만 콩코드가 퇴역한 뒤로는 협동체 항공기인 A320를 모두 비즈니스석으로 깔아서 쓰고 있다. 비행 시간은 당연히 콩코드보다 길어졌지만 대신 급유 문제로 기착하는 아일랜드에서 미리 미국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게 해서 뉴욕 존에프케네디공항의 입국 시간을 대폭 줄였다. 싱가포르항공도 비즈니스 클래스 전용 항공기를 운항한 적이 있으나 접었다. 이전에도 전체 좌석을 비즈니스 클래스로 깔거나, 아예 비즈니스 클래스만 운영하던 항공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실패로 돌아갔다. 대한항공은 A380의 2층 좌석 전체를 비즈니스 클래스로 깔아 놨다.
항공사들이 상용 수요를 잡기 위해서 비즈니스 클래스 고급화 경쟁에 들어가다 보니까 퍼스트 클래스의 매력이 떨어져서 퍼스트를 없애는 항공사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A380을 정기 운항하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프랑크푸르트 노선만 빼고는 퍼스트 클래스를 다 없앴다. 그런데 이코노미와 비즈니스 중간에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만드는 항공사들도 늘어나서, 비즈니스-프이코-이코노미의 3 클래스를 운영하는 항공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저가항공사에도?
저가항공사들 중에도 비즈니스 클래스를 운영하는 항공사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에어아시아는 컴포트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넓은 좌석과 무료 기내식을 제공한다. 물론 좌석 공간이나 기내 서비스의 질은 플래그십 항공사와는 차이가 있지만 잘만 알아보면 플래그십 항공사의 이코노미 클래스 가격으로 저가항공사 비즈니스 클래스를 탈 수도 있다.
국내선 비즈니스 클래스
국내선에도 비즈니스 클래스를 운영하는 항공사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국내선이 길어봤자 한 시간 정도라면 큰 의미가 없지만 캐나다나 미국, 호주처럼 땅덩이가 넓은 나라들은 길게는 너댓 시간까지 걸리기 때문에 국내선에도 비즈니스 클래스가 들어가고 국제선 못지 않은 기내 서비스도 제공된다. 우리나라는 대한항공에서 프레스티지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제공한다.[2] 아시아나항공은 이런 서비스는 하고 있지 않은데, 대신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이 있는 항공기가 운항되는 항공편에서는 회원 등급이 높거나 하는 승객에게 추가 요금 없이 이들 좌석을 제공한다. 광동체라면 거의 100% 확률로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B767이나 협동체 항공기라면 복불복이다.
그밖에
우리나라에서 종종 문제가 되는 기내 폭력이나 난동 사건은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자주 벌어지는데, 아무래도 이걸 탈 정도의 재력이나 지위가 되는 사람들 중에는 갑질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들도 꽤 있고, 또 술도 좋은 걸 주고 달라면 제깍제깍 갖다 주다 보니 만취하기도 쉽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