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소금
말 그대로 깨 + 소금이다... 라고 생각하면 편한데 의외로 논쟁이 있다. 그 논쟁의 쟁점은 소금이 들어가냐 아니냐다.
아니 깨소금인데 소금이 안 들어가? 할 수 있지만 정말로 소금은 옵션이다. 깨소금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깨를 찧어서 소금처럼 만들었다는 것. 즉 참깨를 찧어서 볶거나 반대로 볶아서 찧으면 일단 깨소금의 요건은 충족되는 거고 소금을 넣을지는 옵션이다. 그런데 소금과 깨를 미리 섞어버리면 간을 할 때 불편하다. 음식마다 들어가야 하는 깨의 양과 소금의 양은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 따라서 소금 안 넣고 참깨만 빻아서 깨소금을 만드는 게 정답.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도 대체로 참깨로만 만들고 소금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들깨도 빻아서 요리에 쓰지만 이쪽은 그냥 들깨가루라고 말한다.
참깨가 고소함의 끝판왕이긴 하지만 고소함의 핵심인 기름은 껍질 안에 갇혀 있다. 이놈을 빻으면 기름이 바깥으로 나오기 때문에 고소함이 대폭발을 일으킨다. 즉 깨소금은 참깨의 고소함을 극대화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미리 왕창 만들어 놓는 것은 사실 좋지 않은데 껍질은 한편으로는 기름이 공기와 직접 닿는 걸 막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름이 공기에 노출되면 산패가 일어난다. 즉 깨소금을 만들어 놓으면 쓸 때마다 찧는 것보다는 편하지만 기름의 질은 나빠진다. 참기름이 산패에 강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간 앞에 장사 없다. 건강을 생각하면 귀찮아도 통깨로 볶아두고 그때 그때 찧는 게 낫다. 제품으로 산 깨소금이 있다면 잘 밀봉해서 쓰자.
남이 잘못되는 걸 보면서 고소함을 느낄 때 '깨소금 맛이다'란 표현을 쓴다.
얼굴에 주근깨가 퍼져 있는 모습을 뜻하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만화 피너츠에 나오는 페퍼민트 패티를 한국에서 '깨소금 패티'라고 번역하기도 했다. 페퍼민트와 깨소금은 너무 먼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