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저장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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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9월 26일 (일) 01:18 판

Energy storage system (ESS).

말 그대로 에너지 그 중에서도 주로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다. 전기에너지는 만들어지고 나서 바로 쓰여야 하며, 사용되지 않은 에너지는 날아가 버린다. 이러한 에너지를 장기 저장[1]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전기에너지로 바꾸어서 내보내는 장치를 뜻한다. 즉 일종의 전기 저수지인 셈.

ESS가 특히 주목 받게 된 것은 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으면서부터다.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단점이라면 임의로 조절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태양광은 밤에는 발전량이 0에 수렴하며, 풍력도 바람의 세기는 자연의 영역이므로 임의로 조절할 수 없다.[2] 어떤 때는 필요이상으로 과잉 에너지가 만들어지며, 어떤 때는 에너지가 만들어지지 않는 불균형이 발생하는데, 이를 완충시켜 줄 수 있는 게 ESS다. 즉 과잉 발전이 될 때에는 ESS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발전량이 부족할 때에는 ESS가 전기를 만들어 내는 식이다.

현재는 ESS라면 배터리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방식이 대세다. 전기자동차와 함께 2차전지의 주요 수요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급속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전기자동차배터리가 나중에 수명을 다하면 어떻게 할 건가를 두고 말이 많은데, 대부분은 ESS에서 재활용될 것이다. 자동차는 아주 한정된 공간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의 용량이 초기 대비 80% 이하로 떨어지면 수명이 다했다고 보지만, 공간 제약이 훨씬 적은 ESS에서는 이 정도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배터리가 수명을 다하는 시점이 오면 엄청난 폐배터리 대란이 올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 중 상당수는 ESS가 흡수하고, ESS로 쓰기 어려운 경우에도 폐배터리로부터 각종 금속들을 회수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

ESS의 문제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화재인데, 실제로 국내에서 여러 차례 ESS 화재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관련 산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안전기준이 대폭 강화되었다. 전기자동차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대용량의 배터리를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한번 화재가 일어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에너지 저장 장치가 꼭 배터리여야 하는 법은 없다. 물리적인 ESS도 있다. 양수발전소도 일종의 ESS다. 거대한 플라이휠을 돌려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수소 역시 ESS로 주목 받는 수단 중 하나다. 즉 과잉 생산된 전기에너지로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만들어 저장했다가, 전기가 필요할 때 수소로 발전기를 돌리는 식이다. 친환경 자동차로 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의 주요한 사용처로 일반 승용차보다는 대형 트럭, 열차, 선박이나 저장 수단으로서 가능성을 더 크게 보는 시각도 있다.

각주

  1. 여기서 장기 저장이란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 이상을 뜻한다. 전기에너지는 워낙에 찰나의 순간을 기본으로 하는지라, '몇 초', '몇 분' 조차도 무척 긴 시간이다. 컴퓨터의 전원이 눈 깜빡할 순간 동안만 끊어져도 메모리에 있는 데이터는 전부 날아간다.
  2. 태양광발전 중 태양의 위치에 따라 각도를 바꾸는 가동식이 있긴 하지만 설치비와 유지비, 그리고 고장 가능성 때문에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풍력발전은 날개의 각도를 트는 방식으로 발전량을 줄일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