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타 신칸센
도쿄와 나리타공항을 고속철도로 잇기 위해서 계획했던 신칸센 노선.
1960년대부터 시작된 신칸센의 성공에 도취되어 있던 일본 정부와 국유철도는 열심히 신칸센 노선을 확장하고 싶어 했다. 게다가 포화상태에 이른 하네다공항을 대체하는 도쿄의 관문으로 나리타공항을 추진하고 있었으니 도쿄역에서 중간 정차역 없이 30분이면[1] 나리타공항까지 꽂아주는 신칸센 노선은 정부에서 보기에는 나름대로 환상의 조합이었다.
꿈은 원대했으나, 추진 과정에서 노선 통과 지역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직면해야 했다. 도쿄 시내를 벗어나면 나리타공항에 이르까지 정차역은 치바뉴타운역 하나 뿐인데, 신칸센 선로 때문에 통과 지역은 두 동강이 날 게 뻔했고, 소음 피해도 예상되었다. 그러나 달랑 하나 지어지는 역은 정작 인구 밀집지역과는 거리가 있었으니 주민들로서는 피해에 비해서 도움되는 게 별로 없었다. 정차역을 여러 개 지어서 여러 등급의 열차를 운행하면 되잖아?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신칸센 노선은 신칸센만 운행할 수 있게 되어 있고, JR은 신칸센 빼고는 거의 협궤인 문제도 있었다. 그렇다고 얼마 되지도 않는 구간에 신칸센역을 여러 개 만들면 신칸센이 가지는 속도라는 장점이 퇴색해 버리니. 게다가 나리타공항마저도 전쟁 수준으로 살벌한 반대 투쟁이 벌어지고 있었고, 이쪽 활동가들이 나리타 신칸센 반대 투쟁에까지 결합하면서 결국 나리타 신칸센은 좌초되고 만다.
이후 나리타공항의 철도 교통을 위해서 몇 가지 대안이 제시되었으나, 결국 기존선 재활용이라는 결론이 나고 말았다. 그 결과 JR은 기존 노선을 엮어서 ㄱ자로 돌아가는 괴이한 노선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그 산물이 바로 나리타 익스프레스. 나리타 신칸센을 만들다가 만 일부 노반은 이후 나리타공항선으로 재활용되어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가 시간 소요 면에서 비교 우위를 가지는 근원이 된다. 이쪽은 신칸센과는 달리 정차역이 여러 개 만들어지고 여러 등급의 열차가 운행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없었다. 원래 신칸센을 염두에 두고 노반을 비롯한 기초 공사를 진행한 때문인지 나리타공항선은 일반 철도로서는 일본에는 많지 않은 표준궤 철도다.[2] 이러다보니 나리타공항 1, 2 터미널역은 JR은 협궤, 케이세이는 표준궤가 들어오는 두 가지 규격의 철로가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