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카리나베
いしかりなべ(石狩鍋)。
일본의 전골(나베) 요리. 이름은 이 요리의 발상지인 홋카이도의 이시카리시에서 따온 것이다.
이시카리에 있는 강인 이시카리가와(石狩川)는 알을 낳으러 연어들이 몰려오는 곳으로, 이미 에도시대 때부터 연어잡이로 유명했던 곳이다. 이런 특성이 그대로 반영되어 토막낸 연어살과 살을 발라내고 남은 연어뼈, 여기에 콜라겐이 풍부한 연어 껍질도 다시마를 우려낸 육수에 넣어 끓이고,[1] 여기에 된장을 풀어서 맛을 낸다. 여기에 두유로 좀 더 진한 국물을 만드는데, 낙농업이 발달한 홋카이도요리에 종종 등장하는 버터까지 들어가기도 하고, 두유 대신 우유를 쓰기도 한다. 물론 전골 요리인만큼 양배추, 대파, 무, 표고버섯, 두부와 같은 다양한 건더기들이 들어가며, 좀 더 고급지게 연어알을 넣는 곳도 있다. 전골 요리가 대체로 그렇지만 가게나 가정에 따라 다양한 재료들이 쓰인다. 마지막으로 산초가루를 조금 뿌려주는 것도 이시카리나베의 특징이다.
기원에 관해서는 이시카리의 연어잡이 어부들의 요리로 시작했다는 게 정설이다. 풍어를 기원하면서 토막친 연어와 연어뼈를 그대로 미소시루가 들어 있는 냄비(나베)에 끓여먹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2] 이렇게 투박한 요리였던 것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은 곳은 1880년에 이시카와강 하구 근처에 개업한 <킨다이테이(金大亭)>로 알려져 있다.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요리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이시카리시는 잘 몰라도 이시카리나베는 아는 일본인들도 많다. 양고기 구이인 징기스칸, 연어 철판구이인 챵챵야키와 함께 홋카이도 3대 요리로 꼽히기도 한다. 세 개 중에 두 개가 연어를 주 재료로 하고 있다. 일본이 '3대 ×××'이 '4대 ×××' 같은 걸 하도 남발하다 보니 이른바 '홋카이도 3대 요리'도 무슨 근거로 꼽은 건가 싶긴 한데, 나름 근거는 있다. 2017년 12월에 일본 농림수산성이 개최한 <농산어촌 향토요리 100선>에 바로 이 세 가지 요리가 들어갔기 때문.[3]
연어를 사용한 홋카이도의 국물요리로 유명한 또다른 것으로는 삼펜지루(三平汁, さんぺいじる)가 있다. 이 요리는 전골보다는 국 요리로, 다시마 육수에다 소금에 절인 연어를 넣고 끓이지만 대구, 청어 같은 생선들로 대체하기도 한다. 여기에 당근, 곤약, 감자, 대파와 같은 채소를 넣되 된장은 쓰지 않고 맑은 국물로 끓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