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가벼운 원자들이 충돌해서 더 무거운 원자가 만들어지는 현상. 무거운 원자가 쪼개져서 더 가벼운 원자들로 만들어지는 핵분열과는 정 반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양이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도 태양 표면에서 핵융합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구에서 연구 개발하고 있는 핵융합을 '인공태양'이라고 부른다.
평상시에는 원자는 + 전하를 띠는 양성자와 전하가 없는 중성자가 모여 만드는 원자핵, 그리고 - 전하를 띠는 전자가 결합해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며, 이 때에는 + 전하를 띠는 양성자끼리는 척력이 작용해서 서로 붙지 않는다. 그런데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으면 고체, 액체, 기체를 뛰어넘어 원자핵으로부터 전자가 이탈하는 플라즈마 상태가 되며 초고온, 초고압력의 플라즈마 상태에서는 원자핵이 척력을 이기고 접근할 수 있다. 이 때에는 강한 핵력이 작용하여 원자핵끼리 붙어서 핵융합이 이루어진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궁극의 수단 중 하나로 각광 받고 있다.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력발전에 비해 핵융합발전은 구현만 된다면 여러 면에서 우월하다.
- 효율 : 핵융합과 핵분열의 에너지를 비교하면 개별 원자 단위로는 핵분열의 에너지가 더 많이 나온다. 그러나 핵융합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를 사용하는데 반해 핵분열은 자연 상태에서 가장 무거운 원소인 우라늄을 사용한다. 같은 질량의 핵연료를 사용했을 때 핵융합으로 만들어지는 에너지가 압도적으로 높다.
- 안전성 :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태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핵분열 발전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위험성이 크고, 오래간다. 핵분열 발전은 핵연료봉을 원자로에 넣고 분열시켜서 사용하는데, 사고가 터지고 핵연료봉을 빼지 못하면 핵분열을 제어할 수 없어서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핵융합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조금씩 핵융합로에 넣어가면서 반응을 시킬 수 있으므로 사고가 터지면 그냥 연료 공급을 끊으면 된다. 물론 사고가 일어났을 때 융합로 내부 플라즈마를 적절하게 제어하지 못하면 플라즈마가 핵융합로 내부의 벽과 충돌해서 손상을 일으키지만 핵분열 발전에서 터지는 사고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융합이 아직 실용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핵융합이 일어나는 조건을 만들어내기가 너무나 어렵고, 이를 제어하기에는 더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플라즈마 자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다. 이미 우리 일상 속에는 플라즈가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당장 불이 플라즈마냐 아니냐는 과학계의 떡밥이고, 브라운관, PDP와 같이 디스플레이에도 예전부터 쓰여 왔다. 문제는 핵융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즉 양성자가 척력을 이기고 핵력의 힘으로 융합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는 안 되고 훨씬 높은 온도 또는 압력이 필요하다. 그게 어느 정도냐 하면, 핵융합의 힘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태양의 표면 온도는 5천만 도다. 그런데 핵융합의 관점으로 보면 이것도 엄청 낮은 온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