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기스칸
ジンギスカン(成吉思汗)。
몽골의 황제 이름은 표준 표기법으로는 '칭기즈칸'이 되지만 여기서 다루는 일본 요리는 '징기스칸'이 맞다.[1] 물론 이름은 칭기즈칸에서 따온 거지만.
일본의 양고기 요리. 특히 홋카이도 쪽에서 인기가 높아서 이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삿포로를 중심으로 홋카이도에는 징기스칸 전문점이 정말 널려 있고, 가정에서도 불판을 가지고 징기스칸을 해먹는다. 우리나라에서 집에서 불판 놓고 삼겹살 구워 먹듯이 징기스칸을 먹는다고 보면 된다.이름과 재료 때문에 몽골 요리가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전혀 관계가 없다. 이 요리가 징기스칸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그저 몽골 사람들이 양고기를 많이 먹으니까. 일본에는 '칭기즈칸이 열심히 정복을 다닐 때 군사들이 야외에서 양고기를 이렇게 구워 먹었다...' 는 속설이 있어서지만 그냥 속설일 뿐이다. 일본이 침략전쟁에 한창 열을 올렸을 때 특히 만주와 같은 추운 곳에서 전쟁을 하는 군인들을 위해 특히 홋카이도 쪽에서 양털을 얻기 위해 양을 많이 키웠다. 그 때에는 고기보다는 양털이 더 중요했으므로 양털 제조기로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는 늙은 양을 그냥 버리긴 그러니까 고기로 활용했다. 당연히 머튼[2]인지라 누린내가 심했는데 어쨌거나 아까우니 어떻게든 먹으려고 요리를 하다 보니까 발전해 나간 게 징기스칸. 이와 같은 요리는 만주에 쳐들어간 일본군들로부터 구워 먹는 방법이 전해졌고, 일본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발전해 나갔다. 홋카이도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가운데가 불룩하게 솟아나온 두툼한 철판을 달군 다음 양고기와 채소를 구워서 먹는다. 채소로는 양파, 양배추, 숙주나물을 기본으로 단호박, 마늘, 피망이나 파프리카, 옥수수와 같은 것들도 올라간다.
- 철판을 뜨겁게 달군다.
- 충분히 달구어졌으면 같이 나오는 양고기 기름을 철판에 발라 준다.
- 채소를 먼저 철판의 가장자리를 둘러 올린 다음, 고기는 가운데에 올린다.
- 고기가 구워지면 소스에 찍어먹으면 된다. 생고기라면 너무 익힐 필요 없이 소고기 정도의 취향으로 익혀 먹는다. 냉동 고기라면 좀 더 익혀준다.
옛날에야 남는 양을 처리하기 위한 음식이었지만 엄연한 비싼 요리로 즐기는 지금이야 냄새 나고 질긴 머튼을 쓸 리는 없고, 홋카이도산이나 수입산 램을 쓴다. 아무래도 싸니까 호주나 뉴질랜드 쪽 수입산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홋카이도 쪽으로 가보면 같은 홋카이도산을 사용한 징기스칸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국내산은 가격이... 전문점에서는 양고기의 부위별로 다양하게 고기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곳들도 있다. 양념에 재운 고기와 생고기 두 가지 형태로 파는 곳도 있다. 냉장 생고기도 있고 냉동 고기를 둥글게 말은 다음 마치 동그랑땡 모양으로 잘라서 내기도 한다. 냉장인지 냉동인지는 메뉴에 밝혀 놓고 있으며 둘 다 취급하는 곳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참고로 고기 구이가 그렇지만 연기가 무지하게 난다. 일본에 가 보면 고깃집에 테이블마다 후드 설비를 해 놓지 않은 곳도 많으므로 징기스칸 먹으러 갈 때는 옷에 냄새 잔뜩 배는 건 감안하고 가자.
우리나라는 예전에 신세계 계열의 까르네스테이션이라는 체인점에서 '징기스칸'이라는 걸 했는데 일본의 징기스칸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단 고기도 소고기였고, 일본에서 쓰는 두툼한 철판도 아니었고, 고기도 얇았다. 그냥 얇은 소고기를 마음껏 구워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한마디로 고기뷔페. 그밖에도 좀 비싼 징기스칸 전문점들이 있었지만 이쪽도 대체로 소고기를 썼다. 양고기는 그닥 우리나라 많이 퍼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요즈음은 우리나라도 점점 양고기 수요가 늘고 일본 여행 갔다가 징기스칸을 먹어본 사람들도 늘고 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홋카이도식 양고기 징기스칸 전문점들이 늘어가는 추세고 프랜차이즈도 여러 개 생겼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양고기 하면 중국식 양꼬치가 더 우위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