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지하에 만든 터널로 달리는 철도 열차. 말 그대로 하자면 지하로 달리는 열차라면 모두 지하철이겠지만 통상 도시찰도 기능을 하는 것만 지하철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수서고속선은 수서역-지제역 사이을 지하터널로 달리지만 이 구간을 달리는 SRT를 아무도 지하철이라고 하지 않는다. 반면 지상이나 고가 철도를 달리는 것도 도시철도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지하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 지하철 1호선. 사실 지하 구간은 서울역-청량리역으로 대부분 열차는 전체 운행 구간 중 지하보다 지상 구간이 훨씬 더 길다. 사실 우리나라의 첫 지하철이었던 서울 지히철 1호선이 이런 식이었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도시철도라면 그냥 지하철로 퉁쳐서 부르는 경향이 있다.
한편으로는 운영주체에 따라서 지하철과 전철로 구분해서 부르기도 하는데 서울교통공사나 부산교통공사에서 운영하면 지하철이라고 부르고 코레일에서 운영하면 전철이라고 부르는 식이다. 코레일 분당선은 대부분이 지하 구간이지만 공식적으로는 광역전철이라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그냥 지하철 전철 섞어서 부르고 도시찰도나 광역전철 같은 말은 거의 안 쓴다. 아무튼 이 항목은 좁은 의미, 즉 지하 터널을 이용하는 도시철도를 주로 다룬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전되고 인구가 몰리는 대도시의 교통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필수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량수송이 가능하다는 철도의 장점에 지상 도로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1]는 장점까지 더해서 지상으로는 한계에 부딪치는 도시 교통망의 수용 능력을 큰 폭으로 확장시킨다.
그러나 지하에 터널을 파야 하는 만큼 공사 기간이 길고, 지상에서부터 파들어가서 터널 구조물을 구축하는 개착식 공법을 쓸 때에는 공사 구간에 교통체증이 심각해진다. 또한 도로와 같이 위에 구조물이 없는 곳에서만 가능한 방식이다. 지하에서 터널을 뚫어나가는 굴착식 공법을 쓰면 위에 건물이나 구조물이 있어도 공사를 진행할 수 있고 교통체증 문제는 별로 안 생기지만[2] 개착식에 비해 공사비가 많이 들고 난이도가 높아진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지라 가난한 나라들은 인구가 도시로 몰리고 교통체증이 심각해져도 돈이 없어서 지하철을 한동안 못 뚫는 일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인구 1천만 명에 수도권으로 보면 3천만 명이나 되는 인구가 살고 있지만 지하철 없이 교통지옥에 시달리고 있던 도시인데, 2019년에 들어서야 지하철인 자카르타 MRT가 뚫렸다. 원래 1980년대에 타당성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90년대 말에 아시아를 휩쓴 금융위기에다가 자금난까지 겹쳐서 일본으로부터 돈을 빌려서 겨우 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3] 물론 이제 겨우 1호선 하나 뚫린 거라서 전체적인 교통체증 완화에는 큰 도움은 안 되고 있지만 앞으로 지하철 망이 확충되면 상당한 도움은 될 듯.
각주
- ↑ 한때 도시 교통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던 노면전차가 주류에서 밀려난 데에는 이 문제가 크다.
- ↑ 아주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는데, 몇몇 지점에는 장비와 사람이 오르내릴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역을 만드는 구간은 보통 사거리이고, 여기는 위에서 파들어가서 구축할 수밖에 없다.
- ↑ "30년 염원 담은 자카르타 지하철", <데일리비즈온>, 2019년 5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