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앤드 스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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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2월 16일 (목) 10:43 판

Bubble and squeak.

영국요리이긴 한데 그 원류를 보면 요리라고 해 주기 좀 애매한 면이 있다. 원래는 휴일이나 기념일 저녁에 거하게 식사를 할 때 고기와 함께 곁들인 채소가 남으면 그 다음날 아침에 재활용한 것. 감자양배추 또는 방울양배추가 가장 주요한 재료이고, 당근, 완두콩 같은 것들이 주로 쓰이는 재료. 그냥 양배추보다는 방울양배추가 더 선호되는 편이다. 딱 봐도 굽거나 삶아서 스테이크로스트 비프에 사이드로 곁들여 나오는 단골 손님들이다. 그밖에 다른 채소도 상하지만 않았으면... 아니야 영국요리니까 상한 걸 써도 될지도 몰라 쓸 수 있다. 이것들을 다져서 볶거나 지져서 만든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 영국인들이 많이 먹던 음식 중에 하나인데, 당연히 먹을 게 부족하니 먹다 남는 게 있으면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재활용하는 게 당연했다.[1]

감자 으깬 게 웬만큼 들어가면 반죽 구실을 하므로 두툼한 부침개처럼 겉이 갈색이 될 정도로 익혀 만드는 게 원래 방식이다. 감자를 별로 안 쓰고 그냥 채소 볶음처럼 해서 만들기도 한다. 물론 요즘 음식점에서야 정말로 먹다 남은 걸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냥 영국인들의 양심을 믿어 봅시다. 고든 램지오븐에 구워서 만드는 레서피를 소개하기도 했다.

'버블 앤드 스퀴크'란 이름은 이걸 만들 때의 모습에서 따온 것. 재료 중 특히 양배추를 기름에 볶을 때 물과 기름을 튀기면서(bubble) 요란한 소리를(squeak) 내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영국에서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의 구성품으로 종종 볼 수 있다. 어제 저녁 먹다 남은 채소로 만드는 음식이니 먹다 남은 차가운 고기와 함께 내기도 한다. 아예 고기를 다져서 넣어 만들 수도 있다. 옛날에는 아예 고기도 같이 넣어 만들었지만 요즈음은 고기 없이 채소를 사용하는 게 보통. 하지만 영국 밖으로 나가면 심지어 영연방권에서도 보기 쉽지 않다.

각주

  1. 하지만 영국만이 아니고, 서양권에서도 알고 보면 전날 먹고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다음날 데워먹는 일은 흔하다. 이걸 레프트오버(leftover)라고 한다. 단, 우리나라처럼 아예 한동안 먹을 요량으로 밑반찬을 듬뿍 만들어 놓거나 하지는 않는다. 잘해야 피클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