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라소바
あぶらそば(油そば)。
이름을 풀어보면 '기름 소바'다. '소바'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메밀은 1%도 안 들어가는 밀가루면이다.[1] 먼저 그릇 바닥에 간장과 참기름을 베이스로 한 소스를 약간 넣은 다음 그 위에 면을 놓고 토핑을 올린다. 국물 없이 비벼 먹는 라멘으로 보면 된다. 라멘과 비슷하게 건더기도 챠슈와 멘마, 즉 죽순 절임이 일단 기본이고 채썰은 파와 채썬 김(키자미노리)이 올라가는 게 보통이다. 추가로 반숙 달걀과 같은 토핑을 주문할 수도 있다. 중화면[2]에 라유, 즉 고추기름과 식초를 뿌려서 잘 비빈 다음에 먹으면 된다. 1952년에 히토츠바시대학 근처에 있는 소바 가게 <산코우(三幸)>에서 처음에는 술안주로 팔기 시작한 게 원조라는 설과, 1950년대 도쿄도 무사시노시의 아지아대학 근처의 <친친테이(珍々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검색 결과를 살펴 보면 대체로 후자가 좀 더 우세해 보인다. 처음에는 주로 도쿄 근교의 대학가에서 저렴한 학생 음식으로 인기가 좋았다가[3] 이후 발전을 거듭하면서 도쿄의 대중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힌다. 이제는 가난한 학생이 사먹기는 좀 비싸졌다.
뜨거울 때 먹는 게 포인트다. 주문한 아부라소바가 나오면 테이블에 있는 라유와 식초를 뿌려 준다. 처음 먹어본다면 각각 두 바퀴 정도 그릇을 둘러서 뿌려주고 이후로는 자기 취향에 따라서 조절하면 된다. 테이블에 다진 양파가 비치되어 있다면 취향에 따라서 이것도 넣는다. 그리고 잘 비벼서 뜨거울 때 먹으면 된다. 이름 때문에 왠지 느끼할 것 같지만 식초가 어느 정도 잡아준다. 라유, 즉 고추기름의 매운 맛도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별로 느끼하지 않다. 국물 없이 후루루 먹을 수 있으므로 바쁠 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소금기 듬뿍인 국물 라멘과 비교하면 염분은 절반 정도이고 칼로리도 3분의 2 정도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건강식'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용물을 봐서는 '건강식'과는 거리가 먼, 정크푸드에 가깝다.
재료만 있으면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그냥 면만 삶아서 접시에 담아 건더기만 올려 놓고 식초와 고추기름만 뿌려먹으면 되니까.문제는 챠슈나 멘마를 어떻게 만드느냐지.[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