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넨버그
Kronenbourg.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맥주 회사이자 맥주 브랜드. 프랑스 회사니까 프랑스어 발음으로 하자면 '크호넌부흐'[1] 정도에 가깝다. 그런데 알자스는 여러 모로 독일과 가까운 부분에 많은데, 독일어 스타일로 읽으면 '크로넨부르크'가 된다. 사실 단어 머리에 K가 오는 건 프랑스어에서는 드물고 주로 독일어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 회사의 고급 브랜드인 1664가 뜻하는 것처럼 1664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맥주 회사다. 지금은 칼스버그그룹에 소속되어 있다.
프랑스야 워낙에 와인이 명성을 날리다 보니 맥주는 상대적으로 별반 유명한 게 없는데, 프랑스 맥주 중에 가장 전 세계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브랜드다. 물론 프랑스 안에서도 잘 나가고 있다. 사실 알자스 지방은 알프스산맥 동쪽에 있어서 오히려 프랑스 다른 지역보다는 뻥 뚫려 있는 옆나라 독일과 더 교통이 편한데, 그러다 보니 프랑스지만 독일과 오히려 문화면에서는 더 비슷한 점이 많다. 물론 그래서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에서 일찌감치 치고 들어와서 점령한 곳이기도 한데, 아무튼 그런 배경에서 맥주 문화가 발달한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알자스에 프랑스 제1의 맥주 회사 크로넨버그가 있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브랜드는 역시 라거 및 밀맥주 계열인 1664[2]. 라거는 그냥 크로넨버그도 있는데 1664 쪽이 더 고급 브랜드다. 가장 기본이 되는 라거 맥주 1664는 말 그대로 회사가 생긴 1664년부터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주장인데, 블랑을 비롯한 그밖에 다른 1664 브랜드 맥주들은 대부분 역사가 길지 않다. 두 번째로 긴 1664 골드가 1977년에 나왔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히트치고 있는 1664 블랑은 2006년에야 출시되었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수입이 되다 말다를 여러 번 했는데, 처음에는 라거인 크로넨버그 1664가 들어오다가 큰 인기는 못 끌고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대략 2015년 경부터 밀맥주인 1664 블랑[3]이 특히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히트를 치면서 꽤 입지가 생겼다. 그런데 크로넨버그나 1664라는 말 대신 그냥 '블랑'이라고만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정작 '크로넨버그'라는 브랜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함정.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는 사람들이 그냥 산토리 산토리 하고만 부르다 보니 맥주 이름인 '더 프리미엄 몰츠'는 묻혀 버린 것과는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