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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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llation d'Originale Contrôlée

통제된 원산 표시. 프랑스가 사용하고 있는 생산물의 지역 인증 표시제다. 예를 들어 샴페인이라는 이름은 AOC를 적용 받고 있으므로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만 이 이름을 쓸 수 있다. 원래 샴페인이라는 말 자체가 샹파뉴(Champagne)를 영어식으로 읽은 것. 아마 이 말을 알고 있다면 십줌팔구 와인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란 나라 이름 말고 지역 이름이 없는 아주 싸구려급이 아니라면 어지간한 프랑스 와인 라벨에는 Appellation d'Originale Contrôlée라는 문구가 꼭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프랑스 법령에 따른 것으로, 그 바깥으로 나가면 외교나 무역에 관한 합의를 필요로 한다. 이와 같은 상표권을 세계에서 좀 더 간편하게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 마드리드 의정서(Madrid system)로, 한국도 2003년에 가입하면서 프랑스 AOC를 공식적으로 존중하게 되었다.

단지 지역만으로 AOC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품질 기준도 만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순창고추장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고추장들이 있는데 그 중에는 전라북도 순창군에서 정말 전통 방식으로 제대로 만드는 고추장도 있지만 그저 만드는 곳이 순창에 있다뿐이지 공장식 대량생산되는 고추장도 있다. 이 중에는 중국산 고춧가루나 고추양념으로 만드는 고추장도 있다. AOC는 제품의 생산지만이 아니라 원료의 생산지, 제조방법까지 엄격하게 정해서 지역의 이름이 곧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장하도록 한다. 물론 같은 지역 AOC 안에서도 품질이나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적어도 하한선은 정해 놓는 것.

와인에 쓰는 인증 제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코냑이나 아르마냑 같이 다른 종류의 에도 붙을 수 있으며, 치즈, 버터, 고기를 비롯한 갖가지 농축산물에도 AOC가 붙을 수 있다.

AOC에도 특급을 뜻하는 그랑 크뤼나 1급을 뜻하는 프리미에 크뤼 같은 등급이나 체계가 있긴 한데 통일되어 있지 않고 지역이나 품종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부르고뉴 와인은 아주 작은 지역 단위로 그랑 크뤼가 지정되지만 보르도 안에 있는 생테밀리옹 지역은 그랑 크뤼가 거의 남발 수준이다. 그러니까 두 개 서로 다른 지역의 그랑 크뤼 제품을 단순히 같은 급이라고 보면 심히 곤란하다.

AOC보다 낮은 개념의 인증으로는 좀 더 넓은 지역 단위로 퉁치는 뱅드페이(vins de pays)가 있다. 실제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Pays d'Oc으로, 랑그독-루시용 지역의 와인이다. 2009년에 유럽연합 차원에서 IGP(Indication Géographique Protégée)로 바꾸긴 했지만 여전히 프랑스 와인 업계는 뱅드페이를 쓰고 있다. 뱅드페이보다 더 넓은 개념은 그냥 프랑스에서 만들었다는 인증은 뱅드타블르(vin de table), 혹은 뱅드프랑스(vin de France)다.