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를로
Metlot.
포도 품종의 일종. 와인을 만드는 데 쓰이며 카베르네 소비뇽과 함께 가장 널리 쓰이는 레드 와인의 재료다. 메를로라는 이름은 프랑스어로 티티새를 뜻하는 merle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는데, 검은색에 가까울 정도로 짙푸른 메를로의 색깔이 티티새의 색깔을 연상하게 해서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티티새는 조생종인 이 품종을 쪼아먹는, 즉 농사를 망치는 놈이다. 심지어는 티티새가 이 포도를 쪼아먹는 모습을 보고 붙인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1]
빨리 자라는 편이고 재배도 쉬운 편이라서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품종이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의 블렌딩을 기본으로 하고 카베르네 프랑과 같은 여러 다른 품종들이 들어간다.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해서는 조연 배우 같은 이미지이지만, 보르도 동부의 생테밀리옹과 포므롤에서는 메를로 100%로 와인을 만든다. 보르도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손꼽히는 포므롤의 페트뤼스도 물론 메를로 100%. 프랑스 말고도 유럽 다른 나라에서도 와인용으로 많이 재배하는 품종 가운데 하나이며, 신대륙에서도 마찬가지로 미국, 호주, 칠레를 비롯해서 웬만한 주요 와인 생산국에서는 다 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널리 재배되는 적포도 품종이다.
알이 굵지만 껍질은 얇은 편이라서 타닌 함량이 적은 편으로 빨리 숙성되는 경향이 있다. 메를로 와인은 자두향을 특징으로 하며, 무겁고 짙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비교하면 조금 덜 묵직하고, 더 부드러우면서 화사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둘을 블렌딩하면 좋은 조화를 이룬다. 맛에서는 과일향은 덜한 편이고, 초콜릿을 연상하게 하는 쌉싸름한 느낌과 선명한 산미를 혀로 느낄 수 있다. 블랙커런트의 압도적인 향미가 특징인 카베르네 소비뇽과 비교한다면, 뭔가 한 가지 캐릭터가 그 정도로 압도하지는 않고 여러 캐릭터가 약간 수줍은 듯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매력이 메를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각주
- ↑ "티티새를 아시나요?", 와인21닷컴, 2006년 2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