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be InDesign.
미국의 어도비 사에서 개발하고 판매하는 전자출판 소프트웨어. 원래는 앨더스(Aldus)[1]라는 회사의 페이지메이커라는 소프트웨어였는데, 어도비가 앨더스를 인수한 후 어도비 페이지메이커로 개발해 오다가 인디자인으로 이름을 바꾸고 기능이나 인터페이스도 다른 어도비 소프트웨어에 맞춰서 확 업그레이드했다.
각종 인쇄 출판물을 만들기에 최적화된 정밀 기능을 제공한다. 게다가 전자 문서의 표준이 되다시피한 PDF 역시도 어도비 것인지라... 원래 PDF는 인쇄용 원판 출력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개발된 포맷이다. 예를 들어 컬러 4도 인쇄물을 만든다고 하면 인디자인에서 작업을 한 다음에 4도 분판 PDF를 만들어서 인쇄소에 넘겨주면 끝. 물론 다른 전자출판 소프트웨어도 지원하는 기능이지만 아무래도 같은 회사끼리의 제품이 가장 연동이 잘 되고 에러가 적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워드프로세서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글을 입력하고 편집하는 기능 위주인 워드프로세서와 정밀하게 디자인하고 이를 상업용 수준의 인쇄에 맞게 변환 출력하는 전자출판 소프트웨어는 속으로 들어가 보면 상당한 차이점을 보인다. 보고서나 사무용 문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은 전자출판 소프트웨어는 텍스트 편집에 심히 불편한 점이 많고, 반면 책이나 잡지, 홍보물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워드프로세서는 기능의 한계가 너무나 많다.
한국에서는 흔히 '쿽'이라고 불렀던 쿼크익스프레스가 대세였지만 슬금슬금 인디자인이 점유율을 높이더니 완전히 대세 역전을 이루었다. 2015년 정도만 해도 현업에서 쿼크익스프레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심심치 않게 있었지만 이들도 이제는 거의 넘어온 상태. 사실 이때까지 쿽 쓰던 사람들은 대체로 OS X 이전의 옛날 맥OS에서 3.3K[2] 버전을 락을 깨서 쓰던 사람들이 주류였는데[3] 출판 인쇄 환경이 워낙에 많이 바뀌다 보니까[4]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똥컴이 되어가니 버틸 걸 버텨야지... 그리고 출판 디자이너들이 많이 사용하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와 연동도 당연히 가장 좋을 수밖에 없으니 결국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 인디자인의 강점은 맥과 윈도우 둘 다 잘 지원한다는 점. 쿼크익스프레스 역시도 맥과 윈도우용이 있긴 하지만 맥용은 앞에서 얘기했던 대로 3.3K에 거의 대부분 사용자가 멈춰 있었고 비슷한 버전의 윈도우용은 거의 쓰레기 수준이라... 한글 쪽은 더더욱 지원이 안 돼서 거의 무용지물에 가까웠다. 그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비슷한 제원이면 저렴한 가격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5] 윈도우로 인디자인을 사용하고 맥과 윈도우 사이 파일 호환도 가능했기 때문에[6] 이게 큰 강점이 돼서 쿽 사용자들이 많이 넘어갔다. 쿽을 OS X에서 쓰려면 버전을 올려야 했고 돈도 돈이지만 사용 방법도 많이 바뀌기 때문에 그럴 거면 에라이 차라리 어도비에서 열심히 개발하고 밀어주는 인디자인 배우자... 분위기여서.
과거에는 다른 어도비 소프트웨어는 몰라도 인디자인만큼은 한글판을 썼다. 한글판에는 영문판에는 없는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위한 추가 기능들이 들어갔기 때문. 대표적인 예가 합성글꼴이라는 것으로, 영문 글꼴과 한글 글꼴은 베이스라인이 잘 안 맞거나 글자의 크기가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문제가 있었는데[7] 합성글꼴 기능을 이용하면 잘 안 맞는 기능을 미세 조정한 후 한 글꼴처럼 쓸 수 있다. 하지만 크레이티브 클라우드 버전부터는 언어판에 관계 없이 지원되므로 굳이 한글판을 안 써도 된다. 어차피 사용하는 운영체제의 인터페이스 언어에 맞게 인디자인의 인터페이스도 바뀌기 때문에 그냥 한글 윈도우나 맥에 깔면 한글 인터페이스로 뜬다.[8]
각주
- ↑ 이 회사는 일러스트레이터와 비슷한 프리핸드라는 벡터 그래픽 소프트웨어도 만들었는데, 이건 어도비가 인수하지 않고 알트시스라는 회사로 넘어간 후 다시 쇼크웨이브와 플래시로 유명한 매크로미디어로 넘어갔다. 그런데 매크로미디어도 결국 어도비에 인수된지라... 단종된 지 오래다.
- ↑ K라는 기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3.3을 한글 사용 환경에 맞게 개조한 버전이다. 마찬가지로 일본어용은 3.3J다.
- ↑ 인디자인도 락 깨서 쓰는 방법은 많다. 과거에는 개인 프리랜서나 소규모 인쇄 출판회사에서 정품을 사서 쓰는 비율이 정말 적었다. 지금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어도비 소프트웨어의 가격 정책은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라 여전히 어둠의 경로를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다만 쿼크익스프레스의 정품 가격이 90년대 물가로 300만원이 넘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비쌌던지라, 인디자인 이외에도 어도비의 모든 크리에이티브 소프트웨어를 월 7만원 정도에 이용할 수 있는 어도비의 가격 정책이 훨씬 싸긴 하다.
- ↑ 일단 당장에 트루타입이나 오픈타입 지원이 제대로 안 된다. 무조건 옛날 포스트스크립트 폰트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경우 화면용 글꼴은 비트맵 글꼴이라서 편집할 때 모양이 참으로 거시기하다. 물론 경력 있는 편집자들은 잘 했지만...
- ↑ 격차는 좁혀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차이는 난다. 다만 맥의 색 관리 기술이 윈도우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맥을 고집하는 디자이너들이 많다.
- ↑ 물론 반드시 양쪽 컴퓨터에 작업에 사용했던 글꼴이 모두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 ↑ 한글 글꼴에 들어 있는 알파벳을 쓰면 베이스라인 문제는 해결되지만 한글 글꼴에 들어있는 알파벳들은 한글과 어율림을 우선시 하기에 영문용 글꼴과 비교해 보면 대체로 예쁘지 않고 타이포그래피 측면에서도 별로다. 영문으로만 문장을 입력해 보면 확 차이나는 걸 알 수 있다.
- ↑ 다른 어도비 CC 제품도 마찬가지인데, 그동안 영어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은 그때문에 헷갈린다. 인터페이스 언어를 임의로 설정하는 기능도 없는지라... 굳이 강제로 설정하자면 설정 파일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가능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