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드래프트원
サッポロ ドラフトワン(Sapporo Draft One).
삿포로맥주에서 만든 제3맥주로, 맥아를 한 톨도 사용하지 않은 제3맥주로는 처음으로 시장에 나온 제품이다. 일본 주세법에서는 기타양조주(발포성)로 분류한다. 맥아 대신 완두콩 단백을 주 재료로 하고 있으며, 여기에 당류와 홉이 들어간다. 맥주와 비슷한 창백한 금빛 색깔을 띠는데 카라멜색소로 낸 색깔이다.
일본 시장에 발포주가 등장했을 때 처음에는 그야말로 값이 싸서 먹는 술이지[1] 맥주보다 맛이 없는 대체품 정도로 여겼지만 점점 사람들의 입맛이 길들여지고 회사들 사이 경쟁으로 발포주의 품질도 좋아지면서 맥주보다 발포주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나타날 정도였다.[2] 이런 추세를 눈여겨본 삿포로맥주의 내부에서는 '아예 좀더 깔끔한 맛을 내는 술'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맥아를 빼는 대신 단백질이 적정하게 들어 있는 대체물을 원료로 사용해 보자는 이야기들이 나와서 여러 가지 재료들을 사용해서 연구한 끝에 완두콩 단백질을 사용한 놈이 바로 삿포로 드래프트 원이다.
2003년 9월에 큐슈 북부 지역에 시험 출시했으며 반응이 괜찮자 2004년 2월 4일부터는 정식으로 일본 전역에 출시했다. 그해 일본경제신문(닛케이신문)이 주최하는 우수제품 서비스 대상 및 최우수상일본경제신문상을 수상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잘 팔리고 있는 제3맥주의 원조이자 스테디셀러. 깔끔한 맛을 추구하네 어쩌네 하지만 주요한 경쟁력은 역시 가격. 발포주가 맥주보다 세금이 적게 매겨지는 것을 이용한 상품이고, 정부에서 발포주의 세금을 올리자 이를 피해나기기 위해서 맥아 함량이 더더욱 적거나 아예 없는 제3맥주란 놈이 등장한만큼 가격은 발포주보다도 더 싸다.
2018년 말부터는 한국에도 출시했다. 그런데 500 ml 캔의 편의점 판매 가격이 삿포로 쿠로라베루과 비교하면 달랑 100원 차이밖에 안 난다.[3] 대신 이쪽은 5캔에 1만 원 행사를 하고 있다.
마셔보면... 역시 재료는 못 속이는 것인지 정말로 맥주라고 할 수 없는 맛을 보여주고 있다. Sharp and Clear를 모토로 할만큼 깔끔하고 샤프한 맛을 강조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맥아가 주는 특유의 구수한 향미가 전혀 없이, 탄산수에 알코올을 타고 하이볼? 홉을 넣은 밍밍한 맛을 보여주기 때문. 완두콩 단백질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감칠맛은 좀 있지만 맥주 고유의 맛과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두 캔 마셔보고 질색을 할 수도 있다. 각종 맥주 리뷰 사이트에서도 형편없는 평점을 받고 있다. 반면 맥아 맛에 그다지 흥미가 없거나 텁텁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럭저럭 마실 수도 있다. 아무튼 싼 가격에다가 삿포로맥주라는 브랜드만 보고 '맥주'를 마시려고 골라서는 절대로 안 되는 물건이다. 이것은 탄산과 알코올이 있는 술일 뿐이다. 이 정도라면 그냥 더 싸게 우리나라의 필라이트나 필굿 같은 발포주를 사 먹어도 된다. 이 두 가지는 그래도 맥아가 좀 들어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