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당권
민법상 담보물권의 일종이다. 민법 제9장, 제356조부터 제372조까지에 저당권을 정의해 놓고 있다. 어떤 물건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거나 해서 채권이 생겼을 때, 담보 대상이 되는 물건의 소유권이나 사용권을 넘겨 받지는 않지만 관념적으로는 지배권을 가진다. 만약 채무자가 채무를 갚지 않아서 일정 요건이 되면 저당권을 가진 주체는 대상 담보물로부터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보통은 물건을 경매에 넘겨서 처분하고 그 대금으로부터 채권을 회수한다.
뭔가 좀 어려운 얘기 같은데 쉽게 풀어보면, 가지고 있는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2억 원을 빌렸다고 가정해 보자. 은행은 저당권을 가지게 되고 이를 집의 등기부에 올린다. 꼬박꼬박 이자나 원금을 잘 갚으면 은행이 그 집에 대해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는 아무 것도 없다. 법률 용어를 빌자면 그저 관념적으로 지배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자가 원금이 연체되면? 은행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은 독촉을 하겠지만 그 기간도 지나면 결국 집을 경매에 넘겨서 처분하고, 그 대금으로 대출금을 회수한다. 물론 살고 있던 나는 집을 잃고 거리로 내앉아야 한다. 드라마 보면 아빠 사업이 망해서 집이 넘어가고 가족들이 졸지에 단칸방 신세가 되는 거 많이 봤을 거다. 그게 바로 이런 꼴이다. 드라마에서는 집안 살림에 빨간 딱지가 붙는 차압, 정확히는 압류도 종종 나오지만 압류는 법원 재판에 따라서 법원 집달관이 실행하는 것인데 반해 저당권이 있는 부동산은 재판 그런 거 없이 그냥 경매로 넘겨버릴 수 있다.
근저당권
저당권과 비슷한 것으로 근저당권이라는 것도 있다. 저당권의 일종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기본적인 권리의 개념은 비슷하지만 디테일하게 차이가 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저당권은 한 번의 대출에 대해서 설정하지만 근저당권은 계속적인 대출 거래에 대해서 설정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저당권은 갑이 을에게 1억 원을 빌려주고 담보를 잡았다면 그 1억원에 대해서 설정하는 것으로 이 액수가 변하지 않는다. 만약 을이 원금 일부를 갚았거나 추가로 대출을 받았다면 저당권을 다시 설정해서 등기해야 한다. 반면 근저당권은 1억 원을 빌려줬다면 보통 120~130% 정도인 1억 2천에서 1억 3천만 원을 설정한다. 이를 채권최고액이라고 하며, 카드 한도와 비슷하게 채권자가 행사할 수 있는 근저당권의 '한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한도 안에서는 대출액이 변할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으로 대출액이 줄었다 늘었다 하는 경우, 원리금분할상환으로 대출을 받아서 달달이 원금 일부를 상환해서 원금이 계속 줄어드는 경우에는 일반 저당권으로는 원금이 변할 때마다 저당권을 다시 설정해야 하지만 근저당권을 설정하면 채권최고액을 넘지 않는 한은 다시 설정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