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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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8월 4일 (일) 05:31 판

백합목, 재첩과의 재첩속 민물조개를 부르는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낙동강과 섬진강에서 많이 서식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낙동강 오염 때문에 상대적으로 깨끗한 섬진강 유역의 광양, 하동과 같은 곳들이 주요 재첩 산지로 손꼽히고 있다. 섬진강 일대에서는 갱조개라고 많이 부른다.

바다에서 나는 대부분 조개보다 훨씬 작다. 대략 손톱 크기 정도밖에는 안 된다. 따라서 조갯살도 아주 작다. 재첩국 한 그릇에 들어가는 조갯살이 수백 마리 단위일 정도다. 하지만 정말 많이 자라기 때문에 섬진강 강가의 모래를 파면 한 번에 수십 마리씩 나올 정도였다. 반나절 쯤 캐면 양동이 하나 정도는 충분히 나올 정도. 다만 지금은 채취권이 정해져 있으므로 아무나 캐서는 안 된다.

재첩을 재료로 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재첩국. 재첩을 넉넉히 넣고 끓이면 우유처럼 뽀얗게 국물이 우러나는데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조개 특유의 시원한 감칠맛은 다른 조개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진하다. 재료도 아주 간단해서 재첩과 소금, 부추, 쪽파 채썬 게 다라고 보면 된다. 좀 칼칼한 맛을 주고 싶으면 청양고추를 약간 넣으면 충분하다. 뽀얀 국물과 그 위에 둥둥 떠 있는 부추의 조합이 비주얼로 봐도 딱 시원한 느낌을 준다. 하동이나 광양에 가면 재첩국을 끓여서 파는 가게도 많고, 들통에 넣어서 팔기도 한다. 들통 째 사서 나눠서 담은 다음에 냉동실에 얼리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부산 일대에서는 낙동강에서 잡은 재첩으로 끓은 재첩국을 머리에 이고 아침부터 돌아다는 행상이 나름 명물이었다. 재첩국에 밥 한 그릇 말아먹어도 든든하기도 하고, 또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해장국으로도 좋다. 과거에 재첩이 파면 나올 정도로 풍성했을 때에는 칼국수 국물로 써도 맛있었지만 이제는 너무 비싸져서 언감생심. 삶은 재첩을 매운 양념에 무쳐먹어도 맛있다.

다만 요즘은 수질오염과 남획 때문에 예전에 비하면 생산량도 줄고 가격도 많이 비싸졌다. 그 틈을 비집고 값싼 중국산 재첩이 시장을 파고 들고 있는 상태. 특히 우리나라의 재첩은 1급수 맑은 물에서만 살 수 있지만 중국 재첩 품종은 더러운 물에서도 살 수 있다. 식용에는 문제가 없긴 하지만 맛 차이가 많이 나는 데다가 더러운 물에서도 살 수 있는만큼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혹시나 살아있는 중국 재첩이 우리 생태계로 파고 들면 그야말로 토종 재첩은 쑥밭이 된다. 대체로 중국 재첩은 한국 것보다 알이 굵고 크기가 일정한 편이다. 한국 재첩은 이미 가격이 많이 비싸진지라 중국산 재첩이 시장에 많이 파고든 상태고 섬진강 유역과 같은 재첩 산지 정도를 제외하고는 중국 재첩이 거의 점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