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내위키

밀가루를 물에 반죽한 뒤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만들고 익힌 다음 소스를 끼얹거나 섞어서 만든 이탈리아요리. 이탈리아요리라고 하면 피자와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파스타일 것이다.

흔히 스파게티, 링귀니와 같은 국수 형태를 떠올리지만 수십 가지가 넘는 별의별 모양의 파스타가 있으며 라자냐차럼 전혀 국수스럽지 않은 것, 뇨키처럼 떡볶이같이 생긴 것, 물만두처럼 생긴 라비올리도 있다.

대부분의 파스타는 듀럼 세몰리나라는 종류의 밀을 사용한다. 보통의 밀보다 글루텐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시금치오징어 먹물, 당근 같은 것을 첨가해서 색깔이나 맛에 변화를 주기도 하고, 달걀을 넣어서 맛과 식감을 다르게 만들기도 한다. 듀럼 세몰리나를 통밀 형태로 사용한 것, 듀럼 세몰리나 말고도 그냥 , 옥수수가루, 감자전분과 같은 다른 곡물 가루를 사용하는 것까지 정말 수백 가지 이상의 파스타가 있다. 물론 서양에 많은 셀리악병 환자[1]를 위해 글루텐이 없거나 적은 , 옥수수, 감자를 주원료로 하는 것도 있다.

아랍을 통해서 시칠리아로 건너왔다는 게 가장 유력한 설. 아랍 지방에는 듀럼 세몰리나를 국수 모양으로 만들어서 말린 다음 요리해 먹는 이트리야(itriyya)라는 음식이 있었다고 한다. 마르코 폴로중국에서 가져왔다는 설도 있지만 이쪽은 주로 식품업계에서 그럴 듯한 홍보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학계의 정설은 아랍 유래설 쪽에 가깝다.[2] 유럽에서 국수 형태의 요리는 아주 드물지만 파스타는 이탈리아에서 발달해서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탈리아짜장면. 학생식당에서 내놓는 싸구려에서부터 숙련된 쉐프의 손길을 거친 비싼 것까지 가격대도 정말로 천차만별이다.

사실 파스타 요리를 만드는 방법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가장 간단한 알료 에 올리오 파스타 같은 것은 라면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재료도 스파게티, 올리브유, 소금, 마늘,국수 삶을 이 전부다. 물론 맛있게 만들려면 숙련도가 필요하지만 어쨌든 그럭저럭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는 그리 복잡하지 않은 요리다. 게다가 뭔가 있어 보인다. 토마토소스도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으므로 마음만 먹으면 집에서도 다양한 파스타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건면으로 만들어 끓는 물에 삶는 게 기본적인 조리법이다. 시중에는 굉장히 많은 종류와 브랜드의 파스타가 나와 있고, 우리나라도 꽤 다양한 제품들을 볼 수 있다. 말리지 않은 생면 방식의 파스타도 있으며, 일부 이탈리아 레스토랑 중에 제면기를 설치해 놓고 매장에서 직접 파스타를 뽑아내는 곳도 있다. 건면을 삶아 만든 것보다 바로 뽑아낸 생면으로 만든 파스타가 당연히 더 고급이고 맛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중국집은 거의 예외 없이 제면기를 설치해 놓고 국수를 뽑아내지만 이탈리아 현지의 파스타 전문점도 건면을 잘만 쓴다. 제면기를 설치하고 직접 파스타를 뽑는 가게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요리의 특성에 따라 건면생면을 선택해서 사용한다. 일단 이탈리아인들이 선호하는 알 덴테건면으로만 만들 수 있다. 라비올리, 뇨키와 같은 것들은 물론 예외로 건면으로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 얘들은 아예 국수가 아니라 각각 만두을 닮은 놈들이라...

원래 파스타는 속심을 완전히 익히지 않는 알 덴테(al dente)가 기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내오면 덜 익었다고 다시 해달라고 투덜거릴 확률이 꽤 나올 것이다. 코스 요리에서 파스타는 메인 요리가 아니라 안티파스토, 즉 전채 요리와 메인 요리, 혹은 고기 요리와 고기 요리 사이에 나오는데, 꼭꼭 씹어먹으면서 소화 좀 시키시라, 해서 속심을 살짝 설익힌다고 한다. 파스타만이 아니라 쌀 요리인 리소토 역시도 쌀의 속심을 살짝 덜 익히는 게 이탈리아 방식. 그런데 일본의 나폴리탄 스파게티안카케 스파게티 같은 것들은 알 덴테 같은 거 없이 그냥 푹 익히는 것이 진리다.[3]

다른 국수 요리도 그렇겠지만, 반드시 특정한 종류의 파스타를 써야 하는 요리가 아니라면 파스타 요리의 이름은 소스의 종류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전문점에 가 보면 파스타 메뉴를 고른 다음 국수의 종류를 고를 수 있는 곳들도 있다. 예를 들어 알라 볼로네제를 선택한 다음 국수는 스파게티, 링귀니, 혹은 탈리아텔레 같은 것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를 수 있는 식이다. 물론 소스에 따라 가장 잘 어울리는 국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요한 종류들

이탈리아에 가면야 오만가지 종류의 파스타들이 넘쳐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파스타=스파게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스파게티가 가장 널리 쓰이고 파스타를 대표하는 국수인 것은 사실. 어쨌거나 꼭 이탈리아 아니어도 여기 저기 여행 다니다 보면 자주 볼 수 있는 파스타 종류를 얘기해 보자면.

롱 파스타

말 그대로 길이가 긴 국수. 우리가 흔히 아는 국수의 모양에 가깝다. 단면이 둥근 것, 타원인 것, 칼국수처럼 넓적한 것들이 주종. 포크로 집어서 돌돌 말아먹는 게 보통인데, 집이라면 그냥 젓가락으로 먹어도 된다.

쇼트 파스타

길이가 짧은 짧은 국수. 대체로 두툼하고 속이 뚫려 있다. 푸실리 같은 것은 구멍이 없는 대신 소용돌이 모양을 하고 있다. 소스를 듬뿍 머금을 수 있는 모양이 주를 이룬다. 포크로 찍어서 먹는 게 보통.

국수가 아닌 것

각주

  1. 서양은 대략 6% 정도가 셀리악 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동양인은 드물고 한국인은 1% 미만으로 아주 드물다.
  2. 국수 자체도 원조가 아랍이냐 중국이냐를 놓고 여러 가지 설이 있다.
  3. 일본식이라고 다 그런 건 아니다. 해당 항목을 보면 알겠지마 저 두 가지는 워낙에 변태적인지라.
  4. 파스타로 보지 않고 덤플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예를 들면 영어 위키피디아. 하지만 라비올리는 파스타로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