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과 소금, 후추를 섞은 것으로 소금장이라고도 한다. 고기를 찍어먹을 때 많이 쓰인다. 돼지고기용 기름장에는 대체로 후추가 들어가고, 소고기 기름장에는 후추를 빼는 음식점이 많은데 특히 고기 질에 자신 있는 고급 음식점이나 육사시미용으로 나오는 기름장에는 후추를 안 넣고, 소금도 고운 소금이 아닌 약간 알이 굵은 것을 쓴다. 한국의 고깃집에서는 대부분 기름장을 내주며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먹을 때 쓰인다. 상차림에 기본으로 나오지 않아도 기름장 달라면 따로 준다.
'장'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지만 장류는 전혀 들어가지 않는데, 이는 고깃집에서 쌈장이나 간장과 비슷하게 찍어 먹는 쓰임새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냥 '장'이라는 이름이 붙어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후추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건 고려 때부터 기록이 있지만 매우 귀한 물건이었고 지금처럼 대중화된 건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추까지 들어간 기름장은 전통적인 소스는 아닌 셈이다. 안 그래도 기름진 고기를 기름장에 찍어 먹는다는 게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서양에서도 프라이팬에 스테이크를 구울 때 버터를 듬뿍 때려 넣어서 굽는데 이게 아주 맛있다. 어쨌거나 고기를 기름장에 찍어먹으면 칼로리가 그만큼 올라가는 거야 말할 것도 없다. 적당히 찍어 먹자.
고기가 원래 기름이 많기 때문에 이걸 또 기름에 찍어 먹나? 싶을 수도 있는데 기름장에 쓰이는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식용유라기보다는 향신료에 가깝다.
보통 먹다 보면 참기름이나 후추가 빨리 소모 되고 소금만 그릇 바닥에 남기가 일쑤다. 소금은 참기름에 녹지 않고 찍을 때는 소금보다는 참기름이 많이 찍히기 때문. 기름 좀 더 달라고 하면 인심좋게 부어준다. 아무리 봐도 셋 중에 가장 비싼 게 참기름인데?[1] 참기름은 사실 한국 요리에서 식용유라기보다는 향신료에 가까울 정도 향이 강하므로 너무 많이 찍으면 고기의 맛을 가린다. 고기 질이 그다지 좋지 않을 때 나는 누린내를 후추나 참기름이 어느 정도 가려주는 효과가 있긴 하다. 반면 고급 소고기 전문점은 기름장이 아닌 그냥 소금만 내주기도 한다. 참기름의 강한 향이 고기의 풍미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고기에 자신 있는 집이라면 기름장을 싫어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