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미소
あかみそ(赤味噌).
미소, 즉 일본 된장의 일종으로. 콩을 주원료로 한다. 네? 된장을 콩으로 만들지 뭘로 만들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된장은 당연히 콩으로 만든다고 생각하고 다른 게 들어가면 싸구려 취급을 받지만 일본의 미소는 대부분이 시로미소, 즉 쌀된장(米みそ)이다. 큐슈 전역 그리고 시코쿠 일부는 무기미소(麦みそ) 즉 보리된장을 사용하고[1], 가장 사용하는 지역이 적은 게 콩만으로 만드는 아카미소다. 혼슈 중부의 아이치현, 미에현, 그리고 기후현으로 땡. 미소 중에는 가장 빛깔이 진하다. '아카'란 붉은색(赤)을 뜻한다. 즉, 붉은 된장이라는 뜻.
크게 보면 콩을 불린 다음 찌고, 곰팡이가 붙게 해서 메주를 만드는 방식은 우리나라 된장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지만 자세하게 들어가면 많이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된장은 메주를 직육면체 모양으로 아이들 머리만하게 만들지만 아카미소의 메주는 동글동글하고 아기 주먹만하게 작게 만든다. 또한 우리나라의 된장은 집에서 담는 방향으오 발달해 온데 반해 일본의 아카미소는 대량생산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사람 키보다 큰 나무통에서 메주를 띄우고 돌로 눌러서 숙성하며, 나중에 다 된 된장은 사람이 통 안으로 들어가서 삽으로 퍼낸다. 이 과정에서 소금물을 빼서 간장을 만드는 것은 한국과 같다. 이렇게 만드는 간장을 타마리죠유(たまり醤油, 타마리간장)라고 부르며 당연히 속성 대량생산하는 간장에 비해서 농도가 진하고 값도 비싸다.
특히 아이치현의 아카미소는 핫쵸미소(八丁味噌)라고 부르는 유명한 지역 특산물이다. '핫쵸'라는 이름은 에도시대 도쿠카와 이에야스가 태어난 곳인 오카자키성 서쪽에 있는 마을인 핫쵸(八丁)에서 따온 것. 이 마을에 있는 두 개의 제조장에서 콩된장을 만들어 팔았는데, 이를 핫쵸미소의 원조로 친다. 아이치현의 중심인 나고야를 포함한 아이치현 일대에서 발전한 음식을 뜻하는 나고야메시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놈의 아카미소. 별의별 거에 아카미소가 들어간다. 자세한 것은 나고야메시 항목 참조.
콩으로 만들었으니까 우리나라 콩된장하고 비슷하겠네, 싶지만 훨씬 짜다. 한국의 집된장은 숙성을 하면 짙은 갈색을 띠는데 반해 아카미소는 이름처럼 좀 더 붉은색이 많이 감도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