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록스
On the rocks.
영국식 영어로 하면 온더록스이고 미국식 영어발음으로는 온더락스다. 얼음이 담긴 잔에 술을 부은 것. On the rocks는 말 그대로라면 '바위 위'가 되는데 바위가 즉 얼음이다. 돌얼음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언더록스 또는 언더락스로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under rocks가 아니다. 이미지로 보면 술이 잔 밑에 깔리고 얼음이 위에 있으니까 under rocks 아냐? 싶을 수도 있지만 이 말은 원래 술을 얼음 위에 부어서 차게 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술을 차게 마시고 싶을 때, 또는 독한 술을 적당히 희석시키고 싶을 때 쓰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스트레이트와 별 차이가 없지만 얼음이 녹으면서 도수가 서서히 낮아진다. 처음부터 도수를 낮춰서 마시고 싶다면 술을 부은 다음 저어서 얼음을 좀 녹이거나 물을 약간 탄다.
술에 제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되므로 술이 희석된다. 보통은 위스키나 보드카, 증류식 소주와 같이 도수가 높은 증류주가 베이스다.
사용하는 잔은 보통 높이가 낮고 지름이 넓은 원통형 모양의 잔을 많이 쓴다. 록스 글라스(rocks glass), 또는 올드패션드 글라스(old-fashioned glass)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는 온더록스 글라스라고 많이 부른다. 로우볼 글라스라고도 부른다. 하이볼 역시도 얼음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온더록스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나. 미리 물이나 탄산수에 희석을 하고 높이가 높은 하이볼 글라스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
집에서도 간단히 마실 수 있지만 전문 바에서는 물을 한번 끓여 식히고 아주 낮은 온도에서 단단하게 얼린 얼음을 쓴다. 이러면 물 안에 있던 공기가 빠지면서 얼음이 투명해서 보기도 좋고, 얼음이 단단하며 서서히 녹는다. 얼음이 빨리 녹으면 술이 금방 희석되기도 하고, 얼음이 단단하지 않으면 녹으면서 금이 가고 쪼개지기도 쉽다.
<조선일보>의 '리빙포인트'에서 '차가운 맥주가 없을 땐 : 급한 상황에 차갑게 해 놓은 맥주가 없을 땐 맥주에 얼음을 넣어 마시면 좋다.'고 했다가 네티즌들에게 비웃음을 사고 패러디가 줄줄이 나오기도 했다. 맥주를 온더락스로 마시라는 얘기. 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물론 맥주에 얼음을 넣으면 빠르게 차가워지는 것도 사실이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나라들에서는 그렇게 마시기도 하지만 여기는 그만큼 무더운 나라도 아니고, 생활의 지혜라고 하기엔 너무 단순무식한데다가 맥주에 얼음을 넣으면 안 그래도 도수가 낮은 맥주가 더욱 희석된다. 안 그래도 싱거운 한국 말오줌에 뭔 짓을 하는 거야! 또한 울퉁불퉁한 얼음 표면 때문에 탄산도 빠른 속도로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