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케
コロッケ。[1]
프랑스의 크로켓(croquette)이 일본으로 넘어와 현지화된 것. 일본에서 외국으로 역수출되면서 일본식 발음을 영어로 쓴 'korokke'라는 표기까지 퍼졌다. 영어판 위키피디아에도 Korokke 항목이 있을 정도.
일본식 고로케
채소, 고기, 해산물을 비롯한 반죽 재료로 모양을 만든 다음 밀가루, 달걀 같은 재료로 만든 튀김옷을 입히고 빵가루를 듬뿍 묻혀서 기름에 튀겨낸 것으로 빵보다는 튀김 요리로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타이쇼시대에 돈카츠, 카레라이스와 함께 타이쇼 3대 양식[2]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고 지금도 인기가 좋다. 슈퍼마켓 반찬 코너에 가면 쉽게 볼 수 있으며 식당이나 술집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중 요리.
일본식 고로케는 크게 두 가지 문파로 나눌 수 있는 곱게 으깬 감자, 즉 매시트 포테이토를 기반으로 하는 감자 고로케와 베샤멜 소스를 기반으로 하는 크림 고로케 두 가지. 감자 고로케는 서민적이면서도 친숙한 맛으로, 크림 고로케는 아주 부드러우면서 고급진 그리고 입천장이 홀라당 데이는 맛으로 저마다 확실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감자나 크림에 채소, 고기, 해산물을 비롯한 여러 가지 재료들을 섞어서 다양한 고로케를 만들 수 있다. 카레 양념을 넣은 카레 고로케라든지, 김치를 넣은 김치 고로케와 같이 향신료맛이나 매운맛과도 잘 어울리는 편.
빵가루를 묻혀서 튀겨낸 음식아라는 공통점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본에서는 돈카츠 소스를 뿌려 먹는 방법이 널리 퍼져 있다. 타르타르 소스나 토마토 케첩을 쓰기도 한다. 사실 만드는 과정을 보면 갈은 고기로 만드는 멘치카츠와 비슷한 점이 많은데, 차이점이라면 고로케는 매시트 포테이토나 베샤멜 소스가 주 재료로 여기에 고기나 다른 재료를 섞지만 멘치카츠는 갈은 고기가 주 재료고 다진 양파 정도가 들어가며, 매시트 포테이토나 베샤멜 소스는 아예 안 들어가거나 들어가도 조금만 들어가는 정도다.
막 튀겨낸 김이 모락모락 나는 크림 고로케는 먹을 때 주의하자. 아무 생각 없이 덥석 물었다가는 크림이 엄청 뜨거워서 입 안올 홀랑 데일 수 있다. 감자가 주 재료인 것도 갓 튀겨낸 건 무지하게 뜨겁다.
일본에서는 돈카츠처럼 밥과 국, 샐러드를 곁들인 고로케정식도 있고 안주로도 즐겨 먹는다. 간식으로 먹는 건 크기가 작고, 안주나 끼니로 먹는 고로케는 크기가 좀 더 큰 편.
한국식 고로케
일본을 통해 들어온 것이긴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다. 일부 일본식 술집을 제외하고는 간식용 빵으로 여긴다.
우리나라는 제과점에 가면 대체로 고로케가 있고, 더 나아가서 2010년대 중반부터는 아예 고로케 전문점까지 여기저기 생겨나서 장사 잘 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크림 고로케는 좀 드문 편이다. 감자나 크림을 안 쓰고 고기나 채소를 비롯해서 만두와 비슷한 속재료로 만드는 고로케도 많고, 순대처럼 당면이 들어가는 것도 있다. 아예 만둣집에서 고로케까지 파는 곳들도 있었다. 식사나 안주로도 많이 먹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일부 일본음식점이나 이자카야 정도를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간식으로 먹는다.
속재료에 튀김옷을 입히고 빵가루를 묻혀 튀기는 일본식 고로케와는 달리, 한국식 고로케는 빵반죽을 해서 만두처럼 속재료를 넣고 빵가루를 묻혀서 튀기기 때문에 빵에 가깝다. 제과점 고로케를 보면 반죽에 발효과정까지 거쳐서 빵에 공기구멍이 많다. 이는 일본의 카레빵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실제로 일본인들이 "한국에서는 고로케가 왜 카레빵같지?" 하고 묻는 글들을 볼 수 있다. 일본 식문화가 좀 더 다양하게 한국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좀더 일본 스타일에 가까운 고로케들도 전문점을 중심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이들 전문점 중에도 실제로는 여전히 한국식 고로케를 파는 곳들이 많다.
부산에서는 삼진어묵이 밀가루 대신 어묵에 쓰이는 생선 반죽을 사용한 어묵고로케로 크게 히트를 치고 부산어묵 회사들이 줄줄이 어묵고로케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예 어묵고로케를 필두로 해서 제과점처럼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어묵 베이커리까지 만들어서 영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