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주
말 그대로 발효를 통해서 만드는 술. 사실 모든 술은 거슬러 올라가면 발효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굳이 만들자면 석유에서 뽑아낸 에틸렌을 가수분해함으로써 발효를 통하지 않고도 에탄올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발효로 만드는 에탄올을 바이오 에탄올, 에틸렌으로부터 만든 것을 석유계 에탄올이라고 부른다.[1] 일부에서는 소주와 같은 값싼 술이 이렇게 석유에서 만들어낸 에탄올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하고, 소주를 화학주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일단 석유계 에탄올은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석유계 에탄올이 바이오 에탄올보다 딱히 싼 것도 아니다.
기본 원리는 효모의 무산소 발효이다. 효모는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는 포도당을 분해해서 이산화탄소와 에탄올을 만들어내고, 2개의 ATP를 얻는다. 포도당 분자 하나로 18~38개의 ATP를 만들어내는[2] 산소 호흡에 비하면 ATP를 얻는 효율이 1/16에 불과하기 때문에 산소가 있으면 당연히 산소 호흡을 하므로 무산소 발효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3] 발효 탱크의 꼭대기에 에어락을 다는데, 안에서 생기는 이산화탄소는 바깥으로 배출되지만 바깥의 공기는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잡균을 막는 효과와 함께 외부의 산소가 들어오지 못함으로써 무산소 호흡이 잘 일어나도록 하는 작용도 한다. 과거에는 미생물에 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효모의 무산소 발효 같은 것은 알지도 못했다. 하지만 다량으로 술을 만들면 액체의 표면을 제외하면 산소가 결핍되어 있으므로 안에서는 에탄올 발효가 일어난다. 또한 산소 호흡을 하지 못하면 효모는 증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는 어느 정도 산소를 공급해 주면서 효모가 빨리 증식할 수 있게 해야 잡균이 끼어 발효를 망치지 않는다. 앞에서 언급한 에어락을 발효조에 달면 탱크 안에 있던 산소를 다 소비하고 나면 더 이상 산소 공급이 없으므로 무산소 발효를 하게 된다.
모든 술은 결국 발효주에서 시작한다. 일단 막걸리, 맥주, 와인, 니혼슈와 같은 술은 발효주 그대로 마시는 술이다. 증류주는 발효시킨 밑술을 증류시켜서 알코올 함량이 높은 술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침출주는 과일이나 허브와 같은 재료를 술에 담가서 성분을 우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