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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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를 바싹 말린 것. 옛날에는 자연스럽게 햇빛과 바람에 말렸지만 요즘은 열풍 건조기를 써서 대량생산 방식으로 만든다.

말리면 아주 단단해지므로 손으로는 찢을 수가 없을 정도다. 방망이로 팡팡 두드려서 찢는다. 거기서 나온 속담이 '여자와 북어는 3일에 한번씩 패야 한다.' 여기서 나온 일베 용어가 '삼일한'이다. 일부에서는 진짜로 폭력을 휘두르라는 게 아니라는 주장을 한다. 북어는 워낙 단단해서 그냥 먹기는 힘들고 뭉둥이로 팍팍 쳐서 찢어야 하는데, 여자 쪽으로 오면 그 몽둥이가 남자의 거시기를 뜻하는 비유적인 표현이라는 것이다. 곧 부인은 사흘에 한 번씩 남자의 몸에 존재하는 몽둥이로 즐겁게 해 줘야 한다는 게 이 속담의 진짜 뜻이라는 주장이다. 사흘에 한번이라니. 젊어서는 모르지만 중년이라면 쌍코피 터지겠수.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꿈보다 해몽에 가깝다. 아무튼 이런 속담이 있었다고 옛날에는 여자 때리는 게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최소한 양반 집안은 그딴 짓 하면 천하의 개쌍놈 취급 받는다. 지금 세상에 그딴 짓 하면 말할 것도 없고. 사실 옛날에 북어를 패는 건 주로 여자의 몫이었는데 남편이 전날 술 잔뜩 취해서 집에 들어오면 다음날 아침 해장용으로 북엇국 끓인다고 북어를 다듬잇돌 위에 올려놓고 다듬이 방망이로 팡팡 때리면서 신세한탄을 하는 모습이 종종 사극이나 코미디에서 나오곤 했다.

북어를 이용한 가장 유명한 요리라면 뭐니뭐니해도 북엇국. 인기 좋은 해장국 중에 하나다. 북어에 많이 들어 있는 메티오닌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고추장에 버무려서 반찬으로 먹기도 한다. 물에 조금 불려서 양념을 발라 굽거나 조려서 먹는 방법도 있고, 그냥 찢어놓은 마른 북어채에 고추장을 찍어 안주로 먹기도 한다.

찢지 않은 원래 상태 그대로의 통북어는 고사상에 빠지지 않는 품목이고[1] 가게 문 위에 실로 묶은 북어를 걸어 놓는 풍습이 있다. 무속신앙에서는 북어는 사람을 대신하는 존재로 여겼다. 곧, 귀신이 사람의 목숨을 가져가려고 왔을 때 사람 말고 북어를 가져가라는 뜻. 굿을 할 때 북어에 삼베옷을 입히기도 하는데, 북어가 미이라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의 시신을 대신하는 용도로 써 왔다는 것이다. 한국 가곡 <명태> 가사에도 '에지프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라는 대목이 있다. 이 가사의 내용은 북어가 되어 안주로 사라지는 운명을 표현한 것. 물론 가사에 있는 '에지프트'는 이집트를 뜻한다.

겨울에 명태를 말렸다가 물에 씻고 다시 말리고를 되풀이 하는 방식으로 만든 북어를 따로 황태라고 부른다. 제대로 만들었다면 물을 먹은 명태가 여러 번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조직감이 부드러워진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

각주

  1. 제삿상에는 배를 갈라 좌우로 펼친 북어포나 황태포를 많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