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면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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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12월 29일 (일) 06:47 판

효모를 이용한 액체의 발효 방법 중 하나로, 주로 발효 탱크의 위쪽 표면에서 발효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반대로 탱크의 밑바닥 쪽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는 것은 하면발효. 냉장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하면발효는 그닥 널리 쓰이지 않고 기후가 충분히 차가운 계절이나 지역에서만 쓰였고, 토굴과 같은 서늘한 곳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 이외에는 전부 상면발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온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므로 상온발효라고도 부른다. 하면발효처럼 저온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므로 발효가 쉬운 편이고, 속도도 빠르다. 반면 하면발효에 비해서 변질되기 쉽다는 게 단점. 온도 조절을 하지 않고 그냥 자연상태에서 발효를 할 때에는 온도가 들쑥날쑥해서 만들어진 역시도 품질이 오락가락하곤 했지만 최근에는 상면발효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가면서 발효시키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은 많이 없어졌다.

에일 계열의 맥주, 와인, 위스키의 원주, 막걸리약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은 상면발효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맥주 쪽에서는 하면발효로 만드는 라거 계열의 맥주가 급속도로 인기를 끌면서 크게 위축되어, 이제는 상면발효 방식으로 만드는 맥주는 전체의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상면발효로 만드는 에일 계열 맥주는 강하고 풍부한 향과 맛을 특징으로 하지만 시원하게 쭉쭉 들이키기에는 그러한 강렬함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데, 반대로 하면발효로 만드는 라거 계열은 좀 더 심플하고 깔끔해서 마시기에 부담이 적다 보니 인기가 높아진 것. 이게 미국으로 가면 이나 옥수수를 넣은 잡곡 라거가 되고, 이게 또 일본을 거쳐서 한국중국으로 퍼지고... 에일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조차도 한때는 라거 계열이 급속도로 시장을 잡아먹어서 전통 방식 캐스크 에일이 크게 위축되던 시기가 있었다. 리얼 에일 살리기 시민운동까지 벌어지면서 과거의 명성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크래프트 비어 중에는 상면발효를 이용한 것이 많은 편으로, 아무래도 생산 규모가 작다보니 냉각 시설 비용이 들어가고 발효 기간도 긴 하면발효 계열 맥주보다는 상온에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상면발효 계열이 낫다. 홈 브루잉으로 만드는 맥주들은 에일이고 라거고 다 상면발효다. 집에서 냉각 시설까지 해 놓고 저온으로 발효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나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그래서 홈 브루잉으로 만드는 라거 계열 맥주맥아호프는 같은 걸 쓰지만 발효 온도와 효모가 같을 수 없어서[1] 맛이 좀 다르다.

각주

  1. 상면발효에 쓰이는 효모와 하면발효에 쓰이는 효모는 품종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