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
돼지의 다리 부위를 양념국물에 삶은 뒤 썰어서 내는 음식. 돼지족발이라고도 하지만 그냥 족발이라고 하면 돼지족발을 뜻한다. 참고로 소는 우족이라고 하며 닭도 닭발을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다.
족발의 족은 발 또는 다리를 뜻하는 말이라서 사실 겹말이다. 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쓰여오던 말이라 표준어로 쓰이고 있다.
껍질을 벗기지 않고 삶아서 만들며 쫄깃한 식감과 콜라겐이 많아서 인기가 많다. 삶아서 만드므로 칼로리도 낮은 편. 먹을 때는 그냥 먹거나 새우젓을 찍어 먹는다.
족발집에서 그릇에 담아 낼 때는 압도적인 볼륨감 때문에 양이 많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밑에 큼직한 돼지 다리뼈를 깔아놓기 때문에 보기보단 양이 적다. 회 밑에 무채나 천사채를 깔아서 양이 많게 보이는 것과 비슷한 수법.
야식계에서는 보쌈과 함께 존재감을 과시하는 요리다. 배달 야식으로 족발과 보쌈을 함께 취급하는 곳도 많으며 원래는 족발이나 보쌈 중 하나만 하던 전문점이 세를 확장하고 프랜차이즈를 내면서 배달 수요를 잡기 위해 둘 다 하는 곳들도 있다. 대표 사례라 할만한 데가 원래 보쌈만 하던 원할머니보쌈. 본점은 여전히 보쌈만 하지만 체인점은 족발도 취급한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지역이라면 역시 서울 장충동으로 여러 족발집에 모여있으며 그 중에서도 원주로 치는 곳은 방송에도 여러번 나온 뚱뚱이 할머니 족발. 맛의 비결로는 뚱뚱이 할머니 스스로 수십 년간 써 온 족발 삶는 국물을 꼽는다 즉 수십 년간 계속 국물을 버리지 않고 족발을 삶으면서 모자라는 양념이나 물은 채워 가면서 계속 사용하는 것. 이곳 말고도 족발 좀 한다는 집은 이런 식으로 양념 국물을 계속 사용하는 집들이 꽤 있다. 공덕시장 족발집들도 가격대비 푸짐한 양으로 인기가 많다.
돼지 다리를 쓴 외국 요리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독일의 슈바인스학세. 한국에서는 농담 반으로 독일 족발이라고도 부르지만 조리법이나 먹는 법은 차이가 크다. 족발은 거의 발끝까지 쓰지만 슈바인스학세는 발목 바로 위까지만 쓴다. 족발은 삶아서 만들어 썰어서 내지만 슈바인스학세는 구워서 만들어 통으로 내서 나이프로 잘라 먹는다.
이계진 전 KBS 아나운서가 쓴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딸꾹!>을 보면 정보 프로그램에서 한의사가 출연해서 건강 상담을 하는데 돼지 족 같은 데다가 약재를 넣어서 삶아 먹으라고 이야기를 하고 아나운서가 확인차 반복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돼지 족같은 데...' 때문에 분위기가 이상해졌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런 면에서는 겹말이라도 족발이 나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