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네이드
Marinade.
고기, 생선과 같은 재료를 요리하기 전에 조미액에 담가서 맛을 들이는 것[1], 또는 맛을 들이기 위해 쓰이는 조미액. 우리말로는 '재우기'에 가깝다.
키위나 파인애플과 같이 효소 작용을 하는 재료를 사용하면 고기나 생선의 육질을 연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2] 식초나 레몬즙에 들어 있는 초산 역시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작용이 있다. 식초나 레몬즙과 같은 것들을 넣어서 살균 효과를 기대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별로 좋지는 않으며 오히려 마리네이드 과정에서 미생물이 증식할 위험이 커지므로 요즈음은 냉장고에 보관해서 마리네이드하는 게 기본이다.
마리네이드에 주로 쓰이는 재료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신맛이 있는 것, 예를 들어 식초, 레몬즙 같은 것들.
- 효소 작용을 하는 것 : 파인애플, 키위. 주로 연육제 작용을 하는 것들이 쓰인다.
- 식용유 : 올리브유가 가장 널리 쓰인다. 우리나라라면 참기름이나 들기름.
- 허브 : 오레가노, 월계수잎, 바질, 로즈마리, 그밖에.
- 향신료 : 후추, 고추, 마늘, 그밖에.
- 소금, 설탕, 간장과 같은 조미료.
절임과 마리네이드의 차이
절임[3]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절임은 원래 식재료를 오래 보존하기 위한 방법이다. 지금이야 냉동 냉장 기술이 보편화되어 있고 방부제도 쓰이기 때문에 보존성보다는 절임 특유의 맛과 향을 주요한 목적으로 하지만[4][5], 마리네이드는 보존성과는 별 관계가 없으며, 요리를 하기 전에 재료에 맛을 들이는 과정이다. 우리식으로 하면 '양념에 재우는' 게 마리네이드다. 예를 들어 갈비를 양념에 재웠다가 굽는 것도 마리네이드의 일종이고 치킨을 염지하는 것도 마리네이드다. 며칠에서 몇 달, 그 이상을 담가 놓는 절임에 비해 마리네이드는 몇십 분에서 길어야 하룻밤 정도로 시간이 짧다.
절임은 설탕, 혹은 소금과 같이 고체 재료만으로도 할 수 있지만[6] 마리네이드는 '액체'에 재료를 담근다는 점 역시도 차이가 있다.
건강
고기나 생선을 구울 때 마리네이드를 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는 연구들이 있다. 고기나 생선을 높은 온도로 익히게 되면 헤테로고리아민(heterocyclic amines, HCAs)이라는 화합물이 생기는데, 누적해서 섭취하면 암 발생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CA를 줄이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로 마리네이드도 있다. 오일, 물, 식초를 주 재료로 해서 허브를 혼합한 액에 고기나 생선을 한 시간 정도 마리네이드한 다음 구울 경우 HCA 발생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7] 특히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로즈마리를 넣어서 마리네이드를 하면 이러한 효과가 아주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각주
- ↑ 명사로는 marination이라고 하지만 marinade라고도 할 수 있다.
- ↑ 다만 너무 오래 마리네이드하면 단백질이 너무 많이 분해되어 흐물흐물해진다.
- ↑ 영어로는 pickling(피클링).
- ↑ 옛날에는 보존성을 위해 절임에 소금을 살벌하게 많이 썼다. 지금은 절임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보통이므로 예전만큼 짜지 않다. 우리나라의 젓갈만 해도 옛날과 지금의 소금 사용량은 크게 차이가 난다.
- ↑ 물론 냉장을 하더라도 절인 음식은 좀 더 오래 간다.
- ↑ 재료 위에 설탕이나 소금을 충분히 뿌려 주면 삼투압 작용으로 재료에서 빠져나오는 수분을 이용할 수도 있다.
- ↑ Smith, J. S., Ameri, F., & Gadgil, P. (2008). "Effect of marinades on the formation of heterocyclic amines in grilled beef steaks. Journal of food science", 73(6), T100–T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