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프 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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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pe clause.

미국의 대형항공사와 조종사 노조가 체결한 협약으로, 대형항공사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운영하고 있는 지역항공사가 운항할 수 있는 항공기의 좌석 수와 최대이륙중량을 제한하는 협약이다.

미국과 같이 땅덩이가 크고 자잘한 노선이 많은 나라는 수요가 적은 중소 규모 지역과 인근의 중대도시를 연결하는 항공편을 지역항공사들이 맡고 있다. 미국의 대형항공사들은 주로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으로 노선을 운항한다. 즉, 수요가 많은 허브 공항 간에는 중대형 항공기를 운항하고, 허브 공항에서 인근의 소규모 공항으로는 작은 항공기를 운항하는 식이다. 대형항공사들이 자잘한 노선까지 직접 운항하면서 항공기와 승무원을 확보하는 것은 너무 부담이 크므로, 지역항공사들에게 위탁하는 형태로 자잘한 노선을 때우고 있다.

그런데 대형항공사의 조종사들이 보았을 때에는 향후에는 밥그릇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다. 지역 항공사가 광동체 여객기를 운항할 리는 없지만 협동체 중에도 몸집이 큰 항공기를 운항한다면 대형항공사는 비용 절감이나 노조 힘빼기와 같은 것을 노리고 자기들이 운항하던 노선을 외주로 넘겨버릴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면 노사협상에도 불리해진다. 그때문에 조종사 노조는 대형항공사가 지역 항공사에 위탁한 노선에서 운항할 수 있는 항공기의 좌석 수와 최대이륙중량에 상한선을 둘 것을 요구했고 그 결과가 스코프 클로즈다. 그밖에도 상한선 안에 들어가는 항공기라고 해도 운항 대수 또는 전체 편수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제한을 걸거나 하는 식의 추가 조건도 달려 있다.

스코프 클로즈는 개별 대형항공사와 조종사 노조 간에 맺는 협약이므로 항공사 별로 차이는 있지만 76석을 상한으로 걸어놓고 있으며, 그 이하의 항공기라도 해도 기체 대수나 운항편수, 운항 거리에 제한을 걸어 놓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스코프 클로즈를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항공기 제작사들이 50석 규모의 항공기는 더 이상 만들지 않은 상황이고, 기존의 소형 항공기도 연비 업그레이드, 공기역학적 특성 향상과 같은 개발을 통해 최대이륙중량과 좌석 수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항공기 제작사인 엠브라에르의 인기 리저널 기종인 E-Jet 175는 기존에는 스코프 클로즈 안에 들어와 있었으나 개량형인 E2는 상한을 넘기 때문에 지역항공사들이 도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러한 상황의 변화를 내세우면서 2019년부터 미국 항공사조종사협회(Air Line Pilot Association)와 스코프 클로즈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양자 간 재협상이 성사된다면 델타항공이나 아메리칸항공을 비롯한 다른 대형항공사도 이에 맞춰서 스코프 클로즈를 재개정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노조 쪽에서 볼 때에는 밥그릇 문제다 보니 협상이 쉽지는 않은 실정이다.

엠브라에르는 E175-E2 기종을 2020년부터 인도하려고 했지만 2019년에 재협상을 통해 상한선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2021년으로 연기했으나 재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다시 인도 시점을 2024년으로 연기했다. 이 때문에 가장 판매량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는 E175-E2 기종은 아직 주문이 없고 E2는 그보다 몸집이 큰 190과 195만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사실 좌석 수야 그냥 좌석을 덜 설치하면 되는 문제지만[1] 최대이륙중량을 낮추는 문제는 항공기 설계 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쉽게 줄일 수가 없는 문제다.

각주

  1. 물론 이렇게 되면 항공사로서는 채산성이 악화되므로 내킬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