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하드항공
Etihad Airways
중동의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를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 IATA 식별기호는 EY. 같은 UAE의 두바이를 거점으로 하는 에미레이트항공과 경쟁 관계로 중동 지역을 넘어서 전 세계에 점점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규모는 에미레이트항공보다 많이 딸린다. 전체 비행기 대수가 에미레이트항공의 A380 대수(주문 대기 포함)보다도 적으니 뭐... 그 많은 비행기가 전부 광동체인 에미레이트항공에 비해서 이쪽은 A320 계열의 협동체 항공기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고 A320네오 주문도 더 넣었다. 굳이 에미레이트항공과 덩치 싸움스모으로 가려고 하지는 않는 듯.
기내 시설은 좋으나 왠지 좁다... 단지 기분 문제가 아니다. 남들은 777이나 A340 이코노미 클래스에 3-3-3 좌석 배열을 할 때 3-4-3 좌석 배열을 넣은 선두 주자다. 광동체 여객기에 1열을 더 우겨넣으려고 용쓰고 있는 가축 수송계의 선두 주자. 하지만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으로 들어가는 순간 천국이 펼쳐진다. 돈 없으면 제일 서러운 데가 비행기다. 한 번에 100만 원 이상을 처박는데도 가축 취급이라니.
UAE가 이슬람 국가인 만큼 그에 따른 특징이 있다. 기내 안전 안내 비디오 처음에 알라에게 드리는 기도가 나온다. 기내식으로 나오는 고기는 모두 할랄이다. 돼지고기는 꿈도 꾸지 말자. 하지만 술은 다른 항공사들만큼 갖추어 놓고 준다. 하지만 딱 다른 항공사만큼 정도이고 에티하드만의 뭔가... 는 없다. 예를 들어 그 나라 맥주를 제공한다든가 하는 건 없다. 만들었다가는 알라가 노하실 일이라.
여성 승무원 복장은 중동스러운 스타일을 살리고 있다. 외국인 승무원들이 많은 편인데 단순히 해당 노선 대상 승무원만 있는 건 아니라서 다국적군 분위기다. 초반에 기내 안내방송을 할 때 승무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언어를 얘기해 주는데 보통 너다섯가지는 나온다. 물론 모든 승무원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필요하면 그 언어를 할 수 있는 승무원이 와서 도와준다.
보통 기내식 메뉴는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에티하드는 세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다. 기내 서비스에 관해서는 이 점을 많이 광고한다. 가짓수만 많으면 뭐하나. 맛이 있어야지. 기내식 품질은 좋은 편이다.
A380을 140대나 지르면서 쇼미더머니의 정점을 찍고 있는 에미레이트항공보다는 좀 더 조심스럽다. 에미레이트항공과 비교하면 A380 도입도 훨씬 늦은 2014년부터도 대수도 10대에 옵션 5대. 에미레이트 쟤들 저러다 금융 허브 어쩌고 할 때처럼 또 망하지.
항공동맹체에는 가입 안 하고 있는 상태이고 앞으로도 가입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대신 다른 항공사들을 열심히 자기네 마일리지 프로그램에 끌어들여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데, 경영진은 동맹체 그딴 거는 이미 낡은 개념이고 우리 길을 가겠다고 대놓고 얘기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내위키. 이 이런 정책은 같은 UAE의 에미레이트항공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둘 모두와 제휴를 맺고 있어서 마일리지 교차적립이나 상대 항공사의 보너스 항공권 구매도 할 수 있다. 단, 회원 등급에는 반영 안 되니 주의. 인천-아부다비 운항편인 EY873/EY876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코드쉐어를 걸어놨다. 한국의 라이벌 항공사가 동시에 코드쉐어를 걸어놓은 건 이 항공편이 유일하다. 자비로우신 알라께서는 모든 것을 포용하신다. 근데 하늘 위에서만 자비롭지 말고 땅에서도 자비로우소서.
호주 멜버른에 가면 서던크로스역 옆에 뜬금없이 에티하드스타디움이 있다. 호주 풋볼 경기장인데 광고료를 내고 이름을 걸어 놓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