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펜
はんぺん(半片・半弁・半平)。
어묵의 일종. 명태[1]를 비롯한 생선살에 마, 소금, 조미료를 섞어[2]서 반죽을 만든 다음 나무틀에 채워서 사각형이나 반원형으로 모양을 잡고 찌거나 삶아서 만든다. 명태 말고도 상어도 쓰이지만 신선한 재료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져서 상어를 쓴 한펜은 고급품 대접을 받는다고. 마를 사용하면 안에 공기거품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한펜 특유의 푹신한 식감이 만들어진다.
이름의 유래는 에도시대에 시즈오카현에서 이 음식을 고안한 사람의 이름이 한페이(半平)였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한펜으로 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반달 모양 뚜껑에 반죽을 채워서 모양을 잡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3], 그밖에도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지역에 따라 재료나 가공 방법에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시즈오카현에서는 고등어, 전갱이, 정어리 같은 등푸른 생선을 껍질째 갈아서 쓰기 때문에 색깔이 칙칙한 한펜을 볼 수 있다. 어두운 색깔 때문에 검은색을 뜻하는 쿠로(黒)를 붙여서 쿠로한펜(黒はんぺん)으로 구별해서 부르기도 한다.[4] 맛도 흰살 생선을 쓴 한펜과는 차이가 나서 담백한 맛은 덜하고 기름진 감칠맛이 강하다. 등푸른 생선 특유의 약간 비린 듯한 느낌까지도 있다.
오뎅 말고도 튀김옷과 빵가루를 입혀서 후라이로 해먹기도 하고, 심지어 시즈오카 쪽에서는 생한펜도 먹는다. 물론 한번 삶거나 쪄낸 것은 아니므로 회처럼 날생선을 먹는 것은 아니지만 오뎅처럼 다시 익히거나 하지 않고 차가운 상태에서 와사비를 갈아 넣은 오로시 소스를 찍어서 먹는다.
식감은 우리가 아는 어묵과는 많이 다른 편이다. 푹신한 느낌이 강한데 다른 한편으로는 푸석한 느낌도 있다. 쫄깃하게 씹히는 심각도 있지만 스펀지 같은 식감도 있다. 튀기지 않고 삶거나 쪄서 만들기 때문에 기름기가 적고 더 담백하다. 일본 오뎅에는 필수요소일 정도로 인기가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식감이고 보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