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서큘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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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circulator.

말 그대로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계로, 그냥 보면 탁상용 선풍기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기능은 차이가 있다. 선풍기보다는 실링팬(천장에 매달려서 느리게 돌아가는 팬)에 더 가깝다. 바람을 만들어 내는 것이므로 선풍기 대용으로 쓸 수도 있지만 바람의 특성이나 목적이 다르므로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에어 서큘레이터는 가격이 비싸다.

선풍기 vs. 에어 서큘레이터

선풍기는 바람을 일으켜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바람이 넓게 퍼지되 멀리는 가지 않는다. 반면 에어 서큘레이터는 실내 공기가 잘 순환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바람이 일직선으로 멀리 가도록 설계된다. 서큘레이터로 만들어진 바람이 벽에 부딪쳐서 분산됨으로써 방안 공기가 잘 순환되도록 만드는 게 에어 서큘레이터의 목적이고, 이렇게 함으로써 실링팬과 마찬가지로 방 안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다. 여름철 실내는 사람의 체온은 물론 냉장고나 각종 전자제품이 내뿜는 열 때문에 바깥보다 온도가 높은 게 보통이다. 창문을 열어놓는다고 해도 서로 반대편에 있는 두 개의 문을 열지 않는 한은 바깥 공기가 잘 유입되지는 않는데, 에어 서큘레이터로 공기를 돌려주면 바깥 공기가 좀 더 잘 유입된다. 창문 앞에 놓고 환풍기 구실을 하도록 할 수도 있다. 여름에 에어컨을 틀 경우, 선풍기를 함께 틀어놓으면 공기 순환이 잘 되어 골고루 시원해져서 에어컨을 약하게 틀어도 효율이 좋기 때문에 냉방비가 절약된다. 에어 서큘레이터는 순환 효과가 선풍기보다 훨씬 좋으므로 냉방비 절약에 더더욱 도움이 된다.

선풍기는 여름에만 사용하지만 에어 서큘레이터는 사계절 사용하는 제품이다. 겨울에도 공기를 잘 순환시켜서 난방을 덜 해도 방안 공기를 전반적으로 따뜻하게 함으로써, 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 봄 가을에도 역시 공기 순환을 위해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아무튼 바람 자체로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게 목적이 아닌 제품이다.

가격은 에어 서큘레이터가 선풍기보다 확실히 비싸다. 물론 저가형도 있지만 성능이 애매해서 별 도움이 안 되는데, 대표적인 브랜드인 보네이도(Vornado)의 가장 저가형 모델인 개인형 에어 서큘레이터 플리피(flippi)도 6만원 정도이고 방에 놓고 쓰는 에어 서큘레이터로 제일 싼 530 계열은 8만 원이 넘어간다. 소음이 큰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는데, 에어 서큘레이터가 만들어내는 바람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 최근에는 가정용 에어 서큘레이터 제품을 내놓는 회사들이 늘면서 소음도 줄어드는 경향이지만 여전히 선풍기보다는 크다. 공기 순환이 잘 되기 위해서 위치가 각도도 잘 잡을 필요가 있다. 직접 바람을 쐬는 게 목적이 아니므로 천장이나 벽에 방해물 없이 바람이 잘 맞아서 분산되도록 위치와 각도를 잡는 게 좋다.

종류

에어 서큘레이터는 원래 공기 순환이 목적이기 때문에 기능은 바람의 세기 조절 정도밖에 없었다. 회전 같은 기능도 없고 다만 수동으로 각도 조절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가정용 에어 서큘레이터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회전 기능이나 리모트 콘트롤을 비롯한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하고 선풍기처럼 쓸 수도 있게 한 다목적 에어 서큘레이터도 늘어났다. 심지어 3D 회전 기능, 즉 좌우와 상하 회전을 동시에 하는 에어 서큘레이터도 있다. 그러나 이 방면의 원조급이라 할 수 있는 보네이도에서는 고집스럽게 딱 기본 기능만 가진 제품들만 만들고 있는데, 보네이도에 따르면 회전 기능은 오히려 공기 순환이라는 본래 목적에는 좋지 않다고 주장한다. 즉 일정한 방향으로 강한 기류를 만들어 내는 게 순환에 도움이 되는데, 회전을 시키면 기류가 이리저리 대중 없이 흩어지면서 순환의 흐름을 깬다는 것이다. 보네이도가 강조하는 에어 서큘레이터의 기능은 멀리 도달하는 바람, 그리고 24시간 계속 켜놓아도 문제 없는 내구성이다. 보네이도의 연구소에서는 서큘레이터를 몇 년 동안 한 번도 안 끄고 계속 틀어놓으면서 내구성을 강조하는 광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