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붕어 모양의 빵틀에 구워서 만드는 풀빵의 일종. 밀가루, 설탕, 베이킹 파우더를 주 재료로 한 밀가루 반죽을 위아래 한 벌로 되어 있는 빵틀에 붓고 팥소를 얹은 다음 그 위에 반죽을 조금 더 붓고 빵틀을 닫아서 뒤집어가면서 굽는다. 길거리 음식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이자 국화빵, 오방떡과 함께 풀빵계의 삼총사. 옛날에 비해서는 인기가 많이 밀려서 지금은 길거리에서도 예전보다 보기가 많이 드물어졌지만 여전히 추억의 간식거리로 인기가 있다. 속에 들어가는 재료는 예전에는 당연히 단팥이었지만 사람들의 입맛도 다양해지다 보니 이제는 슈크림, 크림과 같은 재료들도 쓰이고 있다. 대체로 팥이 아닌 속재료가 들어간 건 좀 더 비싸다. 한편으로는 잉어빵이라든가 황금잉어빵과 같은 브랜드화 된 것도 나왔다. 원래 붕어빵은 값싼 서민들의 간식거리였고, 반죽은 밀가루와 물, 설탕 정도고, 그것도 밀가루풀처럼 묽게 하다 보니 풀빵이라는 이름이 불을 정도였다, 그러나 잉어빵이니 황금잉어빵이니 하는 것들이 나오면서는 버터, 마가린, 우유 같은 재료들이 추가되면서 가격도 비싸졌다.
최근에는 레트로 열풍을 타고 추억의 간식거리로 소환되어 다시 인기가 오르고 있다. 붕어빵만이 아니라 풀빵 파는 곳을 구글 지도로 정리한 '대동풀빵여지도'라는 것도 나왔을 정도다.[1]
갓 구운 것을 먹었을 때는 겉이 바삭한 편이라서 맛이 좋다. 다만 풀빵이 대체로 그렇듯이 갓 구운 것은 안이 아주 뜨거워서 혀나 입 안을 데일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자.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안쪽에서 바깥으로 빠져나가려는 뜨거운 수분을 표면이 빨아들여 바삭한 맛은 사라지고 오히려 흐느적거린다. 붕어빵을 종이봉투에 담는 이유도 그나마 종이가 수분을 좀 흡수해 주므로 흐느적거리는 것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도 붕어빵을 해 먹을 수 있도록 붕어빵틀 프라이팬도 나와 있다. 위 아래가 경첩으로 붙어 있어서 반죽과 속을 넣은 다음 팬을 닫고 뒤집어 가면서 구우면 된다. 인터넷에서는 붕어빵 믹스와 팥앙금도 팬과 세트로 팔고 있다. 다만 가정용은 상업용 붕어빵틀 보다는 크기가 상당히 작다. 크기가 크면 겉은 타지 않으면서도 속까지 잘 익도록 굽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어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유래
원류는 일본으로, 일본에서는 붕어가 아닌 도미 모양에서 따온 것이라서 도미를 뜻하는 타이(鯛), 구이를 뜻하는 야키(焼き)를 붙여서 타이야키라고 부른다. 1960년대에 한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과정에서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도미보다 친숙한 붕어로 바뀌었다.[2] 일본에서는 7복신 중에 하나인 에비스가 한손에는 낚싯대, 다른 한손에는 도미를 들고 있을 정도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지만 한국에서는 낚시를 할 때에도 월척이라고 하면 붕어를 떠올릴 정도로 붕어의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도미 대신 붕어를 이름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 고독한 미식가 2019년 연말 스페셜 편에서 고로가 날벼락처럼 부산에 출장을 오게 되었는데 길거리에서 파는 붕어빵을 보고 '오 타이야키다!' 하고 먹는 것을 본 한국인 파트너가 한국에서는 '붕어빵'이라고 부른다고 알려준다. 우리나라에 와서 그저 이름만 바뀐 것은 아니다. 일본의 타이야키는 빵에 가까운 같은 질감을 가지지만 붕어빵은 묽은 밀가루 반죽을 사용하기 때문에 속이 진득하다.
성격 테스트도 할 수 있다?
붕어빵을 먹을 때 어디부터 먹느냐에 따라 문파가 갈린다. 크게 보면 머리부터 먹는 사람과 꼬리부터 먹는 사람이 있고, 더 세분화하면 지느러미나 배부터 파고 들어가는 사람도 있다. 이걸 가지고 심리테스트에 써먹기도 한다. MBN의 생활정보 프로그램인 <황금알>에서 실제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양재진이 붕어빵을 어디에서부터 먹느냐를 가지고 성격 분류를 한 적이 있다.[3]
- 머리 : 리더십이 있고, 강하고 직설적인 성격.
- 꼬리 : 지나치게 신중한 성격. 붕어빵도 두드려서 먹는 스타일.
- 배 :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남성적인 성격. 정신건강 의학적으로 보면 약간 변태 성향. 배부터 먹는 게 편한 것은 아니므로.
- 지느러미 : 혼자 사색을 즐기고 감성적인 성격.
- 반으로 갈라 먹기 : 그냥 욕심이 많은 스타일.
이름과 실제가 다른 것의 대표적인 예로 종종 꼽히는 음식이기도 하다. 호두과자에는 호두가 들어가지만[4]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으니. 원가가 이름과 실제가 다르다고 투덜거리는 사람에게 "그럼 붕어빵에는 붕어 들었냐?" 하고 핀잔을 주는 식. DMB로 방송되었던 약간 위험한 방송에서 진짜로 붕어를 넣고 붕어빵을 만드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것도 살을 뜯어서 넣은 것도 아니고 통째로! 만들기도 힘들지만 당연히 비리고 맛도 없고...
그밖에
붕어빵을 담는 봉투로는 조금 빳빳한 흰색 종이가 쓰이는데, 한때는 도트 프린터용 전산용지가 많이 쓰였다. 전산용지는 양쪽에 구멍이 일정한 간격으로 뚫려 있는 게 특징인데, 프린터 급지 장치의 양끝 롤러의 톱니에 걸어서 롤러가 일정한 간격으로 종이를 밀어올리면서 글자를 찍기 위해서다. 종이가 수분을 잘 빨아들이기 때문에 봉지 안에 물방울이 차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붕어빵이 크기가 줄어들고 흐느적해지긴 하지만 그건 구워서 방금 먹지 않는 한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개인정보가 찍혀 있는 전산용지를 그대로 붕어빵 봉투로 만들어서 쓰다가 문제가 된 적도 여러 차례 있다.[5] 그래도 아빠가 퇴근길에 들고 오는 붕어빵 봉투는 7, 80년대에는 단란한 소시민 가정을 상징하는 아이콘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빙그레에서는 붕어빵에서 힌트를 얻어서 붕어 싸만코 아이스크림을 내놓았다. 일종의 모나카 아이스크림으로 물론 겉은 붕어 모양을 하고 있다. 처음 나왔을 때 TV광고에서 '붕어는 안 들었어요'라는 말을 말미에 붙였다.
또한 닮은 것, 그 중에서도 판에 박은 듯이 똑같은 것들을 가리킬 때 사용하기도 한다. 일란성 쌍둥이라든가 부모와 자식이 똑 닮았다든가 할 때 붕어빵이란 표현을 쓴다. SBS에서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아빠와 자녀가 함께 퀴즈를 맞추는 <붕어빵>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한 바 있다. 개성이나 특징 없이 판에 박은 듯이 똑같은 것을 지칭하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인다.
각주
- ↑ 제작자에 따르면 '대동타코야끼여지도'의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아 아이디어를 빌려 쓴 것이라고 한다.
- ↑ "날씨트리 : 달콤 따끈 '붕어빵' 넌 어디서 왔니?", <연합뉴스>, 2019년 1월 31일.
- ↑ "'황금알' 붕어빵 먹는 순서로 알아보는 심리테스트 '묘하게 맞네'", MBN, 2014년 11월 18일.
- ↑ 예전에는 싼 호두과자는 호두가 안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국산보다 값싼 미국산도 들어오고 해서 길거리에서 파는 호두과자도 호두 한 점씩은 넣는다.
- ↑ "'붕어빵 봉투에 기록된 내 개인정보'", <오마이뉴스>, 2001년 10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