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쟈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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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9월 27일 (금) 00:37 판
다 만들어진 게 이런 식이다.

もんじゃ焼き。

일본부침개의 일종. 간사이 지역을 대표하는 부침개가 오코노미야키라면 간토 지역에는 몬자야키가 있다고 할 정도로, 도쿄를 중심으로 간토 쪽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일본의 2차대전 패전 후인 쇼와 1940년대 중후반에 도쿄의 아사쿠사 지역에서 지금과 같은 몬쟈야키의 스타일이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다만 어떤 가게가 발상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당시 아사쿠사는 여러 철도 노선과 국도가 지나가는 교통과 물류의 요지였는데, 이 유동인구를 상대하던 많은 음식점들 사이에서 몬쟈야키가 생겨난 셈이다. 그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몬지야키(もんじゃ焼き、文字やき)[1]라는 막과자가 있었는데, 몬쟈야키라는 이름은 여기서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에는 우동가루, 즉 밀가루를 물에 풀고 여기에 소스와 간장을 넣어서 부쳐먹는 식이었는데, 1950년대에 들어서 여기에 양배추를 추가하고 건더기로 둑, 즉 도테(土手)를 만들어서 그 안에 밀가루 국물을 붓는 방식이 등장하면서 오늘날의 도테야키가 만들어졌다. 다만 도쿄 바깥으로 나가면 지역에 따라서는 도테를 안 만드는 방식도 있긴 한다.

몬쟈야키가 특히 유명한 것은 그 괴이한 모습으로, 딱 생긴 것만 보면 그야말로 토사물 같아 보여서 처음 보는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다. 간토 사람들도 이런 비주얼은 잘 알고 있으며, 종종 개그 소재로 써먹기도 한다. 하지만 간토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토사물 운운하는 것은 실례다. 특히 간사이 쪽 사람들은 간토 사람들은 토사물을 뜻하는 '게로(ゲロ)'를 들먹이면서 '쟤들은 게로를 구워먹나? 게로야키인가?' 하고 놀려먹는다.

오코노미야키나 몬쟈야키나 둘 다 밀가루 반죽과 양배추를 기본으로 하는 부침개라고는 하지만 비주얼은 물론 만드는 방법도, 맛도 차이가 크다. 걸쭉한 밀가루 반죽을 사용하여 두툼하게 부쳐내는 오코노미야키와는 달리, 몬쟈야키는 아주 묽은 반죽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 만들어져서 먹을 때에도 식감이 끈적하고 진득하다. 낫토 같이 끈적한 음식을 좋아하는 간토 쪽 식성과, 이런 식감을 싫어하는 간사이 쪽 식성이 몬쟈야키와 오코노미야키 사이에서도 드러나는 셈이다.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와는 더욱 더 거리가 멀어진다.

모양은 괴악하지만 맛은 좋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것도 호불호가 꽤나 있다. 소스를 듬뿍 치고 마요네즈까지 올려서 맛이 진한 오코노미야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몬쟈야키는 밋밋한 맛일 수도 있다. 반면 오코노미야키가 너무 느끼하고 맛이 강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몬쟈야키를 좋아할 수도 있고, 여러 모로 많이 비교되는 음식이다. 좀 더 맛있게 먹으려면 아래가 살짝 눌은 상태가 딱 좋다. 아래는 바삭하고 위는 여전히 끈적한 느낌이 대비된다. 다만 이 타이밍을 넘겨버리면 아래가 타버리기 십상이다.

기본 재료인 양배추와 반죽 국물을 제외하면 채소, 해산물, 고기를 망라한 다양한 재료들을 조합할 수 있고, 카레맛 몬쟈야키도 있고, 조합의 다양성으로 보면 오코노미야키를 능가한다. 몬쟈야키 전문점 메뉴를 보면 수십 가지의 다양한 조합이 있고, 여기에 토핑 형태로 먹고 싶은 재료를 또 추가시킬 수도 있다.[2] 다만 만드는 과정에서 잘게 잘라줘야 하기 때문에 덩어리가 큰 재료들은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된다.

만드는 방법

몬쟈야키 전문점에 가면 테이블마다 철판이 설치되어 있다. 간사이식 오코노미야키는 주방에서 다 만들어서 가져다 주고 테이블의 철판은 보온 기능만을 하지만 몬쟈야키는 직원이 재료를 갖다 주면 손님이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한다.[3] 아무렇게나 막 만든 것처럼 보이는 비주얼로는 딱히 만드는 방법이랄 것도 없이 그냥 반죽과 재료를 마구 섞어서 철판에 부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막상 만들어 보면 의외로 난이도가 있다. 반죽이 물처럼 아주 묽기 때문에 보통 부침개처럼 부칠 수가 없기 때문. 오코노미야키 부치듯이 그냥 반죽을 철판에 부으면 그냥 흘러 넘쳐버린다.[4]

건더기를 먼저 익힌 다음, 도넛 모양으로 가운데를 비우고 여기에 반죽 국물을 부어야 하는데, 물같이 묽은 국물을 벽 바깥으로 넘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어려운 단계다.
  1. 직원이 반죽과 건더기가 수북이 담긴 그릇과, 큰 주걱 두 개, 작은 주걱은 사람 숫자에 맞춰서 가져다 준다. 큰 주걱은 몬쟈야키를 만들기 위한 것이고 작은 주걱은 다 만들어진 몬쟈야키를 떼어서 먹기 위한 것이다. 즉, 몬쟈야키를 먹을 때에는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쓰지 않는다.
  2. 먼저 철판에 기름을 부은 다음, 주걱으로 골고루 펼쳐준다.
  3. 먼저 그릇에서 건더기만 철판에 올린다. 그릇에 작은 포크나 숟가락이 있으므로 건더기만 떠내서 올리거나, 반죽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막으면서 건더기만 철판에 부어주거나 한다.
  4. 큰 주걱을 사용해서 건더기를 굽는다. 건더기는 양배추에 더해 주문한 종류에 따라서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 있다. 주걱으로 건더기를 잘게 잘라주는 게 좋은데, 그렇다고 너무 탕탕 소리를 내는 것은 민폐다.
  5. 어느 정도 건더기가 익었다 싶으면 원반 모양으로 모아준 다음, 가운데를 주걱으로 헤쳐서 가운데가 빈 도넛 모양으로 만들어 준다. 이 단계에서는 건더기를 바짝 익힐 필요는 없고, 양배추가 숨이 좀 죽었다 싶으면 된다.
  6. 이제 그릇에 남아 있는 묽은 국물을 건더기 한가운데의 빈 공간에 부어준다. 국물이 건더기로 쳐 놓은 벽, 즉 도테(土手)를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바꿔 말하면 도테를 잘 만들어 줘야 국물이 흘러나가지 않는다. 이 부분이 가장 난이도가 높다. 국물을 한꺼번에 다 붓지 말고 2~3 차례로 나눠서 부어주는 게 좋다.
  7. 국물을 부었으면 가운데를 주걱으로 살살 저어주면서 점성이 생기도록 한다. 여기서 사람마다 만드는 방법이 차이가 나는데, 도테를 넓혀서 더 많은 국물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한 다음에 남은 국물을 붓는 사람도 있고, 점성이 충분히 생기면 도테를 무너뜨려서 한 번 뒤섞은 다음에 다시 도테를 만들고 남은 국물을 붓는 사람도 있다. 뒤섞을 때에도 주걱으로 건더기를 좀 더 잘게 잘라주는 사람들도 있다.
  8. 그릇에 있는 국물을 모두 부었고, 국물이 끈적하게 점성이 생겼다면 도테를 무너뜨려서 함께 잘 뒤섞은 다음 철판에 잘 펼쳐 준다. 그리고 물기가 좀 더 마르도록 잠시만 기다린다.
  9. 오코노미야키는 마무리로 위에 소스와 마요네즈, 가쓰오부시를 올리지만 몬쟈야키는 그런 거 없다. 각자 작은 주걱으로 조금씩 떼어서 먹는다. 취향에 따라서 테이블에 있는 파래가루나 시치미, 후추를 뿌려서 먹을 수는 있다.

자신이 없다면 그냥 직원한테 부탁하면 만들어 준다. 만드는 걸 한두 번 보면 대략 감이 온다.

그밖에

주방에서 다 만들어서 나오는[5] 오코노미야키와는 달리 몬쟈야키는 철판에 넓게 펼치기 때문에 한 번에 한 개씩밖에 만들 수 없다. 그런데 가게에서는 대부분 1인당 음식을 하나씩 시키도록 요구하는데, 이럴 때에는 여러 개를 시켜 놓고 하나를 만들어 먹고 난 다음 또 하나를 만들고... 하는 식으로 해먹어야 한다. 오코노미야키는 각자 하나씩 따로 먹는 게 보통이지만[6] 몬쟈야키는 자연스럽게 여러 명이 나눠 먹게 된다.

도쿄에서 몬쟈야키를 먹어 보고 싶다면 도에이지하철 오에도선 츠키시마역 인근에 있는 몬쟈스트리트(月島もんじゃストリート)를 가 보는 게 좋다. 상점가를 따라서 정말로 많은 몬쟈야키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 그렇게 가게가 많아도 저녁 시간에는 몇십 분씩 기다려야 하는 곳이 많다. 잘 나가는 가게는 여기에만 분점을 몇 개씩 내고 장사할 정도다. 몬자야키가 워낙에 비주얼이 괴악해서인지는 몰라도 명성에 비해 외국인은 적은 편이다. 이쪽의 뒷골목에도 몬쟈야키 가게가 구석구석 박혀 있지만 일본어를 모르면 주문이 힘들거나, 가게 안에서 담배를 피우도록 허용하는 곳이 많다는 점에 유의하자. 물론 그만큼 동네 가게의 정취를 좀 더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각주

  1. 한자를 우리식으로 풀어 보면 '문자야키'가 된다. 지금도 몬지야키라는 과자가 있긴 하지만 이전의 몬지야키, 즉 문자야키와는 다르다고 한다.
  2. 몬쟈야키 가게에서 파는 오코노미야키 역시 비슷한 수의 조합을 제공한다.
  3. 간토 지역의 몬쟈야키 전문점들은 오코노미야키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오코노미야키도 손님이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한다.
  4. 철판의 한켠에는 긁어낸 찌꺼기를 밀어서 버리기 위한 틈이 있는데, 반죽을 그냥 철판에 부으면 이쪽으로 다 쏟아져 버린다.
  5. 간사이 한정. 간토 쪽은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하는 곳이 많다.
  6. 원하면 자기 것을 하나 떼어 주고 하나를 받기도 하지만 기본은 각자 자기가 시킨 걸 자기가 먹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