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와라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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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5년 2월 9일 (일) 05:43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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瓦そば(かわらそば)。

일본의 국수 요리로, 야마구치현의 향토요리다. ‘카와라‘는 기와를 뜻하는데, 이름처럼 불에 달군 기왓장 위에 녹차를 넣어 반죽한 소바 국수와 소고기, 달걀지단, 슬라이스한 레몬과 같은 고명을 올려서 낸다. 묽은 장국에 찍어먹는 츠케멘 방식이다.

야마구치현의 향토요리라지만 역사는 그리 긴 것은 아닌데, 1961년에 시모노세키에 있는 카와타나온천(川棚温泉)의 료칸을 운영하던 타카세 신이치(高瀬慎一)가 투숙객을 위한 요리로 고안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기왓장을 쓴 이유에 대해서는 1877년에 벌어진 일본 본토 최후의 내전인 세이난전쟁 때 쿠마모토성을 포위하고 있던 사츠마군이 야전 상황에서 불 위에 기왓장을 놓고 불판 삼아 그 위에 고기나 들에서 뜯은 채소를 구워먹었다는 일화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아니, 쿠마모토에서 일어난 일을 왜 야마구치에서 써먹나?[1] 이 요리가 료칸 투숙객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다른 료칸도 따라 만들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야마구치현 여러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카와타나온천에 타카세 신이치가 차린 간소카와라소바 나카세(元祖瓦そば たかせ)가 원조집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국수는 녹차가 들어간 차소바인데, 타카세 신이치가 요리를 개발하면서 여러 가지 우동과 소바를 가지고 실험을 했고 그 결과 차소바가 가장 자루맞았다고 한다. 기와로 열을 받으면 녹차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 것도 좋고, 녹색의 차소바 색깔이 검은객 기와, 노란색 달걀지단과 대비되어 보기에도 좋다고.

뜨겁게 달군 기왓장 위에 재료를 올리기 때문에 어느 정도 따뜻함을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수분이 말라가기 때문에 국수의 식감이 좋게 말하면 바삭해지고 나쁘게 말하면 딱딱해진다. 그게 싫으면 빨리 먹거나 국수를 덜어내서 다른 그릇에 두거나 해야 하지만 그런 바삭한 식감이 엄연한 카와라소바의 특징이다.

가게에 따라서는 길게 채썬 파를 듬뿍 얹어주는데 기왓장에 구워서 달달하게 만들면 더 맛있다. 실제로 파를 얹어 주는 가게에서 권장하는 방법이다.

각주

  1. 굳이 얘기하자면 연관성이 없는 것은 아닌데, 메이지 신정부에 대항해서 전쟁을 일으킨 사츠마번(지금의 카고시마)는 지금의 야마구치현 일대를 장악하고 있던 쵸슈번과 삿쵸동맹을 맺고, 막부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덴노에게 이양한 대정봉환을 주도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